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7월 6일 전면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조경근 지부장을 만나 7월 총력투쟁 계획을 직접 들었다. 지부장의 올 하반기 사업 구상과 민주노조 활동에 관한 고민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싣는다.

사측의 무리한 법인분할과 해를 두 번 넘긴 임단협…. 현대중공업의 노조무력화 시도가 노골화하고 있다. 조경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은 “사측의 배 째라 식 태도와 교섭 거부로 도통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라며 “이제 현장 조직력을 다시 모으고 결연한 의지를 제대로 펼쳐야 할 때”라고 입을 뗐다.

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 6월 21일 지부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7월 6일부터 9일까지 전면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조경근 지부장은 “사측에 6월 안에 2019·2020년 교섭을 마무리하자고 거듭 요구했지만, 사측은 아무 제안을 하지 않았다. 사측이 노동자 무시로 일관해 강력한 투쟁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노동자와 노동조합 반대에도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을 추진했고, 2019년 5월 31일 주주총회에서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법인분할) 안건을 날치기 통과시켰다. 현대중공업은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등으로 쪼개졌다. 법인분할 주주총회를 방해했다며 지부 조합원 1,416명을 징계했다.

조경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은 “정몽준에서 정기선으로 이어지는 현대중공업 경영권 3세 승계를 완수하려고 계속 불법을 저지르는 겁니다. 날치기 주총까지 열어 법인분할을 밀어붙인 이유는 결국 정씨 일가의 경영권 세습에 필요한 지분매입 자금과 상속세를 마련하는데 유리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조경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은 “정몽준에서 정기선으로 이어지는 현대중공업 경영권 3세 승계를 완수하려고 계속 불법을 저지르는 겁니다. 날치기 주총까지 열어 법인분할을 밀어붙인 이유는 결국 정씨 일가의 경영권 세습에 필요한 지분매입 자금과 상속세를 마련하는데 유리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자본이 노동자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 시기가 있었겠냐만, 현대중공업 사측은 대우조선 인수 발표를 기점으로 더 강경한 태도를 내세우며 배짱을 부렸다. 조경근 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은 정몽준 재벌 총수 일가 탓에 노동자의 고통이 커지고 현장은 쑥대밭이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몽준에서 정기선으로 이어지는 현대중공업 경영권 3세 승계를 완수하려고 계속 불법을 저지르는 겁니다. 날치기 주총까지 열어 법인분할을 밀어붙인 이유는 결국 정씨 일가의 경영권 세습에 필요한 지분매입 자금과 상속세를 마련하는데 유리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조경근 지부장은 사측이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를 뭉개는 이유도 마찬가지라며 “기본급 올려줄 돈 없어 교섭에도 못 나오겠다면서, 대주주 정씨 일가는 지난 3년 동안 현금배당 2,600억 원을 받아 갔다”라고 꼬집었다.

두 해 넘긴 임단협, 오로지 정기선 3세 승계를 위해

현대중공업이 임단협을 두 해나 넘긴 배경에 경영권 세습 작업에 협조하지 않는 노조를 무력화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그렇다고 금속노조가 재벌의 잘못된 길에 손잡고 같이 걸을쏘냐. 조경근 지부장은 현재 벌어지는 정씨 일가 경영권 세습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사측은 정기선 부사장의 탈법 경영 세습을 반대하는 노조 내부를 분열시키려고 임단협 교섭을 방치 수준으로 내팽개치고 있습니다. 사측 압박이 만만찮지만, 현대중공업지부는 노동의 대가와 노동자 권리를 보장하지 않은 채, 오로지 재벌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해 독단으로 밀어붙이는 경영권 세습을 반대합니다.”

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임원·집행위원들은 7월 6일 본격 시작할 총력투쟁 조직을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다. 매일 출근선전전과 중식 집회를 열고, 조합원을 직접 만나 노동조합 중심으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힘을 모으자고 호소한다.

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 6월 21일 지부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7월 6일부터 9일까지 전면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조경근 지부장은 “사측에 6월 안에 2019·2020년 교섭을 마무리하자고 거듭 요구했지만, 사측은 아무 제안을 하지 않았다. 사측이 노동자 무시로 일관해 강력한 투쟁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임원과 조합원들이 6월 25일 현대중공업 사내에서 출근선전전을 열고 7월 지부 총파업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지부 제공
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 6월 21일 지부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7월 6일부터 9일까지 전면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조경근 지부장은 “사측에 6월 안에 2019·2020년 교섭을 마무리하자고 거듭 요구했지만, 사측은 아무 제안을 하지 않았다. 사측이 노동자 무시로 일관해 강력한 투쟁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임원과 조합원들이 6월 25일 현대중공업 사내에서 출근선전전을 열고 7월 지부 총파업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지부 제공

조경근 지부장은 현장 곳곳에서 사측에 대한 노동자의 분노를 접한다. 조합원들은 사측의 기본급 동결안과 법인분할 과정에서 발생한 조합원 징계 문제를 가장 강력하게 지적한다. 사측은 회사 분할로 노동자들이 당한 고통과 손해는 모른 체하면서 법인분할 반대에 대한 괘씸죄로 조합원 네 명을 해고했다.

날치기 법인분할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노동자들을 해고하다니…. 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 6월 10일 현대중공업 사측에 2021년 임금·단체교섭 요구안을 전하며 재차 해고자 네 명에 관한 조건 없는 즉각 복직을 촉구했다. 사측은 현재 세 명 재입사·한 명 추후 협의를 고집한다.

“법인분할 징계 해고, 서진이엔지 직접고용 반드시 해결”

현대중공업지부는 교섭장에서 다룰 의제로 임금 인상과 해고자 복직 문제에 더해 성과연봉제 폐지·노동이사제 요구를 꺼냈다. 조경근 지부장은 “노동자들에게 희생과 경쟁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더는 세계 1등 조선소를 유지할 수 없다. 회사 경영 체질을 확 바꿔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경근 지부장은 “동료 간 불신과 현장 갈등을 키우는 성과연봉제는 폐지가 답입니다. 노동이사제는 유럽에서 이미 보편화한 제도로 현대중공업의 현재 불투명한 경영, 불합리한 의사결정 구조를 차단하려면 꼭 필요합니다. 노동조합 추천 사외이사 선임을 시작으로 사측은 노동자를 경영 주체로 인정하고 이제라도 진짜 노·사 동반성장을 도모해야죠”라고 지적했다.

기울어진 노사관계를 바로잡아야 하고 잇따른 중대 재해, 서진이엔지 해고·불법 파견 등 쌓인 현안이 많다. 앞선 두 해 임단협 교섭이 답보 상태니, 지부 사업계획을 힘차게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 조경근 지부장은 임단협 교섭에 막혀 제대로 살피지 못하는 여러 현장 문제로 마음이 무겁다.

노조 현대중공업지부에 사내하청지회가 있다. 하청노동자들이 조선소 생산공정의 70%를 맡고 있다. 현대중공업에서 하청노동자 차별·착취와 불법 파견은 흔하디흔한 일이다. 중대재해 희생자 대부분이 하청노동자다. 지부는 하청노동자 조직화와 차별 해결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조경근 지부장은 “6월 10일 현대건설기계를 만나 서진이엔지 직접고용을 재차 요구했다. 사측은 난색만 표하지 말고, 노·사 협의체를 만들어 직접고용 추진을 위한 논의를 당장 시작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조경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이 5월 26일 울산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열린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재벌 총수 사익 편취를 규탄하고 원하청 공동투쟁 승리를 결의하고 있다. 사진=변백선
조경근 지부장은 “6월 10일 현대건설기계를 만나 서진이엔지 직접고용을 재차 요구했다. 사측은 난색만 표하지 말고, 노·사 협의체를 만들어 직접고용 추진을 위한 논의를 당장 시작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조경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이 5월 26일 울산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열린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재벌 총수 사익 편취를 규탄하고 원하청 공동투쟁 승리를 결의하고 있다. 사진=변백선

하청노동자·하청생산구조 문제를 빼면 조선산업에 관한 어떤 문제도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조경근 지부장은 조선산업의 기이한 다단계 하청생산구조를 반드시 없애야 한다며 “더 많은 하청노동자가 노조 울타리 안에서 한목소리를 내야 바꿀 수 있다. 사내하청지회와 함께 하청 조직화 사업을 대대적으로, 꾸준히 펼치겠다”라고 밝혔다.

조경근 지부장은 특히 서진이엔지 직접고용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현대건설기계 하청업체 서진이엔지는 2020년 5월 노동자들에게 갑자기 폐업을 통보했다.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인 이곳 노동자들은 지난해 7월부터 울산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며 현대건설기계 원청에 원직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지회의 불법 파견 진정에 노동부가 현대건설기계에 서진이엔지 노동자 57명을 직접 고용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사측은 모르쇠다. 조경근 지부장은 “6월 10일 현대건설기계를 만나 서진이엔지 직접고용을 재차 요구했다”라며 “사측은 난색만 표하지 말고, 노·사 협의체를 만들어 직접고용 추진을 위한 논의를 당장 시작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긴 고통을 끝내기 위한 총파업, 준비는 끝났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어떤 7월을 보내게 될까? 조경근 지부장은 “하루빨리 모든 해고자 동지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임단협 투쟁에 승리하려면, 결국 7월 총파업에 성공해야 한다”라며 “탈법 세습 경영 저지와 올 하반기 여러 사업도 이번 총력투쟁에 달려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경근 지부장은 조합원들을 향해 연신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하며, 전면파업 적극 동참을 호소했다. 재벌 사익편취와 경영권 승계 문제에 노동자들을 더는 희생양으로 삼지 말라며 사측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잊지 않았다.

조경근 지부장은 7월 총력투쟁 승리를 약속했다. “많은 조합원이 다시 머리띠, 신발 끈을 바짝 조여 매고 있습니다. 2019년 임금·단체교섭을 시작한 지 800일 가까이 흘렀습니다. 사측은 교섭에 나오지 않고, 노동자들을 계속 우롱하고 있습니다. 이 긴 고통을 끝내기 위해 투쟁을 결의했고, 준비는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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