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전임자 처우보장을 뼈대로 한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 특별교섭이 본격적으로 교섭차수를 쌓아가고 있다. 특히 교섭이 성사되어 노사간의 자율교섭이 이뤄지는 곳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금속노조는 지난달 23일부터 지부집단교섭과 사업장보충교섭 등 모든 교섭단위에서 특별교섭을 펼치고 있다. 경남지부와 부산양산지부는 11일 현재 5차 교섭까지 지부 특별단체교섭이 진행됐다. 대전충북지부와 포항지부는 같은 날 4차 교섭을 펼쳤다. 서울지부와 경기지부도 이날 3차 교섭을 했으며 매주 화요일마다 지부 특별단체교섭을 펼치고 있는 충남지부는 지난 9일 3차 교섭을 진행하기도 했다. 경주지부는 11일 현재 2차교섭까지 진행됐다. 대구지부는 오는 16일 3차교섭이 펼쳐진다. 특별교섭이 사업장 보충교섭에서 일제히 펼쳐지는 광주전남과 구미, 인천, 전북지부 소속 지회들도 평균 2~3차씩 교섭을 펼쳤던 것으로 전하고 있다.

▲ 11일 개최된 부산양산지부 5차 교섭. 이날 대우버스를 비롯해 사용자 7명이 참석했다.부산양산=유장현
이와 관련해 교섭에 사용자들이 성실히 참석하는 사업장들도 늘고 있다. 부산양산지부 5차 교섭 때는 대우버스를 비롯해 사용자 7명이 참석했다. 사업장 보충교섭을 통해 특별교섭을 펼치고 있는 구미지부 임강순 교육부장도 “KEC를 비롯해 대부분의 사용자가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대구의 델파이도 지난 3일 사업장보충교섭에 사용자가 나왔으며 오는 16일 2차교섭이 예정돼 있다. 대구지부 집단교섭과 관련해 관계사용자들은 10일 지부에 공문을 보내 “16일 부터 참석하겠다”고 알려오기도 했다. 전북지부 박수경 선전부장은 “한군데 사업장을 제외하고 모든 지회에서 사용자와 교섭이 성사돼 진행 중”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알려줬다. 서울지부 최상천 사무국장도 “10일 사용자들이 공문으로 오는 18일 교섭에 나오겠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포항지부도 네 차례 교섭 모두 사용자들이 성실히 참석했다. 경주지역의 경우는 지부운영위원들이 11일 교섭 직전 회의를 통해 “교섭에 불응하는 사업장은 내일부터 잔업거부투쟁에 돌입하겠다”고 하자 이날 발레오만도를 제외한 모든 사용자가 교섭에 나왔다. 울산지부도 11일 교섭 때까지 대부분 사용자가 성실하게 교섭에 참석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특별교섭에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곳이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대공장 사용자들. 현대차지부 권오룡 선전홍보실장은 “매주 지부 소식지와 공문을 통해 교섭참석 촉구 공방을 펼치고 있다”면서도 “회사가 지난 2월 교섭거부를 통보한 이래 입장변화가 없는 상태”라고 말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현대차, 기아차, GM대우차 모두 마찬가지. 만도도 사용자가 지난달 25일 상견례를 앞두고 공문으로 “4월부터나 교섭참석이 가능하다”고 통보해온 이래 변화가 없는 상태다. 경기지부도 지부집단교섭이나 지회보충교섭 모두 대부분 사용자가 거부하고 있다. 경남지역과 인천 및 대전충북 지역도 마찬가지. 지난달 23일 상견례에 대부분 참석했던 충남지역 사용자들도 지난 9일 3차 교섭 때 모두 불참했다.

한편, 경남지역의 K사 사용자의 경우 노조의 특별교섭 요구안 전체를 문구수정없이 모두 받아들이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끌고 있기도 하다. 노조는 3월 말경 중앙위원회를 열어 이후 조정신청 및 파업찬반투표 세부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노조는 이미 지난 2일 중앙위원회에서 다음 주 각 지역별 노동청 항의방문에 이어 오는 27일 노동부 규탄 대규모 상경투쟁을 결정해둔 상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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