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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판지, 어용노조 설립 취소당하자 또 기업노조 세워노동부, 금속노조 교섭권은 모르쇠 … “사측 복수노조 악용, 창구단일화 폐지해야”
박향주 편집국장, 사진=박향주, 편집=신동준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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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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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설립 총회를 열지 않은 대양판지 기업노조의 설립신고를 취소했다. 노동부가 부당노동행위 수사 과정에서 노동조합 설립신고 수리를 직권 취소한 첫 사례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 3월 4일 대양판지주식회사노동조합(아래 대양판지기업노조)에 설립신고 수리처분을 직권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대양판지기업노조는 2020년 3월 23일 설립 총회를 열었다고 노조 설립신고서를 작성해 노동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대양판지기업노조는 설립 총회를 개최한 사실이 없다.

지난해 3월 대양판지 사측은 청주공장 노동자들이 금속노조 가입을 준비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급하게 기업노조를 띄웠다. 사측 지시에 따라 대양판지기업노조는 설립 총회조차 하지 않고 허둥지둥 설립신고를 마쳤다. 설립 총회를 연 것처럼 총회 회의록을 노조 설립신고서에 붙였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1조(설립의 신고)와 16조(총회 의결사항) 위반이다.

   
▲ 금속노조와 대양판지지회,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3월 16일 국회에서 ‘대양판지 교섭권 침해 규탄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향주

기업노조가 갑자기 튀어나온 2020년 3월 대양판지 청주공장, 같은 해 5월 장성공장에 금속노조 지회가 생겼다. 두 지회는 금속노조 가입 직후부터 사측과 기업노조 임원들의 부당노동행위를 지적하며 이들을 노동부에 고소했다.

검찰과 노동부는 지난해 6월 대양판지본사와 장성·청주공장을 압수 수색했다. 사측 지배개입과 노조 설립 총회 미개최 사실을 확인했다. 노동부는 대양판지 임원들을 노조법 상 부당노동행위 규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금속노조는 3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양판지 교섭권 침해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참가 노동자들은 한목소리로 대양판지 사측을 규탄하고, 복수노조 악용에 대한 노동부 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복수노조 악용, 노동부 감독 강화해야


양기창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대양판지 사측이 사기극을 벌여 기업노조에 만들어준 교섭대표노조 자격은 처음부터 금속노조 것이었다. 지난해 대양판지기업노조와 맺은 단체협약도 당연히 무효”라며 “사측은 이제라도 금속노조를 인정하고 교섭장에 나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양기창 노조 부위원장은 “기존 대양판지기업노조가 설립 취소 통보를 받자 바로 사측은 노조 이름만 바꿔 한국노총 소속 기업노조를 다시 세웠다”라며 “검찰에 송치되고도 불법을 계속 꾀하고 있다. 검찰은 대양판지 사용자와 기업노조 간부들을 즉각 구속기소 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 윤상한 노조 광주전남지부 대양판지지회장이 3월 16일 ‘대양판지 교섭권 침해 규탄 국회 기자회견’에서 노동부에 금속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하고 사측을 행정지도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박향주

노동부 역할 미흡 문제도 제기됐다. 윤상한 노조 광주전남지부 대양판지지회장은 노동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분통을 터뜨렸다. 대양판지 사측이 금속노조를 교섭대표노조로 인정하지 않고 교섭을 계속 거부하고 있지만, 노동부는 교섭에 임하라는 행정지도를 하지 않고 있다.

지회에 따르면 광주노동청은 금속노조를 교섭대표노조로 인정한다는 노동부의 명확한 지침이 없어 당장 판단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광주노동청은 대양판지 사측이 현재 저지르고 있는 부당노동행위도 모른 척하고 있다. 사측이 2020년 행태를 반복해 또 기업노조를 세웠지만, 노동부는 수수방관이다.

윤상한 지회장은 사측의 복수노조 악용에 대한 노동부 감독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지회장은 “교섭대표노조 자격 관련해 노동부가 나서지 않는 것도 큰일이지만, 대양판지 장성공장장이 반장회의에서 한국노총이 교섭권을 가져갈 거라며 대놓고 떠드는데도 노동부는 강제할 방법이 없다며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함께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강은미 의원은 “사측이 노조를 만들고 교섭을 좌지우지하는 교섭창구단일화제도는 폐지가 답”이라고 주장했다. 

강은미 의원은 “현행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의 문제점이 대양판지 사례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창구단일화제도는 사측이 노조의 자주적 권리를 침해하고 복수노조를 악용할 수 있는 권한만 보장할 뿐”이라며 “국회에서 교섭창구단일화 제도 폐기를 위해 힘쓰겠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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