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8월24일 외교통상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한국 정부가 나서서 대만 정부의 하이디스지회 조합원에 대한 입국 거부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6월23일과 8월3일 두 차례 대만 입국을 거부당한 김홍일 지회 사무장이 대만 정부의 부당한 행태를 지적했다. 김홍일 사무장은 “8월3일 대만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이민소 직원들은 강제로 홍콩행 비행기에 태웠다. 지난 6월 2주 동안 원정투쟁에 결합했던 두 명의 조합원이 재입국 하려 했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3년 동안 대만에 방문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 8월 24일 하이디스지회 조합원들이 서울 광화문 외교통상부 청사 앞에서 '하이디스지회 입출국 거부 조치 해결 촉구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성민규

김홍일 사무장은 “우리는 대만에서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 대만 경찰에게 어떤 제재를 받은 적도 없다. 대만 정부의 입국 거부 조치는 공장폐쇄의 부당성을 호소하는 하이디스 노동자들의 투쟁을 막기 위한 불법 행위”라고 규탄했다.

엄미야 노조 경기지부 부지부장은 “국민 세금을 받으며 일하는 외교통상부가 대만의 주권행사라고 운운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대우받지 못하는데도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다”고 외교통상부의 행태를 규탄했다. 엄미야 부지부장은 “대만이 우리에게 ‘너희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라고 묻는다. 부끄럽다. 이제 한국 정부와 노동부, 외교부가 하이디스 노동자들에게 답해야 할 때다”라며 “외교부는 당장 대만의 출입국 거부 문제를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8월 24일 '하이디스지회 입출국 거부 조치 해결 촉구 결의대회'에서 김홍일 하이디스지회 사무장이 두 차례에 걸친 대만의 부당한 입국거부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 사무장은 “대만 정부의 입국 거부 조치는 공장폐쇄의 부당성을 호소하는 하이디스 노동자들의 투쟁을 막기 위한 불법 행위”라고 규탄했다. 성민규

이상목 하이디스지회장은 “고용노동부는 노동자를 버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 기술을 빼가는데 방관했다. 외교부는 부당한 인권탄압을 지켜보고만 있다”며 “우리는 대만 영풍위, 이잉크, 그리고 대만과 한국 정부를 상대로 싸우겠다. 쉬어갈 수는 있어도 멈출 수 없다는 각오로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 8월 24일 서울 외교부 앞에서 진행한 '하이디스지회 입출국 거부 조치 해결 촉구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문선공연에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성민규

이날 외교부는 노조의 면담 요구를 거부했다. 대만 정부가 어떤 근거도 없이 지회 조합원들에게 별도의 입국 절차를 진행하고 강제 출국 조치를 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자신들이 할 역할이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했다. 결의대회 전 외교부에 면담을 요구했지만 담당자는 ‘외교부에 타국의 출입국 거부 관련 담당자가 없다. 대만의 입출국 거부는 대만 정부 주권에 해당하는 문제라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면담을 통해 직접 설명하고 문제를 해결하라고 했지만 거부했다.

▲ 8월 24일 '하이디스지회 입출국 거부 조치 해결 촉구 결의대회'를 진행하는 도중 경찰이 집회를 방해하며 병력과 견인차를 동원해 방송차량을 견인하려 하고 있다. 성민규

경찰은 지속해서 결의대회를 방해하며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가로막았다. 경찰은 견인차를 동원해 결의대회 음향 장비 사용을 위해 주차한 차량을 견인하겠다고 협박했다. 발전기를 설치해 결의대회를 진행하자 도로에 있는 스피커와 발전기 등을 치우지 않으면 자신들이 임시보관 하겠다는 경고 방송을 수차례 하며 결의대회를 방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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