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의 대림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6일부터 21일까지 상경투쟁을 벌인다. 새벽같이 일어나 대림산업 본사 앞과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 집 앞에서 1인시위를 한다. 이 노동자들의 요구는 하나다. 4년4개월의 해고 생활을 끝내고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것.

대림자동차는 2009년 11월 2백 명을 희망퇴직으로 내쫓고 47명을 정리해고 했다. 지난 1월24일 부산고등법원은 해고무효소송을 제기한 노동자 12명의 정리해고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지노위, 중노위, 1심 재판 결과를 모두 뒤집은 판결이었다. 이경수 대림자동차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아래 대림차 해복투) 위원장은 “법원도 당시 정리해고가 잘못됐다고 확인했다. 회사는 법원 판결을 즉각 이행해 해고자들을 복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고자 복직, 그룹이 책임져라”

고법 판결을 지켜보자던 회사는 기존 판결을 뒤집은 결과가 나오자 이제는 대법 판결을 보자고 버티고 있다. 이 위원장은 “정리해고 이후 회사와 대화는 없었다. 교섭을 해야 뭐든 요구하고 우리 입장을 전달할텐데 그런 자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대림그룹 본사는 ‘대림자동차는 분리됐다. 우리와 상관없다’며 창원에 가서 해결하라고 한다. 하지만 창원 대림차 사측은 그룹사가 움직이지 않으면 자신들은 아무런 안도 낼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결국 그룹 회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대림차 노동자들의 판단이다.

이 위원장은 2009년 당시 정리해고가 경영위기가 아닌 노조파괴를 위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2백 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상황에서 회사는 정리해고를 중단하지 않았다. 정리해고 대상자가 된 노동자들은 모두 전현직 노동조합 간부들이었다.

이 위원장은 “회사는 정리해고를 한다고 발표한 뒤 노조활동에 참여하면 해고 대상자가 된다고 공공연히 얘기했다”며 “희망퇴직을 받을 때도 노조활동에 불참한 조합원들은 희망퇴직을 강요하는 면담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간부들은 정리해고로 내쫓고, 노조에 우호적인 조합원들은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이후 노동조합 선거를 다시 진행했고 당선된 집행부는 금속노조 탈퇴를 추진했다. 민주노조 파괴의 수순이었다.

▲ 대림자동차지회 해고자들이 고법판결에 따른 해고자 전원 복직을 요구하며 상경투쟁에 나섰다. 3월13일 이경수 대림자동차지회장이 대림산업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형석

회사 의도는 정리해고 이후 더 확실해졌다. 현장 노동강도는 30% 이상 높아졌다. 회사는 OEM을 확대하고 비정규직을 채용했다. 구조조정 당시 325명이던 비정규직이 현재 6백 명이 넘는다. 이 위원장은 “오토바이 사업 위기는 일시적인 것이다. OEM, 비정규직을 확대하려다보니 노조가 걸림돌이었던 것이다”라고 회사의 의도를 꼬집었다.

노조파괴 위한 정리해고

대림자동차는 지난해 창립 이래 최고 흑자를 기록했다. 매출액 3,896억원, 순이익만 198억원에 달한다. 이 위원장은 “지금도 비정규직을 계속 뽑고 있다. 정규직 사무직원도 채용한다. 부당해고 판결까지 난 해고자들을 복직시키지 못할 이유가 없다. 민주노조 재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해고자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리해고 된 47명 중 19명은 당시 합의로 복직했다. 회사는 이들을 8개월 가까이 교육을 시킨다는 명목으로 현장에 복귀시키지 않았다. 8개월이 지난 뒤에도 창원 공장이 아닌 서울, 광주 등으로 발령냈다. 아직도 세 명의 노동자는 공장 발령을 받지 못했다. 이 위원장은 “회사가 현장을 장악하기 위해 전 지회간부들을 현장과 철저히 분리시키려 한 것”이라고 회사의 의도를 지적했다.

2009년 정리해고 이전 회사의 노조파괴 시도는 수없이 진행됐다. 이 위원장은 “파업을 하지 않고 회사가 안을 낸 적이 없다. 1999년 투쟁 당시 노조 간부 뿐 아니라 선봉대원, 풍물패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다”며 “노조파괴 문건이 두 차례나 발견됐다. 2000년, 2003년 희망퇴직도 있었다. 회사는 민주노조를 깨기 위해 오랜 준비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대림자동차지회는 마창노련의 역사를 가진 노동조합이다. 회사는 우리의 투쟁 역사 자체를 없애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직할 때까지 끈질기게 투쟁”

공장에서 쫓겨난 뒤 해고생활이 벌써 5년째다. 긴 해고생활로 생계를 꾸려가기 쉽지 않다. 이 위원장은 “해고자 중 한 명은 내년이면 정년이다. 복직은 해고자들에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삶의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해고자들은 5년 동안 매일 아침 창원공장 앞에서 출근투쟁을 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공장 앞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농성을 진행했다. 대림차 노동자들은 21일까지 상경투쟁을 진행하고 다시 창원으로 내려간다. 5~6월 중 다시 상경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대림그룹 본사가, 회장이 해고자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끈질긴 싸움을 준비해서 오겠다”고 말한다.

“공장 식당에서 밥 먹는 것, 웃으면서 출근하는 것.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거 아닌 일상이지만 해고자들에게는 소중하고 부러운 모습이다. 모든 해고자들이 같이 복직해서 소중한 일상을 되찾겠다.” 이 위원장이 대림차 노동자들의 다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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