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지회장 직무대리 곽형수, 아래 지회)가 6월28일 삼성그룹 노동조합 최초로 임금단체협약을 쟁취했다. 염호석 열사 산화 이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전 조합원 농성돌입 41일만이다.

▲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6월28일 삼성그룹 최초로 임금단체협약을 쟁취했다. 박대윤 양산분회장 직무대리가 조인식에 앞서 머리띠를 매고 있다. 김형석

지회는 28일 19시께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기준단체협약(아래 기준협약) 승인을 묻는 찬반투표를 진행해 찬성 534표(87.5%) , 반대 75표(12.3%), 무효 1로 가결했다. 이번 투표에 전체 조합원 중 쟁의권을 갖고 총회참석을 위해 상경한 조합원 610명이 참여했다.

기준협약 가결을 확인한 삼성전자서비스 노사는 21시30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회의실에서 조인식을 열였다.

노조 대표로 윤욱동 사무처장, 곽형수 지회장 직무대리, 박대윤 양산분회장 직무대리와 조건준 경기지부 교육선전부장이 참석했고 회사 대표로 한국경영자총협회(아래 경총) 남용우 노사대책본부장과 황용연 노사대책팀장이 참석했다. 경총은 분회가 설립된 하청업체(센터) 교섭권 전체를 위임받아 이번 교섭과 타결에 임했다.

▲ 6월28일 기준협약 가결을 확인한 삼성전자서비스 노사는 21시30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회의실에서 조인식을 개최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이 주재하는 조인식에 노사가 참석해 앉아 있다. 김형석

조인식에 박종길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소속 우원식 의원과 은수미 의원이 참석해 삼성전자의 단체협약 이행에 대한 보증인 역할을 했다.

조인식을 주재한 박 청장은 “오늘 협약조인식은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와 노동조합이 사상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한다는 큰 의미가 있다”며 “이후 협약을 성실히 이행할 과정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은 “서울 고용노동청장과 우리가 증인으로 와 있기 때문에 이후 뚫어지게 쳐다보고 이행이 잘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인식을 마친 지회는 SNS를 통해 “99% 노동자에게 모욕이자 비극이었던 기나긴 시간에 종지부를 찍었다”며 “동료들의 목숨으로 지키고 싸우며 쟁취한 이 노조, 꼭 지키고, 더 키워서 전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희망으로 만들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 6월28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회의실에서 윤욱동 노조 사무처장과 남용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사대책본부장이 삼성전자서비스 노사 첫 단체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김형석

삼성전자서비스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교섭 합의가 원활히 이루어진 것을 환영한다”며 “협력사와 상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서비스는 또 “ 故 염호석씨의 뜻하지 않은 사망에 대하여 깊은 애도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26일 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실무교섭팀은 회사쪽 교섭팀과 △염호석 열사 △업체 폐업 △조합활동 보장 △임금 등 단체협약의 주요 쟁점에 대해 의견일치했다. 실무교섭팀은 이렇게 확정한 의견일치안을 바탕으로 다시 교섭을 벌여 기준협약안을 완성했다.

▲ 6월28일 조인식에서 윤욱동 사무처장과 남용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사대책본부장이 단체협약서를 주고 받으며 악수하고 있다. 김형석

윤욱동 사무처장은 하루 만에 협약안을 완성한 배경에 대해 “이미 이번 투쟁에 앞서 벌인 권역별 교섭과정에서 대부분의 단협안을 조율한 상태였다”며 “첨예한 쟁점이던 4대 주요 쟁점에 의견일치를 한 이상 시간이 오래 걸릴 의제는 해소됐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윤 사무처장은 “아쉬운 점도 많고 불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조합원 동지들이 큰 틀에서 동의해줬다”며 “이후 센터별 보충교섭을 거쳐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아직 분회가 설립되지 않은 센터를 조직하는 등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 6월28일 조인식에 박종길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소속 우원식 의원과 은수미 의원이 참석해 삼성전자의 단체협약 이행에 대한 보증인 역할을 했다. 참가자들이 단체협약서에 조인하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김형석

노조는 6월30일 ‘염호석 노동열사 전국민주노동자장’을 이틀에 걸쳐 진행한다. 30일  9시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발인제, 10시 영결식을 진행한다. 12시에 강릉시 정동진으로 출발한다. 노조와 지회는 “승리하는 그 날 해가 뜨는 정동진에 자신을 화장해 뿌려 달라”는 염호석 열사의 유지에 따라 30일 16시 정동진에서 노제를 치른다.

7월1일 아침 9시  염호석 열사의 일터였던 경남 양산시 삼성전자서비스 양산센터에서 두 번째 노제를 치르고 11시 양산 솥발산 열사묘역에 염호석 열사를 안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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