보고 또 봐도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몇 번이고 종이를 들춰보고 손으로 매만진다. 19일 코스파 음성공장에서 만난 대전충북지부 코스파 음성지회 황병윤 지회장은 18일 회사와 조인식까지 마친 임금 및 단체협약안을 그렇게 손에 쥐고 있었다. “우리는 대만족입니다. 단체협약 이것만 보고 있으면 안먹어도 배가 부릅니다.” 코스파 노동자들은 지
현대기아차 그룹 내 금속노조 미전환 사업장의 산별전환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현대제철노조가 압도적인 찬성으로 금속노조로 조직전환을 성공한데 이어, 지난 17일 지역의 비앤지스틸노조가 산별전환을 일궈냈다.18일 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박창순 현대비앤지스틸노조 위원장(49)은 “회사의 반대가 극심했지만 조합원들이 이를 극복하고, 금속노조를 선택해
‘2012년 쟁의행위 찬반투표 54.2%로 가결’ 찬성이 절반을 조금 넘겨 쟁의권을 확보했다. 압도적 찬성률이 아님에 아쉬워할 법도 하다. 하지만 현재 복수노조 사업장이며 그 중 소수노조인 대구지부 AVO카본코리아지회에게 이번 찬반투표 결과는 ‘작은 승리’라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26일 지회 사무실에서 만난 최중
“자~ 오늘도 한 번 걸어 봅시다.” 21일 아침 9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앞 50여 명이 걸을 준비를 서두른다. 5월 30일 시작한 풍산마이크로텍 42명 노동자들의 희망국토대장정이 오늘로 23일째다. 오늘은 현대차 아산공장을 출발해 유성기업까지 가는 코스다. “오늘 22키로미터 코스면 양호한 겁니다. 고개 넘고 40키로미터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들어간 회사. 별다른 욕심 없이 계속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곳에 일하면서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어느새 청춘을 다 보내고 30년이 넘었다. 6월 14일 서울 영풍그룹 본사 앞에서 만난 경기지부 경기금속지역지회 시그네틱스분회 이미자 조합원에게 시그네틱스는 그런 곳이다. 하지만 회사는 이 조합원을 두 번이나 해고했다.
“선봉대와 잔업 농성조 조합원들은 지금 즉시 광장으로 집결해 주시기 바랍니다.” 11일 오후 3시 반, 생산 현장에 스피커 소리가 반복해서 울렸다. 방송이 나간 지 5분도 채 안 돼 노동자 수십 명이 집결했다. 이들은 팔뚝질과 함께 올해 임단투를 승리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약식 집회를 열었다.공장 입구 옆에는 천막 농성장이 꾸려졌다. 현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발바닥 곳곳에 생겼던 물집은 두꺼운 굳은살로 변했다. 얼굴은 까맣게 그을리고 수염은 덥수룩해졌다. 지난 5월 11일부터 경남 통영에서 서울까지 오로지 두 다리에 의존해 걸어온 이들이기에 당연했다. 그런데 표정만큼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밝았다. 위기에 처한 회사를 살리겠다며 국토대장정을 완주한 금속노조 신아SB지회 국토대장정 대원들 얼
지금부터 조합원 친선 족구대회를 시작 하겠습니다.각 팀 응원단장 힘찬 응원 시작!1공장! 1공장! 승리하는 1공장! 2공장은 소양강 처녀! 야~야야~야야야야.경남지부 간부 6백여명이 모인 창원 실내체육관이 열띤 응원 소리로 가득 찼다. 집단 족구대회라도 하는 걸까? 아니다. 지난 23일 금속노조 경남지부 2012년 전진대회에서 펼쳐진 마당극의 한 장면이다.
16일 찾은 유성기업 아산공장. 용역깡패도, 정문을 가로막던 컨테이너도 없어졌지만 정문 앞 세워진 천막과 가득 걸린 현수막이 여전히 투쟁이 계속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년 전 5월 18일, 유성기업은 합의했던 주간연속2교대제를 시행하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불법적인 직장폐쇄를 강행, 용역깡패를 투입했다. 그리고 2011년 8월 22일 법원 중재로 현장에 복귀하기까지 석 달이 넘도록 조합원들은 비닐하우스 농성 투쟁을 벌였다.어느덧 1년을 맞았다. “32년 전 광주에서 민주화항쟁이 있던 날, 유성에서는 민주노조를 말살하려는 탄
지난달 13일 노동, 시민, 사회단체 대표와 사회원로들이 나서 쌍용차 정리해고 철폐를 위한 범국민추모위원회를 대규모로 구성했다. 이들은 쌍용차 참사를 “구조적 폭력의 극단적 형태인 구조적 타살이자 사회적 타살”로 규정하고 문제해결에 나서고 있다. 범국민추모위원회에는 영화감독, 만화가, 소설가, 시인, 미술가, 방송연예인 등도 참가 의사
“정말 이런 시위 하고 싶지 않아요. 그저 현장에서 배 만드는 일에 전념하고 싶을 뿐입니다.” 25일 낮 서울 광화문 한국무역보험공사 앞에서 회사 살리기를 위해 1인시위에 나선 강기원 금속노조 신아에스비지회 대의원이 하소연을 했다. “2003년 입사할 때부터 신아에스비에서 뼈를 묻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렇게 열심히 일만 했는
현대제철 인천공장과 포항공장 노동자 3천4백여명을 대표하는 현대제철노동조합(위원장 문상기)이 지난 5일부터 이틀 동안 조합원 총회를 열어 83.7%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금속노조 인천지부와 포항지부 운영위원회에서 승인절차가 마무리되면 두 공장은 현대제철인천지회와 현대제철포항지회로 재편된다.애초 현대제철노조가 금속노조 가입을 결정한 것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누릴 수 없는 노동자들, 노조에 가입했다는 낙인 때문에 살던 지역을 떠나야 하는 노동자들. 세계 1등 조선소 현대중공업, 그곳 사내하청 노동자들 이야기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 정몽준 후보에게 노조활동 보장과 하청노동자 권리보장을 요구하기 위해 지난 2일부터 상경투쟁을 벌인 하창민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장을 5일 만났다. 하 지회장은
모처럼 봄 날씨가 따뜻하던 지난 7일 토요일 낮 시간. 고즈넉하던 마석 모란공원의 열사묘역이 시끌시끌해졌다. 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올라온 충남지역 조합원 및 가족 76명이 전태일 열사 모역에 모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충남지역공동사업위원회가 3월 초부터 매주 1강씩 진행한 ‘충남지역 금속노동자학교’의 마지막 답사교육에 참가한 졸업생과
“다들 발표 준비 해 오셨죠?” 권명숙 인천지부 노동안전보건부장이 교육 참가자들에게 물었다. “굳이 시키면 하긴 하겠는데…. 대충 준비는 하긴 했지만….” 어째 대답이 시원찮다. 그런데 웬걸. 괜한 엄살이었다. 사진, 동영상에 프리젠테이션 자료까지, 다들 대충 준비해 온 게 아니다. 발표자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2010년 25일간의 현대차 울산 승용1공장을 점거하고 싸웠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였다. 당시 투쟁의 도화선이 됐던 7월 22일 대법원 판결도 올 2월 재상고심에서 최종 확정됐다. 그 뒤 현대차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정규직화 쟁취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싸움을 벌일 결의를 다지고 있다. 4일 울산의 현대차비
“딸이 복직 축하한다고 써준 메모 잉크도 안말랐는데 또 짤렸네.” 포항지부 진방스틸지회 정진명 조합원의 말에서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정 조합원은 지난 해 8월 3년 여의 투쟁 끝에 복직했다. 아빠가 복직하던 날 정 조합원의 딸은 “아빠는 아빠 일 할 때가 제일 멋있다”는 응원의 메세지를 보냈다. 하지만 일터에 돌아
경북 포항 한적한 어느 밭 한편에 비닐하우스 한 동이 쳐져 있다. 그 앞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드럼통에 피운 불을 쬐고, 다른 한편에서는 고사상과 뒷풀이 음식 준비가 한창이다. 11일 오후 이들이 준비하는 행사는 ‘풍년기원제’다. 그 주인공은 바로 4년 째 싸움을 벌이고 있는 금속노조 포항지부 DKC지회 노동자들. 공장을 바로 앞에
한국지엠지부와 한국지엠사무지부로 따로 있던 두 조직의 통합 성사는 한국지엠에서 묵혀온 문제였다. 지부 대의원대회 안건 통과 여부에 대해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조직 통합 안건은 지부 대의원 만장일치로 지난 11월 29일 통과됐다. 이 지회장은 “사무직 노동자들의 장점까지 결합된다면 더욱 강력한 노조가 될 수 있다고 생산직 조합원들 정서가 바뀌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 벌세우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짓인지….” 29일 점심시간 경주 아진카인텍지회 사무실에서 만난 조은희 조합원이 하소연을 했다. 조 조합원이 이번 주 한 일은 하루 종일 ‘가만히 있기’였다.화요일은 그나마 사무실에 앉아 있도록 했지만, 월요일과 수요일은 생산라인 앞에서 서 있는 상태로 아침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