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3월5일 서울시청광장에서 ‘108주년 3.8 세계여성의 날 계승,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시야를 가리는 폭우를 피하지 않은 조합원들은 여성에게 더 고통스런 저성과자 해고 지침 철회, 좋은 일자리 보장, 국가 책임 돌봄 실현, 최저임금 인상 등을 촉구했다.

▲ 민주노총이 3월5일 서울시청광장에서 연 ‘108주년 3.8 세계여성의 날 계승, 전국여성노동자대회’에 참여한 노조 조합원들이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신동준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대회사에서 “1970, 1980년대 이 땅 노동운동의 개척자는 여성노동자였다”고 상기시켰다. 최종진 직무대행은 “박근혜 정권 노동개악으로 여성노동자들이 더 고통 받고 있다”며 “3.8 세계여성의 날 정신을 이어 받아 민주노총과 함께 차별을 철폐하고 폭압을 뚫는 투쟁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이 3월5일 ‘108주년 3.8 세계여성의 날 계승, 전국여성노동자대회’에서 “3.8 세계여성의 날 정신을 이어 받아 민주노총과 함께 차별을 철폐하고 폭압을 뚫는 투쟁을 벌이자”는 내용의 대회사를 하고 있다. 신동준

이날 대회에서 알바여성노동자들의 심각한 노동인권 침해 사실이 드러나 대회 참여 노동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용윤신 알바노조 사무국장은 연대투쟁사에서 “CGV는 알바여성노동자들의 립스틱 색깔까지 통제한다”고 폭로했다. 용윤신 사무국장은 “CGV는 ‘분노하는 레드’ 라는 특정 색깔 립스틱만 칠하라고 한다. 여성알바노동자는 립스틱 색깔 강요에 분노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3월5일 ‘108주년 3.8 세계여성의 날 계승, 전국여성노동자대회’에 참여한 알바노조 조합원이 CGV의 립스틱 색깔 강요를 풍자하는 가면을 들고 있다. 신동준

용윤신 사무국장은 “영화관에서 일하는 알바노동자는 ‘꾸미기 노동’, ‘감정 노동’, ‘장시간 노동’, ‘최저 임금’ 등을 강요받고 있다”며 “실력보다 외모로 평가받는 현실을 깨고, 나의 권리를 나의 입으로 얘기하고 실력으로 평가 받는 노동자가 되기 위해 싸우자”고 호소했다.

▲ 3월5일 ‘108주년 3.8 세계여성의 날 계승, 전국여성노동자대회’에 참여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폭우에 굴하지 않고 공공운수노조 율동패의 율동을 따라하고 있다. 신동준

투쟁사업장 여성노동자들이 투쟁사를 이어갔다. 김혜진 노조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 부지회장은 “구자현 부지회장과 신애자 하이텍알씨디코리아분회장이 공장부지 매각 철회, 공단구조고도화 저지, 박근혜 퇴진 투쟁을 내걸고 87일째 철탑고공농성 중이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김혜진 부지회장은 “노조가 있어도 자본이 공장에서 내쫓으려는데 공단의 20만 미조직 노동자는 무권리 상태다. 각개격파 당하지 말고 함께 싸우자. 노동자 민중이 승리하는 투쟁을 조직하자. 하이텍알씨디코리아분회 일곱 조합원이 앞장서 싸우겠다”고 결의했다.

서비스연맹 세종호텔노동조합, 홈플러스노동조합, 보건의료노조 인천성모병원지부 노동자들이 무대에 올라 각각 투쟁 상황을 전하고 연대투쟁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 3월5일 ‘108주년 3.8 세계여성의 날 계승, 전국여성노동자대회’에서 투쟁사업장 여성노동자들이 ‘우리가 원하는 건’이란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신동준

한-일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합의 파기와 ‘정의와 기억재단’ 설립운동에 나서달라는 호소가 이어졌다. 한국염 일본군 위안부 정의와 기억재단 설립 공동추진위원장은 “12.28 한-일정부 위안부 합의 무효투쟁을 민주노총과 함께하고 있다”고 밝히며 “한국정부는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위안부라는 단어를 삭제했다. 한-일정부는 역사를 가리려 한다.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정의와 기억재단’을 세우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노동자들이 꼭 참여해 달라”고 부탁했다.

대회 참여 노동자들은 ‘108주년 3.8 세계여성의 날 계승 여성노동자 투쟁 선언문’을 통해 ▲여성에게 더 고통 주는 저성과자 해고지침 철회 ▲시간제 일자리 말고 좋은 일자리 보장 ▲국가책임 돌봄 실현 ▲최저임금 대폭 인상 ▲일터에서 여성 폭력 중단 ▲일본군 위안부 협상 무효, 일본정부 공식 사죄, 법적 배상 ▲노동개악 저지, 비정규직 철폐 등을 촉구하고 투쟁을 결의했다.

▲ 3월5일 ‘108주년 3.8 세계여성의 날 계승, 전국여성노동자대회’에 참여한 한 민주노총 조합원이 ‘108주년 3.8 세계여성의 날 계승 여성노동자 투쟁 선언문’을 읽고 있다. 신동준

민주노총은 대회 뒤 종각까지 진행하려던 여성노동자행진을 폭우 때문에 취소했다. 조합원들은 노동개악 저지 등을 상징하는 박 터트리기 상징의식을 벌이고 대회를 마쳤다.

이날 대회에서 정영자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이 ‘성평등 모범 조합원상’을 받았다. 정영자 조합원은 지부 여성실장을 역임하며 피해자 입장에서 성희롱, 성폭력 사건에 적극 대응하고 조합원 성평등 교육사업을 실시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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