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에서 지난해 12월 16일 사내하청업체 노동자가 추락하여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한지 두 달도 되지 않아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6일 대형개폐용 문(빅 도어)이 상부 5미터 지점에서 추락하여 문을 통과하던 32살의 사내하청 노동자가가 압착됐다.

회사는 올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경영방침을 밝혔지만 연이어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번 사망사고는 회사 관리자들의 안일한 시설관리가 불러온 인재다. 현장 노동자들은 “개폐 작동 시 ‘덜컹 덜컹’거리며 소리가 나고, 이상 작동을 해도 그동안 철저한 정비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 사망사고는 ‘괜찮겠지’, ‘어제도 괜찮았는데’라는 회사 관리자들의 안일함이 불러온 살인이다. 생산기계나 생산설비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회사는 즉각 정비를 했을 것이다. ‘생산제일’만을 외치는 회사가 정작 노동자의 생명과도 같은 ‘안전제일’은 외면한 결과다.

▲ 현대삼호중공업은 올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경영방침을 밝혔지만 연이어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있다. 6일 사고를 당한 사내하청노동자가 쓰고 있던 안전모가 사고현장에 뒹굴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지회> 

현장 노동자들은 “왜 꼭 사람이 죽어야만 현장이 바뀌고, 움직이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조선업 사업장에서는 대형개폐용 문에 의한 중대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형식적 점검에 머물고 시간이 지나면 방치하는 안일한 안전관리 시스템 때문이다. 회사는 6일 사망사고가 발생하고서야 현장관리자들을 동원하여 전 공장 대형개폐용 문을 점검했다. 현장 노동자들은 “방치된 시설을 사고 전에 안전점검했다면 이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삼호중공업지회(지회장 황의규)는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하고 상집 철야 농성에 들어갔다. 또한 대의원들의 결의로 확대간부 전원이 7일 아침 출근선전전을 진행하였다. 점심시간에 전 조합원 중식 추모집회를 진행한 지회는 회사에 임시 산업안전보건위원회 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지회는 또한 △사고관련 책임자 처벌 △사고재발방지를 위한 사내 빅 도어(상/하, 좌/우) 특별안전점검 △전 조합원(사내협력업체) 특별 안전보건교육 △유가족 책임 보상 △사업장 내 특별안전점검 실시 △중대재해 목격자 정신적 피해 보상 및 치료를 요구했다.

위험한 시설을 방치해 젊은 사내하청 노동자의 삶을 앗아갔다. 생산은 책임지되, 사고는 책임지지 않는 회사의 태도가 계속된 사고와 중대재해를 불러오고 있다. 이제 중대재해를 끝내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있다면 위험한 시설을 방치해 중대재해를 발생시킨 회사가 명확하게 책임져야 한다.

나기봉 / 광주전남지부 현대삼호중공업지회 교선부장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