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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노동자당의 정치적 실험은 끝났는가[국제계급정치와 좌파정당 05] 2016년 탄핵사태와 브라질 노동자당
원영수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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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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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30일. 브라질 상원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확정했다. 직무정지 상태에 놓였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이날 탄핵당하면서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정식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로써 노동자당(PT)의 14년 집권(2003-16년)은 허무하게 끝났다.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노동자당-새로운 좌파정당의 모델

브라질 노동자당(PT)은 1980년에 창립했다. 1979년 봇물처럼 터져 나온 상파울루 ABC 공단지역의 금속노동자 파업이 기반이 됐다. 금속노동자들은 노동조합총연맹보다 군부독재와 자본에 맞서 노동자 권리와 이익을 대변할 정당을 먼저 결성했다.

금속노동자들의 당 건설 호소에 노동조합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운동, 빈민운동, 가톨릭 기초공동체, 좌파단체와 정당들이 호응했다. 전통적으로 브라질 좌파를 대표했던 브라질 공산당을 제외한 대부분 좌파 정치단체들도 노동자당 건설에 동참했다. 이들은 노동자와 도시빈민 등 다수 민중을 아우르는 새로운 좌파정당을 결성했다.

노동자당은 기본적으로 군부독재에 맞선 민주화 투쟁과 민중생존권 투쟁의 조직적 수단이었다. 사회주의 지향, 철저한 조직 내 민주주의, 선거 정치와 사회운동의 결합 등의 기본원칙은 노동자당의 방향과 지향을 집약했다.

브라질의 새로운 정당 모델은 전 세계적으로 좌파와 사회운동의 기대와 주목을 받았다. 1968년 신좌파혁명 이후 사회당, 공산당 등 구좌파 모델이 젊은 활동가들에게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자 투쟁과 민중운동에 기반을 둔 새로운 민주적 대중정당을 추구하는 브라질의 실험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노동자당의 성장과 진화

노동자당은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주도하면서 선거 정치에도 뛰어들어 지방자치 선거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세계사회포럼이 열렸던 포르투 알레그레의 시장,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노동자당은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브라질 정치무대에 등장했다.

노동자당은 1982년 총선에서 1,458,719표(3.5%)를 득표해 하원의원 8명을 배출한 이래 주요 선거에서 꾸준한 성장을 보였다. 그 결과 2002년 총선에서는 16,094,080표(18.4%) 득표로 하원 91석을 차지하는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룰라 다 시우바가 2002년 대선에서 마침내 승리하면서 노동자당은 집권에 성공했고, 지우마 호세프의 연임으로 2016년 탄핵사태 전까지 14년 동안 집권했다. 노동자당은 현재 당원이 140만 명에 이르고, 하원 57석(총 513석), 상원 11석(총 81석), 주지사 5명(총 27개 주), 주 의회 의원 149명(총 1,219명), 시장/군수 640명(총 5,566명), 지방의원 5,181(총 51,748명)을 보유한 브라질 최대정당이다.

 

집권의 이면-내부 모순과 분열, 부패

룰라 다 시우바는 2002년 대선에서 라틴 아메리카에 부는 좌파바람과 집권을 향한 우향우 선거 전략에 힘입어 승리했다. 역사적 승리였다. 재임 이후에는 지우마 호세프를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시켜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성장과 집권의 이면은 단순한 성장통 이상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다. 2002년 우향우 대선 전략과 신자유주의적 선회에 대한 당내 저항은 2003년 결국 의원 4명 제명사태로 이어졌고, 이탈파는 사회주의와 자유당(PSOL)을 결성, 왼쪽에서 룰라 정부를 비판하는 세력이 됐다.

당 내부적으로 집권 이후 연이어 부패사건이 터져 노동자당의 도덕성이 심하게 훼손됐다. 특히 2005년 정치비자금 조성 비리 사건(Mensalão)으로 당 대표가 사퇴하고 사무총장이 구속되는 등 최대의 조직적 위기를 맞았다. 2015년 국영석유공사(Petrobras) 스캔들은 사실상 우파 정당과 의원들이 더 많이 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호세프와 룰라를 겨냥하는 무기가 됐다.

 

2013년 촛불항쟁과 2016년 탄핵위기

월드컵과 올림픽을 앞둔 2013년, 노동자당 정권의 모순에 대한 저항이 터져 나왔다. 브라질판 촛불항쟁이었다. 불씨는 교통요금 인상에 대한 항의였지만, 투쟁은 전국을 휩쓸었다. 뉴라이트 그룹들이 노동자당의 신자유주의적 선회에 대한 대중적 항의를 장악했다.

2014년 대선에서 지우마 호세프가 간신히 승리했지만, 정권 기반은 극도로 취약한 상태였다. 룰라 퇴임 시 80%를 넘었던 지지율은 과거 일이 됐다. 노동자당은 다른 기성정당과 다름없이 부패한 정당으로 취급되며 대중적 불만의 타깃이 됐다.

자본과 사법부, 보수언론 등 보수 과두세력은 뉴라이트 그룹을 앞세워 정권을 전방위적으로 공격했다,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룰라까지 나섰지만, 2016년 8월 호세프는 탄핵당하고 노동자당 집권은 종말을 고했다.

룰라가 2018년 대선에 복귀할 예정이지만, 미래는 불투명하다. 노동자당은 사민주의와는 다른 뿌리에서 태어났지만, 결국 사민주의의 길을 걸었다. 반동의 공세 앞에 타협과 부패로 점철된 제도정치의 희생양이 됐다. 새로운 정치실험이었지만, 결국 사민주의의 오류를 반복하면서 보수 세력에 패배한 노동자당은 혁신과 변화를 통해 다시 태어나야 하는 엄중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원영수 <국제포럼>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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