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광주전남지부(지부장 심종섭)가 6월23일 앰코테크놀러지코리아(이하 ATK) 김주호 대표이사를 근로기준법 위반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했다. 지부는 23일 고소에 앞서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의 부당한 노조탄압을 규탄했다.

반도체 칩을 가공, 조립하는 세계적인 반도체 패키징 회사인 ATK는 지난 4월 취업규칙을 4조3교대인 기존 근무형태에서 3조3교대로 개악하면서 문제를 일으켰다. 회사는 실질임금을 보존하기 위해 지급하던 월 14시간 분의 연장수당과 보전수당 등을 삭감했다. 29년 근속 여성노동자의 경우 연 3백만원 넘게 임금이 깎였다. 퇴직금 축소분까지 포함하면 연 10%의 임금이 삭감된 셈이다.

▲ 6월23일 노조 광주전남지부가 김주호 엠코테크놀러지코리아 대표이사를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지부제공

이를 위해 회사는 6천5백여 명의 전체사원의 95%로부터 취업규칙 서명을 받아냈다. 생산직 여성노동자 중심의 노조 ATK광주지회(지회장 윤미선)와 ATK성수지회(지회장 이윤정)가 단체협약을 들어 반대했지만 회사는 개악을 강행했다.

회사는 단체협약으로 조합 활동을 보장한 지회 전임자에게 인사총무지원팀으로 복귀 명령까지 내렸다. 게다가 대부분 자녀를 둔 엄마들인 14명의 ATK광주지회 조합원에게 서울 성수공장으로 전출명령을 내렸다. 지부는 이 역시 단협 위반이라고 지적한다.

권오산 지부 정책교육부장은 “회사는 노동조건 개악 이유로 경쟁력 약화와 수익성 감소를 들고 있지만 ATK는 매출과 수익률이 업계 1위로 어느 회사보다 안정적인 재무상태”라며 “원인은 미국 본사가 뽑아 가는 수익을 대폭 늘린 것”이라고 추정했다.

미국 본사 생산비중의 53.72%나 차지하는 ATK는 매출의 96%가 미국 본사 사이에서 발생한다. 지부는 미국 본사 매출총이익률이 2012년 15.36%에서 18.42%로 급증한 배경은 한국공장의 수익을 미국 본사로 분산시킨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같이 수익을 해외로 뽑아내는 동안 자본은 국가로부터 외국인투자기업으로 세금감면 혜택까지 받고 있다. 반면 회사는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51세 이후 57세 정년까지 매년 10%씩 임금삭감을 적용했다. 이렇게 삭감한 임금으로 3백명 넘게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권 정책교육부장은 “ATK는 수익은 해외로 보내면서 유해화학물질을 다루는 여성 노동자에게 심야교대제와 저임금을 강요하고 있다”라며 “노조가 걸림돌이 되자 근로기준법과 노조법조차 무시하며 전면 탄압에 나선 것”이라고 비난했다.

지부는 회사가 조합원 전출을 강행할 경우 추가 고소에 돌입함과 동시에 환경,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직업성 암과 반도체 공장의 산업재해 문제해결에 나서는 등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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