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회 결성 계기는?
기본적으로 워낙 사측에 대한 불평불만이 많았다. 근로시간은 주 80시간에서 많게는 100시간이 넘는다. 10년 넘게 일했음에도 기본급이 100만원도 채 안 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와중에 작년 10월 경주공장에서 금속노조 깃발이 세워진 것을 목격했다. 경주에서 임단협이 체결되면 사측은 그 내용을 알려주지 않고 경주공장보다 낮은 조건을 강요했다. 경주공장 조합원들이 투쟁하는 것을 보며, 같은 노동자 입장에서 다시 태어나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우리도 민주노조를 만들어야겠다고 뜻을 함께한 동료들이 모이기 시작했으며 얼마 전 결실을 보게 됐다.

준비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많은 동지들이 도와줘 시간을 쪼개는 것 외에는 특별히 어려움이 없었다. 경기지부에서 교육을 해주기도 하고, 특히 경주공장 지회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그 먼 길을 일주일에 두 번씩 올라온 적도 있었고, 지금도 많이 신경써주고 있다. 3일 지회 설립보고대회를 할 때도 열두 분이 올라와 힘을 주셨다.

▲ 11월8일 열린 2009년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인지컨트롤스 안산지회 조합원들.
사측의 대응은?

사측이 2008년 12월에 노조를 만들어 놨다. 한데 설립한 사람을 찾아 물어봤더니 “자기가 설립한 것이 아니다”, “이미 탈퇴했다”고 했다. ‘복수노조 금지’조항을 악용해 민주노조 건설을 막고자 유령노조를 세운 것이다. 지회가 설립되자 사측은 부랴부랴 일반직들을 이 노조에 가입시켰다. 또한 우리 조합원들에게도 전화와 가정방문, 현장 라인에서 회유와 협박을 하며 금속노조 탈퇴와 기업노조 가입을 강요하고 있다. 지회에서는 ‘복수노조 금지’조항과 상관없이 지회 설립이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례까지 첨부해 공문을 보냈음에도, 사측은 노동부 회신이 오지 않았다는 핑계를 들어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또한 관리직 수십 명을 동원해 정문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점심시간 1,2공장 간 이동까지 막고 있다. 지난주 토, 일요일부터는 쟁의를 대비해서인지 1,2공장에 각각 사무직 60여명씩 투입됐다. 10일부터는 일용직까지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조합원들 분위기는 어떤가?
사측의 탄압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기에 전혀 흔들림 없다. 조합원들이 30대 초반으로 젊어서인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국노동자대회에도 60명 넘게 참가했는데, 대부분이 처음 참가한 사람들이었다. 다들 새로운 경험을 했다며 뿌듯해 하고 있다.

15만 동지들에게 포부를 밝힌다면?
아시다시피 안산지역 민주노조 운동이 많이 약화됐다. 지역에서 민주노조 운동의 부활을 알리는 계기가 되도록 반드시 노조를 지켜내겠다. 인지자본이 워낙 막강하지만 조합원들 믿고 싸우면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 15만 조합원들 뿐 아니라 천만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하는 지회가 되겠다.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