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아래 협의회)는 4월22일 경기지부 회의실에서 3차 중앙교섭을 열었다. 이날 교섭에서 협의회는 노조가 제출한 4대 요구안에 대해 질문했다. 협의회는 노조 요구안에 대해 개별 사업장 상황과 비용 문제, 법원 판결 등을 근거로 노조의 타결 의지를 물어 올해 교섭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쌍식 협의회장은 “사업장별 소정근로시간이 달라 현재까지 월 227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정했다. 노조가 요구한 최저임금 월급을 227시간으로 나눠 6천1백원을 요구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첫 질문을 했다.

▲ 4월22일 노조 경기지부에서 열린 3차 중앙교섭에서 신쌍식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장(사진 왼쪽)이 노조 요구안에 대해 질문하고 윤욱동 노조 사무처장이 답변하고 있다. 수원=신동준

윤욱동 노조 사무처장은 “금속노조는 소정근로시간을 209시간으로 하도록 해왔다.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도 소정근로시간을 209시간 기준으로 하는 것이 맞다. 227시간으로 하자는 사측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못박았다.

신쌍식 회장은 “매년 법정최저임금보다 금속산업최저임금을 90원~100원 높게 책정했다. 올해 통상임금 등 인건비 상승 요인이 많은 상황에서 금속산업최저임금을 별도로 합의할 필요가 있느냐”며 “적용 대상도 이전과 달리 간접고용이 명확한 용역까지 확대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질문해 사실상 노조의 금속산업최저임금 인상 요구와 차이가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욱동 처장은 “국가에서 결정한 법정최저임금은 턱없이 부족하다. 전체적으로 인상해야 한다. 금속산업에서라도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한 최저임그하자는 요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처장은 “간접고용 노동자까지 적용대상을 확대한 것은 최소한 최저임금만큼은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제출한 요구안”이라고 답했다.

▲ 4월22일 노조 경기지부에서 3차 중앙교섭이 열리고 있다. 수원=신동준

신 회장은 임금, 노동시간체계 개선 요구안에 대해 “근로시간 단축은 노사 모두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업 규모별 차이가 있고, 생산성이 담보되지 않는 한 근로시간 단축은 어려움이 크다”며 “연장근로시간까지 포함해 실노동시간을 단축할 것 요구하면서 보전수당 요구하는데 생산성 향상, 성과와 연계하지 않고 방안을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 처장은 “임금과 노동시간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큰 틀의 합의를 했을 때 개별 사업장에 대한 구체 적용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윤 처장은 “노동자 입장에서는 적게 일하고 질좋은 생활을 누리는 것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월급제 추진하는 것이다”라며 “회사가 노동강도 강화와 장시간 노동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 생산성 향상만을 주장한다면 평행선 달릴 수밖에 없다”고 노동시간 단축과 월급제 도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직접생산공정 및 상시업무 정규직화 요구안에 대해 협의회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진통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신 회장은 “지난해 중앙노동위원회가 현대차 19개 공정은 불법파견이 아니라고 했고 울산지방법원은 최병승 조합원 판결은 개별 판결이라고 했다”며 “직접, 간접여부 상관없이 사내하도급을 사용하지 않고 정규직화 하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사내하도급은 회사 입장에서 하나의 경영방식일 수 있다”고 말해 노조 요구안과 입장차가 컸다.

▲ 4월22일 열린 3차 중앙교섭에서 최용규 노조 울산지부장이 사용자협의회의 질문내용에 문제제기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수원=신동준

윤 처장은 “노조는 현대차 노사 교섭 결과나 법원의 불법이냐 아니냐는 판단에 따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사내하도급, 비정규직, 간접고용 확대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라고 답해 정규직화 요구안의 의미를 다시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신 회장은 통상임금 요구안에 대해 “통상임금 문제는 개별 사업장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곳이 있다. 임금 체계, 지급 형태가 다른데 중앙에서 이 문제를 일괄 다룬다는 것이 가능하냐”며 “중앙에서는 이 문제를 이슈화하고 개별 사업장에서 다루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질문했다.

윤 처장은 “노조는 그럴 생각이 없다. 오히려 이 문제는 개별 사업장에서 해결할 수 없다”며 “법 판결에 맡겨둘 거라면 이런 요구하고 교섭할 필요 없다. 중앙에서 내용을 만들어야 사업장에서도 문제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최용규 노조 울산지부장은 “사용자협의회가 질문을 한다고 하면서 올해 중앙교섭이 어렵다는 것을 공표하는 것 같아 불편했다”며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2백만 명이 넘는다. 같은 일 하면서도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삶이 얼마나 비참한지 알고 있느냐. 사용자협의회는 비정규직, 최저임금노동자들에 대한 철학은 없고 오로지 법에 의존해 해결하겠다는 것 같다”고 협의회의 태도를 지적했다.

▲ 4월22일 열린 노조 3차 중앙교섭을 참관한 경기지부 교섭위원들이 중앙교섭위원들과 함께 임단협 투쟁 승리하자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수원=신동준

전규석 노조 위원장은 교섭 마무리 발언에서 “협의회가 사업장 별 상황 등을 얘기하며 기업별 해결을 얘기했는데 금속노조의 기본 정신과 금속노조를 부정하는 발언으로 들린다”며 “올해 요구가 제도적으로 노동자와 회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라는 것 확인했다. 사용자가 진지하게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지 얘기하는 교섭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협의회는 차기 교섭에서도 노조 요구안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4차 중앙교섭은 대구에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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