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노사관계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타임오프’다.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 소속 사업장 1백16곳이 올 임단협 합의를 이뤘고 타임오프를 그대로 준수한 곳이 한 곳이 없음에도 여전히 혼란이 깊다. 타임오프제도가 전격 도입되고 두 달째. 현재 사업장마다 나타나는 양상은 크게 네 가지다.

▲ 책 표지
첫째, 노사합의 뒤 합의가 그대로 이행되는 곳이다. 합의사업장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된다. 둘째, 노사합의 뒤 합의가 번복되어 전임자임금이 일방적으로 지급되지 않는 곳. 극소수이긴 하나 대부분 노동부의 부당개입에 기인하며 경북지역에 집중돼 있다.

셋째, 타임오프제도를 빌미로 회사가 강도 높은 단협개악을 주장하고 있어 노사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곳. 금속노조 소속 임단협 진행 사업장 1백 70곳 중 기아차를 포함해 ‘미타결’ 사업장 50여 곳이 여기에 해당된다. 넷째, 단협유효기간이 내년 3월까지여서 타임오프제도를 둘러싼 노사갈등이 아직 빚어지지 않는 경우. 현대자동차와 현대로템같은 경우다.

법과 제도에 앞서 노사자율로 전임자임금지급 여부와 한도를 결정해왔던 노사관계 관행이 매우 ‘질 나쁜’ 법과 제도에 의해 이렇게 유형이 갈리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 『타임오프 100문 100답』(박준우 이종수 김철희, 매일노동뉴스, 18,000원)의 출간이 눈에 띈다. 이 책은 지금껏 사용자들에게 타임오프제도의 유일한 ‘바이블’ 노릇을 했던 노동부 매뉴얼을 사실상 대체할만한 타임오프제도 해설서가 될 만하기 때문이다.

타임오프제도를 둘러싼 노사간의 줄다리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 책은 특히 노동부 매뉴얼과 부당개입에 휘둘리고 있는 사용자들에게 “사실은 그런 게 아니다”라고 내밀 수 있도록 각종 해설이 쉽고 실용적으로 제공돼 있다.

이 책은 박준우, 이종수, 김철희 등 공인노무사 세명이 함께 썼다. 박 노무사는 국가인권위원회 공공부문 비정규직 실태조사원이며 이 노무사는 한양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김 노무사는 현재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이다.

이 책은 3개의 파트로 나눠져 있다. 타임오프 제도 시행을 위안 준비부분인 1장(타임오프 개요, 적용대상, 기준, 한도 및 사용방법)은 박 노무사가 집필했고, 시행과정에 해당하는 부분인 2장(타임오프 적용범위, 업무, 시점, 교섭 및 복수노조)은 이 노무사가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시행 이후 사항에 해당하는 부분은 3장(타임오프 전임자 지위, 처우, 편의제공 및 법적 논점)은 김 노무사가 썼다.

특히 내년 7월 1일부터 복수노조까지 허용되면 현장 혼란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책은 복수노조 시기 타임오프제도 적용 문제까지 해설하고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이 책을 발간한 <매일노동뉴스>는 금속노조 기관지인 <금속노동자 ilabor>와 기사제휴관계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방침은 노조법 재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노조법을 재개정시킨다 하더라도 현 법이 무엇이 문제이고 현 제도가 무엇을 담고 있는지 조목조목 알기 위해서라도 이 책은 읽을 만하다.

* 책 구입 문의 : 매일노동뉴스 경영기획실(02-364-6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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