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가 3월 23일 ‘불법 파견 처벌, 직접고용 명령 촉구, 노조법 2조 개정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고 서울노동청 앞에서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노조는 ▲노동부 직접고용 명령 시행과 원청 직접 교섭 이행 ▲불법 파견, 노조탄압 범죄자 처벌 ▲진짜 사장 원청 사용자성 인정을 위한 노조법 2조 개정 등을 촉구했다.

▲ 금속노조가 3월 23일 청와대 앞에서 ‘불법 파견 처벌, 직접고용 명령 촉구, 노조법 2조 개정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신동준

금속노조 현대·기아차 비정규직지회는 2018년 추석 연휴 기간 전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18일 동안 농성투쟁을 벌여 노동부로부터 ‘직접고용 명령과 정규직 전환을 위한 원·하청 직접 교섭 약속’을 받아냈다.

당시 원청과 직접 교섭은 일주일 안에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기아차는 단 한 차례 교섭에 응했고, 현대차는 지난 2월 직접 교섭 불가를 일방 통보했다. 노동부는 불법 파견 소송자 명단만 확인한 채 아직 직접고용 명령은 내리지 않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기아차 비정규직지회는 3월 12일 서울노동청 앞에서 원청 직접 교섭과 노동부 직접고용 명령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다시 기약 없는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 금속노조가 3월 23일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불법 파견 처벌, 직접고용 명령 촉구, 노조법 2조 개정 금속노조 결의대회’ 사전대회 열고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신동준

이날 결의대회 청와대 앞 행진에 앞서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님의 어머니 김미숙 님이 격려사를 통해 노동부의 직무유기를 질타했다. 김미숙 님은 “노동부는 왜 불법파견,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는 회사를 처벌하지 않는가. 비정규직도 국민이다. 법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보호하라”라고 촉구했다. 사전대회 뒤 행진으로 청와대 사랑채 앞에 도착한 조합원들은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시작했다.

▲ 금속노조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3월 23일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불법 파견 처벌, 직접고용 명령 촉구, 노조법 2조 개정 금속노조 결의대회’ 사전대회 열고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신동준

양기창 노조 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정권 교체 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많은 투쟁을 해왔지만 결국, 문재인 대통령은 반노동, 친재벌 노동법 개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양기창 부위원장은 “금속노조는 올해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사활을 걸고 끝까지 투쟁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수 한국지엠 부평비정규직지회 대의원은 “지엠 자본은 법인 분리를 통해 정규직 노동자의 단체협약부터 개악하고 있다. 성과연봉제 부활과 노조 협의 없는 공장 매각, 부당노동행위 구제 불가 등을 통해 노조 없는 공장을 만들려고 한다”라고 규탄했다.

▲ 금속노조가 3월 23일 청와대 앞에서 연 ‘불법 파견 처벌, 직접고용 명령 촉구, 노조법 2조 개정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현대·기아차지정규직지회 율동패가 열띤 몸짓 공연을 하고 있다. 신동준

남기훈 구미지부 아사히글라스지회 수석부지회장은 투쟁사에서 “아사히글라스 자본은 연평균 매출이 1조 원이고, 사내유보금만 9천억 원이다. 이 돈은 정부의 외국인 투자 기업 특혜와 저임금 노동으로 벌어들였다”라며 해고자 복직과 직접고용 쟁취를 위해 다음 주 4차 일본 원정투쟁을 떠난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노조법 2조를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탁선호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사내하청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진짜 사장 원청과 교섭하려면 노조법 2조를 개정해야 한다”라고 명료하게 설명했다.

탁선호 변호사는 “노조법 2조는 사용자 종류만 정하고 있을 뿐 개념을 정의하지 않아 사용자가 누구인지 해석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탁 변호사는 “법원 등이 사용자 개념을 좁게 해석해 진짜 사장인 원청은 불법 파견과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사례가 대부분이다”라고 비판했다.

▲ 금속노조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3월 23일 청와대 앞에서 연 ‘불법 파견 처벌, 직접고용 명령 촉구, 노조법 2조 개정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마치며 ‘불법 파견 처벌하라’, ‘노조법 2조 개정하라’, ‘비정규직 이제 그만’이라고 쓴 송판을 격파하는 상징의식을 벌이고 있다. 신동준

정준현 광주자동차부품사 비정규직지회장은 “같은 공장을 10년 다녔지만, 사장이 자주 바뀌어 내가 정규직인지 스쳐 간 바지사장들이 비정규직인지 헷갈린다”라고 꼬집었다. 정준현 지회장은 “교섭하다 조정신청을 내면 업체가 갑자기 폐업한다. 바뀐 업체의 바지사장은 업체가 바뀌었으니 처음부터 다시 교섭하자고 한다”라며 “파견법 만든 지 20년이 넘었다. 지긋지긋하다. 이제는 바꾸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합원들은 ‘불법 파견 처벌하라’, ‘노조법 2조 개정하라’, ‘비정규직 이제 그만’이라고 쓴 송판을 격파하는 상징의식을 하며 결의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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