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비정규직지회 노동자들은 박정희의 고향이라는 구미에서 구미공단에서 최초의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노동 환경이 척박한 구미공단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틔운 희망의 싹입니다. 돋아나는 새로운 싹을 보고 놀란 아사히 자본이 허겁지겁 문자 한 통으로 170명을 해고했습니다.

해고 투쟁하면서 1년간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아사히 자본은 그때마다 우리 노동자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온갖 악선전으로 투쟁 대오를 흔들고 조합원들의 이탈을 부추겼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동지들의 손길은 뜨거웠고 그 힘으로 한고비 한고비를 넘겼습니다.

두 번의 희망퇴직과 농성장 강제철거를 당했지만 조합원들이 강제철거에 온몸으로 저항하며 연대의 힘으로 무너진 농성장을 다시 세웠습니다. 아사히비정규직 노동자 23명은 굳건하게 금속노조 구미지부 아사히비정규직지회로 현재의 투쟁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 구미시가 4월21일 노조 구미지부 아사히비정규직지회의 아사히글라스 공장 농성장을 철거하고 있다. <아이레이버> 자료사진

장기투쟁 사업장 노동자들은 생계비를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해고되어 6개월은 실업급여, 6개월은 금속노조 장기투쟁대책기금을 받으며 1년을 싸웠습니다. 이제 이마저도 끊기는 시점에 와있습니다. 조합원 23명의 투쟁 의지는 굳건한데 최소한의 생계비가 없어 민주노조 깃발을 내려야 하는 상황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입니다. 세상을 바꿔,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우리 운동은 이번에도 연대의 손길로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노조가 지난 1월15일 구미 아사히글라스공장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 민주노조 사수, 아사히비정규직 투쟁 200일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아이레이버> 자료사진

아사히 자본은 장기투쟁대책기금 지급이 끝나는 시점에 또다시 ‘너희 투쟁은 끝났다’며 악선전과 고소․고발, 희망퇴직 등으로 장난을 치며 조합원 흔들기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투쟁하는 우리가 가장 두려운 것은 저들의 악랄하고 치졸한 탄압이 아닙니다. 우리가 두려운 것은 최소한의 생계비조차 없어서 투쟁을 이어갈 수 없을 정도의 고립입니다. 전국의 금속노조 동지들. 우리의 이 두려움이 기우였음을 동지들의 뜨거운 연대의 손길로 확인시켜주시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 노조 구미지부 아사히비정규직지회가 7월25일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 앞에서 노조 구미지부, 민주노총 경북본부 구미지부, ‘아사히사내하청노조 집단해고 해결과 고용안정 보장을 위한 지역대책위’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을 규탄하고 있다. <아이레이버> 자료사진

수차례 위기를 겪을 때마다 동지들의 연대로 그 상황을 뛰어넘을 힘이 되어주었던 것처럼, 그 힘과 지혜로 또다시 이 위기를 극복하고 싶습니다. 이 투쟁은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조합원 23명의 생존권만을 위한 투쟁이 아니라 비정규직이 넘쳐나는 구미공단을 바꾸고 노동탄압 민생파탄의 주범인 박근혜 정부를 끌어내리고 노동자, 민중이 살만한 세상으로 바꿔내는 투쟁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함께해 준 동지들의 의지가 바로 그 의미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감히 월 100만 원의 생계비로 민주노조의 뿌리를 굳건하게 내릴 힘을 동지들이 함께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월 1만 원을 2,300명이 결의해 주신다면 조합원 23명의 투쟁 의지는 더욱 굳건해질 것입니다. 2,300명의 결의는 척박한 구미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의 푸른 깃발을 꽂고 구미에서부터 세상을 바꿔나가는 그 힘을 확산시켜나갈 수 있는 소중한 힘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감히 민주노조를 지키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쟁취해내는 당당한 투쟁으로 답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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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헌호/노조 구미지부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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