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의 감정노동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이 고객의 폭언과 협박에 시달리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지회장 라두식, 아래 지회)는 “수리기사는 고객을 직접 대면하지만, 물리적인 위협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조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경북 칠곡센터 수리기사인 임 모 조합원은 7월2일 11시경 TV 수리를 위해 ㄱ 고객의 대구 북구 집을 방문했다. ㄱ 고객은 9시 방문을 요청했지만 접수 누락으로 방문이 두 시간가량 늦어져 화난 상태였다. 임 모 조합원의 설명을 듣던 ㄱ 고객은 갑자기 “개XX” “씨XX” 등 욕설을 퍼붓고, 야구방망이를 든 상태에서 “죽여버릴까 보다”고 위협했다.

▲ 임 모 삼성전사서비스지회 조합원이 7월4일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임 모 조합원은 7월2일 TV 수리를 위해 고객 집에 방문했다 욕설과 폭언, 협박을 당했다. 지회 제공

임 모 조합원 사건 후 정신 고통을 호소하며 재콜 하나만 처리하고 일을 포기했다. 임 모 조합원은 “공황 상태였고 주말 내내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억울하고, 화나고, 정말 사는 데 회의를 느낄 만큼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임 모 조합원은 7월4일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지만, 팀장은 고소 취하를 종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수리기사의 과도한 감정노동이 여러 차례 사회적 문제가 돼 왔다”며 “수리기사는 고객을 직접 대면하지만, 물리적 위협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조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지회는 “삼성은 수리기사가 자기 직원이 아니라면서도 모든 부담을 넘겼다. 사실상 상담에서 제품 불만까지 수리기사에게 떠넘긴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도 회사는 실적관리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감정노동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ㄴ 수리기사는 2015년 6월 고객이 음식을 집어 던지고 감금까지 했지만 어떤 사과도 받지 못했다. ㄷ 수리기사는 2015년 8월 고객에게 폭언을 듣고, 멱살을 잡혔다.

한명숙,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3년 12월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 의뢰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의 업무환경과 정신건강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4.8%(306명)가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답했다.

이 결과는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일반 국민의 자살 충동 경험 비율 16.4%(2009년)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자살 충동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 72.7%가 '직장 내 문제'라고 응답했다. 응답자 중 4.5%(40명)는 직접 자살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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