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5월17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5.18 광주 민중항쟁 35주년 기념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이날 모인 조합원들은 35년 전 광주 시민과 노동자들이 마지막까지 투쟁했던 옛 전남도청 앞에서 5.18 정신을 계승해 박근혜 정권을 끝장내는 투쟁을 벌이겠다고 결의했다. 조합원들은 양우권, 배재형 열사 투쟁과 세월호 진상규명 투쟁 결의도 모았다.

▲ 5월17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민주노총이 광주민중항쟁 35주년 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광주=신동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전두환, 노태우 물러가라 외치던 청년, 학생, 시민들이 무수히 많은 피 흘렸다. 우리가 역사를 잊는 순간 반역과 독재의 역사는 계속된다. 역사를 기억하고 투쟁을 결의하러 오늘 이 자리에 모였다”고 이날 대회의 의미를 강조했다.

▲ 5월17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광주민중항쟁 35주년 노동자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뒤로 보이는 건물이 마지막 항쟁지였던 옛 전라남도청이다. 광주=신동준

한상균 위원장은 “피맺힌 5월, 추모를 넘어 더 큰 각오를 하자. 총탄을 뚫고 민주주의를 외친 5월 정신을 이어받아 박근혜의 노동탄압을 막고 열사의 한을 풀기 위한 투쟁을 결의하자”며 “선배 열사들이 남긴 길에 오점을 남기지 말자. 11월 전 민중의 힘을 모아 박근혜 정권을 끝장내는 싸움으로 진군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봉주 민주노총 광주본부장은 “1980년 5월16일 이 곳 도청 앞 분수대는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수 천 광주 시민들의 횃불로 가득 찼다. 전두환이 계엄령을 선포했지만 광주 시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도청으로 진군했고 21일 이곳을 해방구로 만들었다. 5월27일까지 광주 노동자들은 도청을 끝까지 지켰다”고 5.18 민중항쟁 정신을 소개했다.

▲ 5월17일 노조 조합원들이 광주민중항쟁 35주년 노동자대회에서 열사 정신 계승하자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주=신동준

박봉주 본부장은 “35년 전 노동자, 시민을 죽인 계엄군의 대검은 정리해고와 손해배상가압류라는 칼날로 돌아왔다. 김재기, 양우권, 배재형 열사가 5월 영령들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성옥 노조 부위원장은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양우권 열사는 노조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 하이디스지회 배재형 열사는 회사의 정리해고와 손배 협박을 온몸으로 막기 위해 자결했다”며 “노동자들이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죽게 둘 수 없다. 두 열사의 뜻 이루기 위해 금속노조는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 5월17일 민주노총 문선대 조합원들이 광주민중항쟁 35주년 노동자대회에서 양우권, 배재형 열사를 추모하는 공연을 하고 있다. 광주=신동준

이날 대회에 JR서일본 철도노조 조합원 63명이 참석했다. 야스다 위원장은 “일본 아베 정권은 군국주의로 회귀하려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달 일본과 미국은 미일방위협력지침 개정에 합의해 일본과 전세계를 전쟁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오늘 오키나와현민 3만 명이 미군기지 이전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야스다 위원장은 “7월26일 오사카에서 5.18 기념집회를 열겠다. 5.18 정신을 계승하고 한일 노동자가 연대해 민주주의를 지키고 전쟁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 5월17일 노조 조합원들이 광주민중항쟁 35주년 노동자대회에서 열사 정신 계승하자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주=신동준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뒤 같은 곳에서 민주주의국민행동(준)과 한국진보연대는 ‘5.18 민중항쟁 정신계승 국민대회’를 열었다. 함세웅 민주주의 국민행동 상임대표는 “5월 정신은 불의에 저항하는 정신이다. 가진 것을 나누는 주먹밥 정신이다. 35년 전 광주는 민주주의와 인권, 노동자의 권리를 지켰다”라며 “이 정신을 기억하며 오늘 우리를 짓누르는 불의한 정권과 자본을 타파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 5월17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광주민중항쟁 35주년 노동자대회와 국민대회를 마친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금남로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광주=신동준

이날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광주를 방문했다. 유가족들은 망월동 묘역에서 참배하고 전국노동자대회와 국민대회에 참석했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참사 진상규명을 가로막는 정부 시행령을 폐기하지 못했다. 시행령 싸움에서 졌지만 가족들 물러서지 않겠다”며 “5.18 항쟁 정신을 이어받아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부끄럽지 않은 부모로 남겠다는 약속과 다짐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하겠다”고 밝혔다.

▲ 5월17일 세월호 유가족들이 광주민중항쟁 35주년 노동자대회, 국민대회를 마치고 금남로에서 행진하고 있다. 광주=신동준

성미산학교, 실상사작은학교, 푸른꿈고등학교, 지혜학교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국민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금남로까지 행진했다. 5.18 유가족들의 뒤를 이어 세월호 유가족들이 행진했다.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뒤따르며 박근혜 정권 퇴진 구호를 외쳤다. 이어 노동자, 시민, 학생들은 금남로에서 5.18 전야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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