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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파업 국가 손배 가압류는 국가폭력”새총으로 헬기 파손했다며 수십억 물려…인권위, "경찰 위법 부당행위 뒤 손배 가압류 정당성 없다”
박재영, 사진=임연철, 편집=신동준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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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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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잔인했던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옥상에서 살아남은 노동자들을 향한 국가 폭력이 계속되고 있다.

국가가 가해자임을 인정하고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쌍용차 노동자들의 목숨을 옭아맨 손해배상 가압류는 철회하지 않았다. 2009년 국가가 쌍용차 노동자를 겨누었던 테이저건이 2019년 100억 원의 손해배상 가압류로 바뀌었을 뿐이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와 국가손배대응모임은 12월 19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국가 폭력 피해 10년, 쌍용차 노동자 괴롭힘 이제 멈추자 기자회견’을 열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무너지지 않기 위해 다시 거리에 섰다며 “대법원이 헌법과 인권의 관점에서 정의롭고 신중한 판결을 내려달라”라고 호소했다.

   
▲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와 국가손배대응모임은 12월 19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국가 폭력 피해 10년, 쌍용차 노동자 괴롭힘 이제 멈추자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임연철

송상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총장은 “쌍용차 파업 강제 진압 이후 십 년째 계속되는 손배 가압류 소송의 본질은 국가폭력”이라고 잘라 말했다. 송상교 사무총장은 “가해자인 국가가 피해자인 노동자를 상대로 국가 폭력의 수단으로 손해배상소송을 걸고, 법원은 기계처럼 일반 민사소송 법리를 적용해 수십억 원을 내라고 한다”라고 비판했다.

송상교 사무총장은 “대법원은 국가 사법폭력 가해자가 되지 말아야 한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판결을 내려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더는 단 한 명의 조합원이 희생당하지 않도록 싸우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김호규 위원장은 “쌍용차 노동자들은 공장이 지엠으로, 상하이자동차로 팔려 갈 때마다 구조조정에 희생당했다. 어떤 노동자가 경영권을 보호한다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자만 짓밟는 나라를 자기 나라로 생각하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 증언에 나선 채희국 쌍용자동차지부 조합원은 “내 삶을 전부 채운 수십억 원 가압류의 고통은 극단의 선택을 강요하며 나를 파괴하고 있다. 이제 차디찬 가압류의 감옥에서 벗어나고 싶다”라며 한탄했다. 채희국 조합원은 2009년 파업에 참여했다 해고된 뒤 2013년 해고무효 소송 끝에 복직했지만, 회사는 급여의 절반을 가압류했다.

“차디찬 가압류 감옥에서 벗어나고 싶다”


노조 쌍용차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죽은 노동자를 상징하는 작업복과 이틀 동안 만든 100억 원 모형 지폐로 손배가압류의 무게를 보여주는 상징의식을 벌였다. 국가 폭력 피해 당사자의 절박함을 담은 상징의식은 무거웠다. 두 눈을 가린 정의의 여신 디케가 들고 있는 저울은 손배가압류 금액인 100억 원 쪽으로 기울었다. 국가폭력에 희생당한 노동자 서른 명의 목숨은 100억 원 앞에서 너무도 가벼웠다.

   
▲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가 12월 19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연 ‘국가 폭력 피해 10년, 쌍용차 노동자 괴롭힘 이제 멈추자 기자회견’에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죽은 노동자를 상징하는 작업복과 100억 원 모형 지폐로 손배가압류의 무게를 보여주는 상징의식을 벌이고 있다. 임연철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에 맞선 파업에 대해 국가와 자본은 노동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다. 경찰은 크레인과 헬기를 노동자들이 새총으로 공격해 망가뜨렸다고 주장했다. 2013년 법원은 노조와 노동자들에게 회사와 국가에 47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47억 원은 해마다 20%의 지연이자가 붙어 2019년 12월 현재 약 80억 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8월 경찰청 소속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쌍용자동차 사건’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쌍용차지부 파업 진압 과정에서 경찰이 공권력을 과잉 행사해 파업 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했다”라고 지적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경찰청에 이에 대한 사과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취하하라고 권고했다. 진상조사위는 정부에 피해 노동자와 가족에 대해 사과하고 명예 회복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2019년 7월 “경찰이 법 집행 과정에서 목숨을 잃거나 큰 고통을 받았던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공식으로 사과했다. 하지만 쌍용차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은 취하하지 않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2월 9일 이례적으로 “쌍용자동차 노조 등에 대한 과도한 손해배상 책임으로 근로자의 노동삼권 행사가 위축되지 않도록 담당재판부가 이를 심리·판단할 필요성이 있다”라는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의견서에서 “특별한 잘못 없이 많은 노동자가 생존권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기본권 보호 의무가 있는 국가가 갈등의 조정자 역할을 할 헌법상 의무를 게을리해 사태를 악화시킨 책임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어 “경찰이 위법·부당한 강제진압으로 노동자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사태를 악화시켰음에도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생존권을 위협하는 가압류를 수반한 거액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행위는 그 정당성이 상당히 결여됐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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