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콜텍지회의 이인근 지회장 포함 26명의 조합원들은 11월 27일(금요일) 오전 10시, 서초동에 있는 서울 고등법원에서 열린 금속노조 대전충북지회 콜텍노동자 해고 무효 소송에서 전원이 해고는 무효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남자 조합원 12명, 여자조합원 14명으로 총 26명의 콜텍 노동자들은 10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생활과 투쟁과 삶의 꿈을 함께 나누는 강한 공동체 이식으로 강고한 대오를 이루어 투쟁을 지켜오고 있다.
산비탈을 개간해 농장을 일구고 그 농장에서 나온 고추, 콩, 매실 등으로 직접 고추장, 된장, 조림 등을 만들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판매하고 있다. 큰 규모의 노동자대회에서는 주점을 열어 투쟁기금을 모으고 있고 자투리 시간에는 친환경 수세미 등을 만들어 판매함으로서 생계비 마련을 해오고 있다. 수세미의 주문량이 많은 날에는 납품 날짜에 물건을 대기 위하여 조합원 모두가 며칠 밤샘 작업도 마다하지 않는다.
단합된 모습으로 치열한 생계투쟁을 이어오고 있는 콜텍 동지들은 목숨을 걸고 고압 송전탑을 올라가는 끝장 고공농성을 마다하지 않았고 독일 악기박람회 원정, 일본 악기박람회 원정 등의 적극적인 투쟁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대전충북지부 확대간부들이 콜텍 본사 앞에서 상경투쟁 집회를 치르고 있다.

한편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을 지원하는 문화노동자 모임'이 있다. 이들은 2년째 서울의 명물인 홍대 앞에 있는 클럽 '빵'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후원 공연을 해 오고 있고, 수시로 특별 공연을 열어 콜트·콜텍 투쟁기금 마련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파업노동자와 문화 활동가들, 다운타운가의 가수들과 모범적인 연대를 가꾸어 가고 있는 콜텍 노동자들은 주변의 투쟁사업장과의 연대투쟁에도 빠지지 않는다. 항상 밝은 모습으로 연대하고 동지들을 격려하는 자세를 잃지 않는다. 아마 지방의 투쟁대오로서 서울에 제일 많이 상경하는 단위 중 하나일 것이다.

이번 소송을 맡은 우리측 변호사  김차곤 동지는 대법에서도 승리하는 것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고 한다. 오늘은 콜텍 동지들이 만든 고추조림과 양파조림을 밑반찬으로 하고 그들이 담근 고추장에 삼겹살을 찍어 먹는 파티를 해야겠다.

폭풍우 치는 굳은 날씨엔 자칫하면 감전의 위험까지 있던, 고압 전기가 지나가는 소리가 '윙윙' 거리던 한강 양화대교 북단 송전탑. 지상 40 높이의 송전탑 철제 빔 위에서 한 달여를 버티던 이인근 지회장이 찾아오는 이가 너무 적었던 철탑 아래 조합원 천막을 바라보면서 흘렸을 안타까움의 속눈물이 그려진다. 아무 성과 없이 망가져 버린 몸으로 내려와야 했던 때, 지회장이 겪었을 절망의 감정도 느껴본다. 밥도 못 넘기는 몸을 병원 침대에 누이면서 찾아온 동지에게는 애써 밝은 미소를 지어내던 그 표정을 다시 떠올려 본다. 많이 환해졌을 지회장 이인근 동지와 대전충북지부 부지부장으로 콜텍지회 파업투쟁에 전념하여 승리를 만들어 가고 있는 김기덕 동지, 장석천 사무장 동지, 이하 항상 겸손함을 미덕으로 삼고 사는 조합원 동지들이 밝게 웃으시는 모습을 그려본다.

아마 홍대 앞 클럽 '빵'에서 함께하는 여러 밴드와 가수 분들은 축하 공연을 준비할 지도 모르겠다. 나도 콜트-콜텍 동지들과 함께 하는 자축 자리를 만들어야겠다.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