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원 사태가 단시일 내에 끝나지 않으면, 코로나 19·연말연시 핑계 대지 않고 위원장의 명령으로 호원 공장 앞에 1천 명이 넘는 금속노조 확대간부 집결을 조직하겠다. 호원 사업주가 끝장을 원하면 위원장으로서 집행하겠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12월 17일 광주 하남공단 호원 공장 앞에서 사측에 강력하게 경고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이날 오후 ‘노조와해 공작 호원 규탄, 민주노조 사수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1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지부 조합원들은 코로나 19 방역지침에 따라 정문 앞과 후문 앞 두 곳에 99명씩 모여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정준현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장은 대회사를 통해 “오늘 처음 공장에 들어가 대표이사를 만났다. 우리 호원지회 조합원들의 강고한 투쟁 의지를 명확하게 전달했다”라며 “순수한 노동자들이 투사가 되고 있다. 사측이 80년대식 노무관리 방식을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정준현 지부장은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면 임금이 오르고 부당하고 불합리한 일들이 사라지리라 생각했다”라면서 “노조 간부들의 단식과 여성 조합원들의 삭발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사측의 탄압을 규탄했다.
정준현 지부장은 “사측이 징계를 철회하지 않고 끝까지 간다면, 지부는 같이 갈 자신 있다”라며 “사장은 그 선택이 맞는 선택인지 심각하게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호원 사측, 끝까지 가고 싶은가?”
민주노조 탄압 중단과 노조 활동 보장을 요구하며 26일째 단식을 진행하다 병원으로 호송된 김영옥 호원지회장이 전화를 통해 결의대회 참석한 금속노조 조합원들과 연대한 노동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투쟁사를 했다.
김영옥 지회장은 “호원 사업주는 최근 지역 언론에 ‘내가 겁나 잘해줘서 30년간 노동조합이 없었다’라고 떠들었다. 가정폭력을 휘두른 가장이 가족에게 자신 때문에 먹고 살았으니 조용히 살라고 강요하는 폭력과 다르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김영옥 지회장은 “우리의 투쟁으로 이런 같잖은 말을 쏙 들어가게 해줘야 한다. 현재 호원의 노조탄압은 노동법 개악과 맞물려 있다. 금속노동자의 이름으로 싸워 승리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형택 민주노총 광주본부장은 결의대회에서 “호원 노동자들은 민주노조를 만들며 사측에 ‘막말하지 마라. 인간답게 살고 싶다’라고 외쳤다”라면서 “노동자가 노동자답게 살 수 있는 길은 노동조합으로 단결하는 방법뿐이다. 자본가들의 카르텔을 깨야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호규 노조 위원장과 정준현 노조 광주전남지부장은 결의대회에 앞서 공장 안 농성천막으로 향했다. 김호규 위원장과 정준현 지부장은 김영옥 호원지회장 26일 단식 이후 릴레이 단식을 단행하고 있는 지회 대의원을 만나 격려했다.
지회장이 병원으로 옮겨진 뒤 호원지회 조합원들은 투쟁을 이어가겠다며 릴레이 동조단식을 벌이고 있다. 또한 지난 11일 호원공장 앞에서 열린 호원 규탄 결의대회에서 조합원 13명이 삭발을 단행했다.
김호규 위원장과 정준현 지부장은 이날 대표이사와 노무 담당자 등과 20여 분 동안 면담했다. 지회에 따르면 지회 설립 이후 최초로 사측과 대화 테이블 위에서 만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