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니아코리아 노동자들이 생존권 지키기 투쟁에 나섰다.

9월2일 1차 총파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파업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11월5일부터 회사분할 중단을 요구하며 서울 본사와 스웨덴 대사관 앞에서 1인시위와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12월 스웨덴 원정투쟁도 계획하고 있다. 스웨덴 본사로 가서 최고 경영진을 만나 위협 받는 한국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알리고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것. 박태영 부산양산지부 스카니아코리아지회장을 만나  투쟁에 나선 이유를 들어봤다.

스카니아코리아 노사는 2012년, 2013년 임단협 교섭을 마치지 못했다. 올해 8월 지회는 임금인상, 고용안정 협약 등의 2013년 요구안을 제출하고 교섭을 시작했다. 지회는 임금인상과 성과급 지급 외에 △독립딜러 영업판매권 계약체결에 따른 고용안정 △부서 분할과 별도법인 설립 반대 △고용인원과 근로조건 유지 등을 요구했다.

▲ 박태영 지회장은 “회사는 현재 수익이 나는 수입과 도매, 지원부문을 신설회사로 옮기고 영업, 정비, 생산 등의 부문을 분리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익이 나지 않는 분야를 분리해 책임을 지지않겠다는 속셈”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석

회사는 지회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8월19일 회사 분할 계획을 발표했고, 분할을 해야만 임금, 성과급 등에 대한 안을 제시할 수 있다며 버텼다. 박 지회장은 “회사가 2012년, 2013년 일괄 타결을 주장하지만 대부분이 단협 개악안이다”라며 “교섭에 나오는 이들은 교섭을 타결할 의지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노사관계가 파행으로 치닫는 것은 지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분할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내년 1월1일 분할공고를 진행하겠다며 그에 맞춰 계획한 일정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회사 분할하겠다” 일방 추진

회사는 경쟁사들과 트럭판매 가격 담합으로 인한 불법행위가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에 176억원의 추징금을 납부해야 한다. 회사는 ‘스카니아코리아는 낼 돈이 없고 스웨덴 본사에서 돈을 받아오려면 회사를 수익이 나는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 그를 위해 분할을 해야 한다. 그것이 스웨덴 본사의 지시사항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 11월20일 논현동 본사앞에서 스카니아코리아지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탄압, 고용불안, 회사분할 중단을 요구했다. 김형석

이에 대해 박 지회장은 “분할을 해서 회사가 수익나는 구조로 바뀐다는 어떤 근거도 없다. 분할은 구조조정을 위한 과정일 뿐이다”라고 회사의 의도를 꼬집었다. 박 지회장은 “회사는 현재 수익이 나는 수입과 도매, 지원부문을 신설회사로 옮기고 영업, 정비, 생산 등의 부문을 분리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익이 나지 않는 분야를 분리해 책임을 지지않겠다는 속셈”이라고 설명했다. 스카니아코리아는 재무재표상 매년 이익이 나고 있다. 2012년 당기순이익은 178억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구조조정이 불가능하니 이익이 나지 않는 부문을 분할해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것이 회사 의도라는 것.

박 지회장은 인천 자회사 사례가 이같은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4일 자회사인 스카니아인천이 문을 열었다. 자본금 5천만원으로 설립한 회사는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1개월 만에 노동자 7명을 강제사직 시켰다. 이후 5명이 추가로 퇴직했다. 27명으로 시작한 회사에 현재 15명이 남았다.

박 지회장은 “회사가 말하는 수익구조로 변화는 ‘노동유연화’다”라며 “수익을 내기 위해 고정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인데, 결국 ‘잉여인력’으로 보는 인원을 줄여서 고정비용을 줄이겠다는 의도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법인 분리한 인천공장, 한 달 새 7명 사직

2년 전부터 공정위의 가격담합 조사가 진행됐다. 지회는 회사가 이때부터 전 분야에 걸쳐 회사 분할, 구조조정을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박 지회장은 2012년 3월 대표이사가 교체된 후 이같은 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고 말했다. 대표이사는 경영권이라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회사 축소 및 분리를 진행했다. 인천 자회사 설립도 그같은 계획 중 하나라는 것.

▲ “그동안 회사는 1조7천억원의 매출을 냈다. 그 중 1조4천억원, 90% 이상을 스웨덴으로 가져갔다. 남은 돈으로 고정비용, 운영비용을 사용한다. 이익이 아니라 손실이 0%가 목표인 회사다.” 박 지회장은 자국으로 모든 이익을 가져가면서 한국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나몰라라 하는 현재 경영 방식이 너무나 부도덕하다고 지적했다. 김형석

회사는 2013년 시무식에서 영업조직 분리를 발표하고 직영판매 조합원들이 일하던 지역의 영업권을 독립딜러에게 일방적으로 넘기기 시작했다. 올해 7월 강원, 충청, 호남 지역의 영업권을 독립딜러에게 넘겼다. 회사는 심지어 “세 지역에서는 딜러가 차를 팔고 있으니 직영사원은 차를 팔 수 없다”고 결정했다. 박 지회장은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대며 직영 영업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있다”며 “이후 해당 지역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지금까지 대기발령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생산분야도 마찬가지다. 차량 판매가 줄어들면서 생산량이 과잉인 상태. 회사는 2012년 11월 배치전환과 희망퇴직 등을 얘기하며 개별면담을 진행했다. 박 지회장은 “회사는 인천 자회사로 회사 분할을 시도했고, 딜러 외주화로 회사 축소도 진행했다. 다 성공했으니 이제 최종적으로 분할을 밀어붙이겠다는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회사 축소에 앞서 진행한 것이 노조 무력화다. 박 지회장은 “신임 사장이 부임한 후 그간 노사가 맺은 합의서 중 법을 상위하는 내용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며 “전국에 흩어져 있는 사업장인데 이러한 조치로 노조활동에 많은 제약이 생겼다. 이를 통해 노조 무력화를 기획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지회 전임자 축소, 지회 차량 반납 소송, 노사간 회의 참석 비용으로 지급된 운영비와 전임자 활동비 중단, 파업 정당성에 대한 노동부 진정제기 등 각종 탄압을 자행했다.

신임 사장, 노조 무력화-회사 전 분야 축소 추진

“그동안 회사는 1조7천억원의 매출을 냈다. 그 중 1조4천억원, 90% 이상을 스웨덴으로 가져갔다. 남은 돈으로 고정비용, 운영비용을 사용한다. 이익이 아니라 손실이 0%가 목표인 회사다.” 박 지회장은 자국으로 모든 이익을 가져가면서 한국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나몰라라 하는 현재 경영 방식이 너무나 부도덕하다고 지적했다.

▲ 11월 20일 기자회견에서 스카니아코리아지회는 회사분할을 통한 구조조정과 노조탄압 시도를 규탄했다. 박태영 지회장은 회사가 지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스웨덴 본사 원정투쟁을 포함한 전면투쟁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김형석

박 지회장은 “스웨덴 자본이 전세계 107개 사업부서를 운영한다고 한다. 그 나라 법만 어기지 않으면 자신들 경영권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현재 대표이사도 일방, 불소통 경영을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 과정에 수년간 일해 온 노동자들의 생존은 고려되지 않는다. 박 지회장은 이것이 회사를 살리는 방법이 아니라 결국 모두가 죽는 길을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알리기 위해 스웨덴 원정 투쟁도 진행할 계획이다.

평균 연령 40세 조합원들은 석 달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생계의 어려움은 당연하다. 박 지회장은 조합원들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분할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의지가 크다고 말했다. “인천 자회사 설립과 운영을 지켜보면서 현장에서 위기감을 크게 느꼈다. 회사 분할을 못 막아내면 일터를 잃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분할 반드시 막고 일터 지키겠다”

현재 현장직 조합원들은 파업을 진행하고 영업판매 조합원들은 일을 하고 있다. 영업판매 조합원들의 임금에서 파업 일수만큼 액수를 공제해 전체 조합원이 조금씩 생계비를 나누고 있다. 이것만 봐도 조합원들의 투쟁 의지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박 지회장의 설명이다.

“우리는 경영진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회사가 살려면 그 기반인 노동자들이 안정적인 고용구조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런 회사를 만들기 위해 투쟁하는 것입니다.” 회사를 살리겠다며 노동자들의 고용은 안중에도 없는 경영진. 스카니아코리아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을 막아내고 일터를 지키겠다는 의지 하나로 초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있다.

“투쟁은 스웨덴 본사까지 이어진다”

20일 스카니아코리아지회 노조탄압, 회사분할 규탄 기자회견

스카니아코리아지회는 11월 20일 논현동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탄압, 고용불안, 회사분할 중단을 요구했다.

스카니아코리아지회(지회장 박태영)는 회사가 이익을 내는 부서는 내년 1월 1일부로 신설회사로 옮기고 화물상용차 가격담합으로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175억여원의 과징금은 제조, 정비 및 판매 조합원이 소속된 기존 회사에 떠넘기려한다고 밝혔다.

박태영 지회장은 “회사가 막대한 가격담합 불법행위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면서 노조탄압이 쉬운 회사분할, 구조조정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말하며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회사분할은 노동자뿐만 아니라 고객까지도 손해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지회장은 “이 같은 계획이 중단되지 않을 경우 12월 스웨덴 본사를 찾아가 무책임한 경영과 노조탄압을 일삼는 현 경영진 교체를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쌍용 부위원장도 “카이헨릭 파름 대표이사가 부임한 2012년부터 노사간의 합의가 깨지기 시작했다”며 “투쟁은 국내뿐 아니라 스웨덴 본사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카니아코리아는 스웨덴에 본사가 있는 대형 트럭 조립생산 및 판매 회사이며 스웨덴 스카니아의 최대주주는 유럽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폴크스바겐이다.

김형석 노조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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