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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금속노조의 얼굴입니다”[우리지회가 사는 법-1]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김형석 선전부장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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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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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현재 금속노조 산하에 19개 지부 2백 40여 지회가 있습니다. 특히 지회는 금속노조의 골간을 이루는 사실상의 최초 사업단위입니다. 그리고 각 지회는 서로 규모도, 업종도, 역사도, 사업방식도 제각각입니다. 이 같은 제각각의 사업이 모여 금속노조를 이룹니다. [우리지회가 사는 법]은 1년 동안 전국을 돌며 이 같은 각 지회의 활동상을 조명하는 연재코너입니다. 금속노조 산하 지회가 바로 금속노조의 얼굴입니다. <편집자 주>


지난 10일 오전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사무실을 찾았다. 서울 성수 공업지역이 위치한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가까운 사무실은 밝고 깨끗했다. 노동자 조직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조합원과 함께 업무 중이던 김태을 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사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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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일상활동에 열중하는 지회를 서울지부에 물으니 이곳을 추천했다. 간단히 지회 소개부터 해달라.

우리 지회 조합원 수는 120명 정도지만 관할 지역은 꽤 넓은 편이다. 서울과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동부지역이라고 보면 된다. 아무래도 오래 전부터 성수공단이라는 오래된 공업지역을 중심으로 하다 보니 이곳을 거쳐 간 노동운동 주요 활동가들도 많다. 주요 사업장으로는 아세아이엔티 성진전자 현대웰슨 등이다. 현대웰슨은 2010년 조직상담의 성과다. 조합원들은 현대차, 기아차 직영 정비소에서 오디오 장비 수리를 한다.

금속노조 이전에는 동부금속노조였고 그 시절에 가입해 20년 이상 된 고참 조합원들도 여럿 있다. 역사로 따지면 밤을 새워도 모자라지만 공단이 쇠락함에 따라 몇몇 사업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조합원이 개별조합원으로 남아 계신다.

조합원 수가 매우 적다. 열중하고 있는 사업은 어떤 것인가.

무엇보다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 사업이다. 주요하게는 현장 환경개선, 교육, 노동안전보건 등의 사업을 펼친다. 노동안전보건사업은 인쇄, 제화, 금속 사업장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대부분 카센터 수준의 중소영세업체이지만 성동지역 전체 종사자는 2천여 명이다. 전형적인 하청에 재하청 형태로 매우 영세한 3D업종이다. 노조와 문제가 생기면 바로 폐업하고 도주할 곳들이다.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 “금속노조나 기업지부 및 기업지회 분들이 금속노조에 애착을 가지고 현장을 지키는 지역지회 조합원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일상적인 생활과 활동을 들여다보고 호흡해야 우리를 이해할 수 있다.” 김태을 지회장의 말이다. 김형석

성진전자의 경우 성수지역에 있었으나 조합과의 마찰을 두려워한 사업주가 남양주로 이전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이 끈질기게 버텨 회사와의 협상을 통해 산업보건위원회를 따냈다. 지금은 노조 노동안전보건실에서 직접 회사의 안전교육을 맡아서 진행한다.

이 지역 노동안전보건사업은 사업장 문을 일일이 두드려서 될 일이 아니다. 단순히 노동안전보건 의제를 알리고 상담받아 노조 가입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다. 지역 근로자복지센터를 통해 지자체 및 노동부 등을 끼고 진보정당 및 사회단체와 연대해 캠페인과 상담사업을 벌이려고 한다.

조합원을 상대로 하는 사업도 쉽지 않을듯하다. 조합원들끼리 모임은 활성화돼 있는가.

일상적으로 조합원들은 정기모임 아니면 모이기가 힘들다. 대부분 퇴근하고 밤에 모일 수밖에 없다. 선거구 모임의 경우 주거지별 모임과 현장별 모임이 있다. 주거지별 모임은 여성 선거구와 남성 선거구를 나누어 가진다. 한 지역에서 젊은 시절부터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자연스레 결혼한 커플들도 많다. 왕년에 열성적이던 조합원들도 육아문제로 참여율이 많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남성과 여성을 나누어 모임을 잡아 모임이 없는 쪽이 아이들을 나누어 돌본다.

이곳을 거쳐 간 유명한 금속노조 활동가들도 많다. 또 한국캅셀의 경우처럼 회사는 없어졌어도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조합원도 많다. 조합원 자격 유무를 떠나 지역지회 사무실은 그들의 삶속의 일부로 자리 잡은 모임공간이 되었다. 지역에 토착화되어 있다 보니 경로당이라며 놀리기도 한다. (웃음) 90년대 초중반 가입한 조합원들은 아직도 지회의 대소사에 참석해 든든한 기둥역할을 한다.

큰 규모의 지회는 아니지만 그래도 자랑하고 싶은 것이 있을 듯 하다.

자랑할 만큼 지역에서 대규모로 조직사업 성과를 거두진 못하지만 사실 금속노조에 정말로 애착을 가지고 헌신하는 사람들이라 자부한다. 지회 조합원들은 어디 가서 ‘내가 동부지역지회 조합원이’라 생각한 적 없다. 언제나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조합원이라 말한다. 금속노조 배지 달고 스스로 노조 얼굴이라고 생각하며 산다. 그래도 동네에서 금속노조 이름 걸고 뭐라도 해보겠다며 사업하는 거다. 금속노조는 우리 조합원들의 유일하고 든든한 버팀목인 셈이다.

   

▲ “우리같은 영세한 지역지회는 사업비 쪼개 쓰다 보면 기존 조합원과 밥 한 끼 나누기도 어려운 사정이다. 우리 지회는 사업을 중심으로 저녁시간에 모일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럴 때 얼마 되지도 않는 조합원들에게 술 한 잔, 밥 한 끼 사주면서 얘기를 나누고 싶은데 그렇게 못하는 것이 가슴 아프다. 그렇다고 빠듯한 지회 사정 알면서 일일이 사무장에게 영수증 내밀기도 미안하다. 내 돈을 쓰고 싶어도 쓸 돈도 없고. 좀 더 마음을 열고 지역지회를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김형석

얼마 전에 자동차 첨가제 제조업체인 불스원 본사 영업팀의 한 분이 금속노조에 홀로 가입했다. 그 조합원은 입버릇처럼 “내가 나선다면 금속노조의 도움으로 주위의 부당한 현실을 많이 바꿀 수 있다”고 얘기했다. 결국 이 조합원은 가입하고 얼마 안 있어 회사가 거부하던 수당 지급과 차량배정이라는 작지만 소중한 승리를 거두었다. 지금은 회사 동료들을 조직하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노동자에게는 금속노조가 유일한 힘이 되는 조직이다

금속노조에 아쉬운 점이나 바라는 점은?

15만 금속노조에서 대공장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긴 하고 원칙적으로 지역지회도 자력갱생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같은 영세한 지역지회는 사업비 쪼개 쓰다 보면 기존 조합원과 밥 한 끼 나누기도 어려운 사정이다. 우리 지회는 사업을 중심으로 저녁시간에 모일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럴 때 얼마 되지도 않는 조합원들에게 술 한 잔, 밥 한 끼 사주면서 얘기를 나누고 싶은데 그렇게 못하는 것이 가슴 아프다. 그렇다고 빠듯한 지회 사정 알면서 일일이 사무장에게 영수증 내밀기도 미안하다. 내 돈을 쓰고 싶어도 쓸 돈도 없고. (웃음) 좀 더 마음을 열고 지역지회를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또, 금속노조나 기업지부 및 기업지회 분들이 금속노조에 애착을 가지고 현장을 지키는 지역지회 조합원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일상적인 생활과 활동을 들여다보고 호흡해야 우리를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회 간부들은 지난 전국노동자대회를 앞두고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선전물을 계속 돌렸다. 공단 노동자들이 이것을 보고 관심을 가질 만하도록 그런 선전물을 만들어줘야 한다. 잘 모르는 노동자들이 그것을 보고 집회에 나오기도 한다. 현장과 호흡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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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지역지회 소개] 서울 성수공단의 마지막 지킴이
성동 근로자복지센타 건립이 큰 성과

조합원 120명 규모의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는 서울 동남, 강북지역 및 경기 동북부를 담당하고 있는 ‘지역지회’다. 그중에서도 지회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가 핵심적인 사업지역이다.

서울 성수공단은 성수동 준공업지대를 가리킨다. 서울 구로공단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되어 계획적으로 조성된 반면, 성수공단은 정부 보조 없이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공장지대다. 한때 ‘서울의 중공업지대’라고 불릴 만큼 금속 및 기계업종 사업체가 밀집해 있었지만 90년대 들어서면서 1백 인 이상 중소기업이 속속 떠나 영세사업장이 대다수를 차지하게 됐다. 현재는 8천 1백 여 기업체 중 가장 많은 출판 인쇄 분야 업체와 기계, 전자부품, 의료, 광학, IT 제조업 등의 영세 중소사업장이 들어서있다.

   

▲ 동부지역지회의 지역사업이 거둔 최근의 성과로는 성동 근로자복지센터(아래 복지센터)다. 지역 노조와 사회단체들이 지자체 선거과정에서 유력 후보와 정책협약을 맺은 뒤 올해 5월 12일 설립했다. 동부비정규센터가 위탁관리를 하는 형식의 복지센터는 지역 노동자를 대상으로 상담 및 교육, 복지실태조사 등의 사업을 전담한다. 동부지역지회는 이창식 전 지회장을 파견하여 사무국장을 맡게 했다. <성동구의회> 제공

지회 임원은 김태을 지회장과 정인철 사무장만 있으며 사업장별로 세 명의 수석대의원을 더해 지회 운영위원회를 연다. 지회의 유일한 전임자인 김 지회장은 기업사냥꾼에 의해 폐업된 한국캅셀공업 출신이다. 조합원이 모아주는 후원회비 월 50만원을 받아 활동 중이다.

정 사무장은 전임은 아니지만 근무하는 틈틈이 지회 업무를 보고 있다. 정 사무장은 병역특례로 입사했던 조합원들이 제대하면서 아세아ENT라는 사업장의 유일한 금속노조 조합원이 됐지만 현재까지도 지회를 통해 회사와 임단협을 맺고 있다.

현재 지회를 통해 임단협을 체결하는 사업장은 성진전자, 아세아ENT, 현대웰슨 세 곳뿐이다. 주력 사업장은 자동차 오디오를 비롯한 전장전자부품을 유지보수하는 현대웰슨으로 전국에 조합원이 흩어져 있다. 젊은 조합원이 많아 지회에 활력이 되고 있다.

“없는 사람끼리 모여 살아요

지회 사무실에는 민주노동당 성동구위원회, 서울동부비정규노동센터, 서울경인지역인쇄지부, 민주노총 동부지구협의회도 같이 살고 있다. 지회장 말로는 ‘없는 사람끼리’ 모여 사는 셈이다. 민주노총 전략조직화 사업의 일환으로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및 노동복지연대 등의 사회단체가 2007년 동부비정규노동센터(대표 최창준)를 설립해 운영중이다. 상근자는 한명이지만 금속, 인쇄, 제화 등의 지역노조를 중심으로 함께 지역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사업과 상담 활동을 한다.

   

▲ 지회 임원은 김태을 지회장과 정인철 사무장만 있으며 사업장별로 세 명의 수석대의원을 더해 지회 운영위원회를 연다. 지회의 유일한 전임자인 김 지회장은 기업사냥꾼에 의해 폐업된 한국캅셀공업 출신이다. 조합원이 모아주는 후원회비 월 50만원을 받아 활동 중이다. 지회 간부들이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김형석

동부지역지회의 지역사업이 거둔 최근의 성과로는 성동 근로자복지센터(아래 복지센터)다. 지역 노조와 사회단체들이 지자체 선거과정에서 유력 후보와 정책협약을 맺은 뒤 올해 5월 12일 설립했다. 동부비정규센터가 위탁관리를 하는 형식의 복지센터는 지역 노동자를 대상으로 상담 및 교육, 복지실태조사 등의 사업을 전담한다. 동부지역지회는 이창식 전 지회장을 파견하여 사무국장을 맡게 했다.

성수동 지회 사무실 인근에 위치한 복지센터에는 사무공간의 상담실, 회의실 외에 공용 강당도 있어 공동 사용할 수 있다. 이미 서울경인지역인쇄지부가 인쇄-출판 산업 편집학교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창식 복지센터 사무국장은 건물 ‘짜투리’ 공간을 활용해 향후 북카페와 컴퓨터 교육실까지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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