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파견 은폐 꼼수 박살 내고, 직접 고용 쟁취하자.”
“공장폐쇄 투자중단 현대위아 규탄한다.”

영하를 밑도는 날씨에 금속노조 경기지부 조합원들이 포승공단에 모였다. 노조 경기지부가 1월 15일 오후 현대위아 평택 포승 2공장에서 ‘현대위아 비정규직 철폐, 공장 이전 저지, 직접 고용 쟁취, 노조 탄압 분쇄 경기지부 확대간부 결의대회’를 열었다.

서광수 노조 경기지부 현대위아비정규직 평택지회장은 “2013년 5월 금속노조 가입 이후 사측은 금속노조를 끊임없이 괴롭혔다”라고 털어놨다. 서광수 지회장은 “세 차례 업체를 폐업하고 2공장 가스 사고에 항의하는 조합원들을 부당 해고하는 등 사측의 탄압은 지속적이고 악랄했다”라며 “이제는 일방적으로 공장 이전을 결정하고 불파소송 취하를 강요하고 있다”라고 분노했다.

현대위아비정규직 평택지회(아래 지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 회사가 포승 2공장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결국, 같은 달 12일 사용자 측은 지회 조합원들에게 다른 지역으로 설비 이전한다고 구두 통보했다. 현대위아 평택 포승 1공장은 경차용 카파(Kappa) 엔진을, 포승 2공장은 디젤 엔진을 생산한다. 

지회는 회사 측에 임금·단체교섭 개시와 고용안정 대책기구 설치를 촉구했다. 사측은 단체교섭 자리에 단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았고, 고용안정협의체 진행에는 동의했다. 2019년 12월 17일을 시작으로 올 1월 14일까지 모두 일곱 차례에 걸쳐 노사 고용안정협의체 회의를 열었다. 회의 때마다 지회는 사측에 고용안정 보장방안 제출을 요청했다. 

▲ 금속노조 경기지부가 1월 15일 오후 현대위아 평택 포승 2공장에서 ‘현대위아 비정규직 철폐, 공장 이전 저지, 직접 고용 쟁취, 노조 탄압 분쇄 경기지부 확대간부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노조 조직실 제공

회사는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았다. 사용자 측은 임대 기간이 종료해 포승 2공장을 더 운영할 수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사측 일방 강행 탓으로 고용불안에 놓인 노동자들에게 오히려 “원청인 현대차그룹이 포승 1공장에 대한 투자를 보류, 중단해 회사도 힘들다”라며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현대위아, 직접고용 회피·불법파견 지속 위해 공장이전 꼼수

회사는 심지어 고용문제를 해결하고 싶으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불법 파견 소송을 취하하라고 지회를 압박했다. 이곳 비정규직 노동자 구십여 명은 2014년 12월 “현대위아는 2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 직접 고용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라며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16년 1심, 2018년 2심 법원 모두 “해당 노동자들은 현대위아로부터 직접 지휘·명령을 받은 근로자 파견 관계에 있다”라며 현대위아는 노동자들에게 고용 의사표시를 하라고 판결했다.

현대위아 사측은 현대위아비정규직 평택지회가 주도하는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 대해 그간 여러 차례 불편함을 드러냈다. 2심 승소로 대법원판결만 앞두자 솔직하게 불만을 나타냈다. 불법 파견 소송 탓에 현대차그룹이 현대위아 평택공장에 물량과 투자를 원활히 제공하지 않는다는 사측의 볼멘소리가 심심찮게 나왔다.

서광수 지회장은 “지회가 강하게 항의하자, 사측은 마지못해 평택 지역 또는 인근에 독립공장을 만들고 고용과 물량을 보장하겠다는 의견을 전해왔다”라며 “기만이다. 이마저 불법파견 소송 취하 조건을 내걸었다”라고 분노했다. 서광수 지회장은 “포기하지 않겠다. 소송은 취하하지 않는다. 공장 이전을 저지하고 직접고용 쟁취하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 금속노조 경기지부가 1월 15일 오후 현대위아 평택 포승 2공장에서 ‘현대위아 비정규직 철폐, 공장 이전 저지, 직접 고용 쟁취, 노조 탄압 분쇄 경기지부 확대간부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노조 조직실 제공

서광수 지회장은 “지회 조합원 모두 금속노조 깃발 아래 단결과 연대로 성장해왔고, 투쟁으로 단련됐다. 어려운 상황을 뚫고 금속노조는 현대위아 평택공장에 당당히 살아남았다”라며 힘주어 말했다. 서광수 지회장은 “노동조합을 현장에서 무력화하고, 직접 고용 쟁취 투쟁을 무너뜨리려는 현대차 자본에 맞서 끝까지 싸울 테니 금속노조와 경기지부가 함께 해달라”라고 호소했다.

금속노조 김동성 부위원장은 결의대회에서 “금속노조와 벌인 모든 회의에서 현대위아 사용자 측은 불법파견 소송 취하 조건을 앞세우고 있다”라며 “이 사실만 보아도 사측이 추진하는 공장 이전의 목적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있다. 직접 고용을 회피하고 불법파견을 계속 사용하기 위해서다”라고 단호히 비판했다.

현대위아비정규직 평택지회 불법파견 소송이 불편한 현대차그룹?

김동성 부위원장은 “경기지부는 물론이고 현대위아, 모비스 등 금속노조에 가입한 현대차그룹 부품사의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현대위아 투쟁에 힘을 모을 것”이라며 “사측이 공장폐쇄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금속노조는 절대 떠밀려 나가지 않겠다. 현재 상황을 같이 돌파하자”라며 주먹을 치켜들었다.

김영배 노조 경기지부 부지부장은 “현대위아비정규직 평택지회가 지난해 12월 임원 선거를 마무리하자마자 현대위아는 기다렸다는 듯 공장 이전 계획을 알려왔다”라며 “고용보장과 직접 고용 논의는 없고 회사는 공장폐쇄만 강행하고 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영배 부지부장은 “소송을 취하할 일도 없고 우리는 고용안정과 직접 고용을 쟁취하기 위해 현대차그룹과 창원 현대위아 본사로 찾아가는 투쟁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대위아비정규직 평택지회 투쟁에 경기지부가 함께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지회는 노사 고용안정협의체 회의를 이어나가는 한편, 조합원들과 함께 포승 1공장 출퇴근 집회와 2공장 중식 시간 선전전 등을 전개하고 있다. 지부와 지회는 회사와 대화가 지지부진하면 대응 수준과 투쟁 강도를 점차 높여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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