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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정상화를 방송장악이라 말하는 거꾸로 정치[미디어 속내 44] 아무 근거 없는 자유한국당의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회
김세옥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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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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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유한국당이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라는 걸 만들고, 문재인 정부가 공영방송 장악에 나섰다며 연일 성토 중이다. 투쟁위 첫 회의가 열린 6월 14일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은 “야당이 된 후 ‘투쟁위원회’라고 위원회를 명명한 건 처음으로, 이런 이름을 짓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정권의) 노골적인 방송장악 시도와 의도가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법에서 임기를 보장하는 공영방송 사장에 대해 퇴진 압력을 넣고, 방송법 등 개정을 통해 공영방송 사장을 흔들려 하고 있다며 “언론자유 사수를 위한 결연한 투쟁”(6월 14일,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격하고도 비장한 이런 성토가 진지할수록 코미디가 된다는 점이다.

한 번 따져보자.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공영방송 사장의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한국당은 박광온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의 5월22일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 발언을 주장의 근거로 삼고 있다.

   
▲ 박광온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이 5월22일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강조한 건 공영방송 사장 거취 문제에 대해 정부가 뭐라 말할 수 없으며, 언급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점이었다. 한국당은 “언론노조에선 주장할 수 있다”는 박 대변인의 발언을 놓고 사실상 정권이 언론노조에 사장 퇴진 투쟁 지침을 내렸다고 해석하며 “노조와 정권이 연합하는 ‘노정방송’ 만들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진행자는 문 대통령 취임 후 조준희 YTN 사장이 자진 사퇴한 사실을 언급한 뒤 다른 공영방송의 사장들도 물러나야 한다고 보는지 질문했다. 이에 박 대변인은 “방송을 경영하는 사람들이나 정치권력은 더 이상 방송을 사유물로 생각해선 안 된다”며 “언론노조에선 (사장 퇴진을) 당연히 주장할 수 있는 일이지만, 지금 새로운 정부가 그런 식으로(공영방송 사장의 거취를) 얘기하는 건 타당치 않다”고 말했다.

박광온 대변인이 이 인터뷰에서 강조한 건 공영방송 사장 거취 문제에 대해 정부가 뭐라 말할 수 없으며, 언급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점이었다. 한국당은 “언론노조에선 주장할 수 있다”는 박 대변인의 발언을 놓고 사실상 정권이 언론노조에 사장 퇴진 투쟁 지침을 내렸다고 해석하며 “노조와 정권이 연합하는 ‘노정방송’ 만들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주장이 곧 사실일 순 없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의 ‘형님 친구’였던 방송통신위원장이 나서 KBS 이사장에게 정연주 KBS 사장을 자르라고 말한 것과 같은 ‘위법한 외압’ 사실을 한국당에서 확인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단지 한국당은 박 대변인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언론노조가 공영방송 경영진 교체를 위한 총력투쟁에 나섰다며 “우연이라고 볼 수 없을 만큼 문재인 정부의 방송장악 의도를 명확하게 보여준 것”(6월 7일,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이라며 정황을 주장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언론노조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발표한 ‘언론부역자 명단’에 공영방송 사장들의 이름을 올렸다. 한국당의 주장과 달리 박 대변인의 인터뷰 사흘 전인 5월19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즉각 퇴진시켜야 할 적폐대상자 5인을 선정했는데, 이 안에 두 공영방송의 사장들을 포함했다. 청와대 지침에 따라 언론노조가 사장 퇴진 총력투쟁에 나섰다는 주장은 선후 사실 관계부터 틀렸다.

언론노조의 공영방송 사장 퇴진 요구를 문제 삼는 건 더 문제다. 법에서 정한 노조의 설립 목적 중엔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이 있다. 그리고 2012년 공정방송 회복을 요구하며 언론노조 MBC본부가 벌인 170일 파업 관련 소송에서 1·2심 재판부는 방송노동자들에게 있어 “공정방송은 노사 모두의 의무이자 근로관계의 기초를 형성하는 근로조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영방송 사장이 근로조건을 훼손했다고 판단해 방송노동자들이 벌이는 쟁의·투쟁 행위를 정권과 결탁이라고 폄훼하는 주장은 입법부의 일원이 법에서 정한 노조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모습에 다름없다.

현재 KBS의 상황을 보면, 양대 노조가 실시한 사내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8%에 이르는 2,896인이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한국당은 2,896인의 KBS 방송노동자들이 정권과 결탁해 방송 장악의 하수인 노릇을 한다고 주장하고 싶은 걸까.

방송법 등의 개정을 통해 공영방송 사장을 흔들려 한다는 주장 또한 어불성설이다. 이른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이라고 불리는 방송법 등의 개정안은 한국당이 여당이던 시절 야3당(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소속 163인의 국회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법안은 사장을 추천·임명하는 역할을 맡는 공영방송 이사회가 현재 여야 7대 4, 6대 3 비율로 구성돼 사실상 대통령과 여당의 뜻을 대리하는 상황에서 재적 과반의 찬성으로 일방 의사 결정을 밀어붙이는 구조임을 문제 삼으며 이사회 구성을 7대 6의 비율로 조정하고 사장 추천·임명 등에 있어 특별다수제(재적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를 도입하도록 했다. 정권의 뜻대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사장을 임명해 임명권자의 눈치를 보게 만드는 구조를 타파하기 위함이다.

압도적 다수의 대통령·여당 추천 이사들이 결집하면 손쉽게 도달하는 과반 대신, 압도적 다수일 수 없는 대통령·여당 추천 이사들이 토론과 설득을 통해 반대 정파에서 추천한 이사들의 찬성까지 끌어내야 하는 특별다수제를 ‘정상화’가 아닌 ‘방송장악’으로 해석하는 한국당은 그들만의 ‘거꾸로’ 사전이라도 갖고 있는 걸까.

김세옥 미디어 관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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