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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야기 담은 노래로 공연 채우고 싶다”[노동문화 처음처럼 10] ‘노래로 여는 세상’ 현대자동차지부 판매위원회 노래패
김경훈 편집부장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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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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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시 송내역에 내려 버스를 탔다. 창밖으로 푸른 산과 들이 지나간다. ‘이런 외진 곳에 과연 노래패 연습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쯤 버스에서 내렸다. 2~3분 정도 걸으니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판매위원회 노래패 ‘노래로 여는 세상’ 연습실이 나왔다.

여름 초입을 막 지난 6월19일, 붉은 벽이 깊은 인상을 주는 연습실에서 ‘노래로 여는 세상’ 패원들을 만났다. 인터뷰에 익숙지 않아 긴장한 기색이던 패원들은 어느새 ‘노래로 여는 세상’ 활동하며 벌어진 일을 떠올리면서 추억에 젖었다.

 

2004년 결성…연습실 전전하다 정착

‘노래로 여는 세상’ 결성 계기를 물으니 이창선 패원은 1999년 3사 통합 이야기부터 꺼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정공, 현대자동차써비스가 1999년 통합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정공은 3사 통합 이전부터 문화패가 있었지만 현대자동차써비스노조에 문화패가 없었다.

이창선 패원은 “판매위원회만 해도 전국에 430여 개 분회가 있으니 판매위원회, 정비위원회를 포괄하는 문화패를 만들기 쉽지 않았다”며 “김영진 당시 판매위원회 의장 후보가 ‘우리도 노래패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되면서 2004년 노래패를 결성했다”고 회상했다.

노래패를 만들었지만 공장이 없으니 연습공간이 마땅치 않았다. 처음 김호철 민중가수의 서울 사당동 작업실에서 2년 정도 연습하다 재개발 때문에 사당동 작업실을 떠났다. 그 뒤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시민문화공간 ‘문화바람’, 인천사람연대, 홍대 인근 연습실 등을 전전했다.

   
▲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판매위원회 노래패 ‘노래로 여는 세상’이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 연습실에서 공연연습을 하고 있다.

안정된 연습공간이 없으니 불편할 때가 많았다. 한기호 패원은 “원래 일하는 공간을 빌리다 보니 연습하다 같이 스타킹을 포장했던 적도 있다. 한 번은 공간을 빌렸는데 어린이집이어서 ‘여기서 계속해야 하나’라고 고민했다”고 웃었다. ‘노래로 여는 세상’은 지난해에 조금 외진 곳에 있지만 연습실을 구했다.

 

지회순회, 연대공연 등 1년에 35회 이상 공연

‘노래로 여는 세상’은 전국 곳곳에 있는 20여 개 지회를 돌며 공연한다. 조홍열 패장은 “조합원들은 보통 ‘설악에서 제주까지’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지회가 전국 곳곳에 있다”며 “지회 출범식에 거의 다 간다”고 설명했다. ‘노래로 여는 세상’은 판매위원회뿐 아니라 다른 위원회에서 공연한다. 현대자동차지부 안에서 1년에 20회 이상 공연한다.

‘노래로 여는 세상’은 연대공연을 열심히 다닌다. ‘노래로 여는 세상’은 2007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했던 첫 연대공연을 시작으로 수많은 투쟁사업장에 결합했다. 연대공연을 한창 많이 다닐 때 사업장 공연까지 합쳐 1년에 35회 이상 공연했다. 10일에 한 번꼴로 공연한 셈이다.

많은 무대에 서다 보니 기억 남는 공연들도 있다. 이현승 패원은 올해 5‧18 민중항쟁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가장 인상 깊은 공연으로 꼽았다. 이현승 패원은 “예전에 잘 모르는데 동지들을 따라왔다는 느낌이 강했다. 올해는 좀 달랐다”며 “내가 역사의 현장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래를 부르다 울컥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권택하 패원은 2010년 대우자동차판매노조 고공농성 연대공연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한다. “회사는 다르지만 우리랑 같은 판매 동지들이 투쟁하는 현장에서 공연한 일이 많이 기억나요. 그때 예의를 차리러 일부러 넥타이를 매고 갔죠.”

 

노래, 영상, 깃발 춤 어우러진 집체극 선보여

‘노래로 여는 세상’은 여느 노래패와 조금 다른 무대를 선보인다. 거의 모든 공연에서 노래에 영상, 깃발 춤, 선동 발언 등이 한데 어우러진 집체극을 벌인다. 정세에 맞춰 집체극 기조를 짜고 기획회의에서 세부 내용을 정한다. 무용을 전공한 조홍열 패장이 깃발 춤과 기획을 맡고 김종영 패원이 영상을 담당한다. 이창선 패원은 주로 집체극에 필요한 원고를 쓴다.

가장 최근 공연한 집체극은 노동자 대투쟁 30주년을 기리는 의미를 담았다. 조홍열 패장의 설명이다. “세월호 아이들과 노동 열사를 엮은 영상을 보인 뒤 노래를 시작했어요. 이어 1987년 노동자 대투쟁과 오늘날 투쟁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줬죠. 마지막에 노동조합가를 다 같이 부르면서 끝을 맺었습니다.”

‘노래로 여는 세상’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집체극을 공연하니 연습할 내용이 많지만 패원들은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이창선 패원은 “나름대로 메시지 전달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아직 창작물이 없어 아쉽다”며 “진짜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어 공연을 채우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노래로 여는 세상’ 패원들은 “우리는 서로를 형제라고 부른다”며 인터뷰 내내 끈끈한 유대감을 과시했다. 권택하 패원은 “올해로 ‘노래로 여는 세상’을 만든 지 14년째”라며 “정년퇴직까지 쭉 ‘노래로 여는 세상’이란 이름으로 함께 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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