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2010년 25일간의 현대차 울산 승용1공장을 점거하고 싸웠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였다. 당시 투쟁의 도화선이 됐던 7월 22일 대법원 판결도 올 2월 재상고심에서 최종 확정됐다. 그 뒤 현대차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정규직화 쟁취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싸움을 벌일 결의를 다지고 있다.

4일 울산의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이 싸움을 이끌 새 지회 집행부 선출을 마쳤다. 지난 해 2월 전 집행부 총사퇴 뒤 1년 2개월 만에 노조 체계를 정상화한 셈이다. 오랜 기간 공백을 거친 만큼 싸움을 다시 벌여야 한다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기대도 크다. 투표자 대비 95%라는 압도적인 찬성률이 이를 반증한다.

이날 당선된 박현제 지회장은 “현장이 많이 무너졌고 답답해하는 조합원들이 많다”며 “지회 조합원을 더 확대해 비정규 노동자들을 모아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박 지회장은 “노동조합 체계를 빠르게 정비해 싸움을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래는 4일 저녁 박현제 새 지회장과의 전화인터뷰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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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전 집행부 총사퇴 뒤 1년 여 만에 새롭게 집행부가 꾸려졌다. 당선 소감은?

마음이 무겁다. 그동안 지회 집행부 공백 상황에서 현장 움직임이 많이 줄었다. 그런 가운데 대규모 해고와 징계가 자행됐다. 그동안 지회 간부를 한다는 것은 구속도 결의해야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무너진 현장을 다시 세우고 제대로 만들기 위해 빠르게 지회 체계과 현장활동 체계를 세우겠다.

▲ 4월4일 당선된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 새 임원. 왼쪽부터 박현제 지회장, 천의봉 사무장, 강성용 수석부지회장. 사진제공=울산노동뉴스
선거운동 동안 비정규 노동자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은?

현장 조합원들은 많이 답답해하고 있다.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이었다. 현장을 돌면서 만난 조합원들이 간담회부터 빨리 진행하자고 요구하기도 했다. 새 집행부의 생각은 ‘현장에서 살자’는 것이다. 조합원들과 소통하고 같이 고민해 싸움을 만들겠다.

새 집행부 출범 직후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불법파견 판정 이후 회사는 각 공정을 외주화시키는 작업을 진행했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것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싸우겠다. 아울러 현장소통과 투쟁력을 키우기 위해 시급히 지회 대의원 선거를 진행해 노조 체계를 세우겠다. 그리고 현재 1천 여 명의 조합원이 있지만 다시 현장을 대규모로 조직해 현장 파업을 준비하겠다. 해고자들의 생계 어려움도 있지만 이들이 이 과정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겠다.

향후 정규직화 투쟁 목표는?

2010년 점거투쟁 과정에서 지회는 이미 8대 요구안을 정한 바 있다. 많은 이들이 그 투쟁으로 해고되고 구속되고 징계를 당했지만 어렵게 만들고 지킨 요구안인 만큼 그 요구안을 바탕으로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목표는 비정규직 전원 정규직화다.

정규직 노동자와 공동투쟁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한 과제인데?

비정규직은 단순히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 현대차 울산공장에도 정규직 노동자들의 아들, 동생, 조카가 비정규직으로 있는 경우가 많다. 이미 법적으로도 불법파견 판결까지 난 이상 더 이상 이 문제를 방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같은 노동자, 하나의 노동자라는 마음으로 같이 싸워줄 것으로 기대한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우리는 전원 정규직화라는 목표를 관철하기 위해서 열심히 투쟁할 것이다. 현대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것은 단순히 이 공장 안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비정규직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전국에 있는 금속노조 조합원들의 많은 지지와 연대를 바란다. 우리 지회는 앞장서서 열심히 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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