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낮 공장 안팎에서 벌어진 연대투쟁에 힘입어 김효찬 현대차전주비정규직지회장을 비롯한 비정규직 해고자들 중 일부가 회사의 봉쇄를 넘어 공장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현대차지부 전주위원회 회의실에서 만난 김 지회장은 “이렇게 많은 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 투쟁을 벌인 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며 전주위원회와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김효찬 현대차전주비정규직지회장이 9월6일 현대차 전주공장 정문 앞에서 열린 집회 도중 회사가 설치한 바리케이드 위에 올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상철=현대차지부전주위원회

김 지회장은 “오늘 진입투쟁이 성사됐지만 회사의 현장탄압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오늘 승리를 계기로 조직력을 강화해 제 2의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을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래는 김 지회장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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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투쟁 소감이 어떤가?

조합원들에게 오늘은 기필코 현장으로 들어가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비록 정문을 봉쇄를 정면으로 돌파하지는 못했지만 원하청 연대, 지역 노동자들과의 연대로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뿌듯하다. 오늘 투쟁을 보며 전주공장이 원하청 연대의 마지막 보루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규직 노동자들만 1천명 넘게 모인 것 같은데 이렇게 많은 정규직들과 함께 연대 투쟁을 벌인 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 어찌 보면 외면할 수도 있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진정성을 가지고 정규직 노동자들이 달려와 주셨다. 전주위원회의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연대에 신뢰를 담아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다.

▲ 김효찬 현대차전주비정규직지회장이 9월6일 낮 현대차 전주공장 정문 밖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대투쟁을 호소하고 있다. 김상민

현장 분위기는 어떤 것 같나?

아직 조합원들과 충분히 얘기를 나누진 못했지만, 공장안에서 본 조합원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오늘 투쟁으로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본다.

현장 탄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미 비정규직 노동자 5명이 고소고발을 당한 상태인데, 이중 4명이 조합원이다. 또한 업체별로 해고자 출입 투쟁에 동참하면 징계하겠다는 공고가 붙은 상태다. 회사는 조합원들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는 협박 문자도 보냈다. 오늘 원하청 연대투쟁의 기세를 보고 회사가 다소 주춤할 수도 있지만, 아마 현장 탄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까지 출입을 허용하던 회사가 최근 강도 높은 탄압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라 보는가?

가장 공고하기로 유명한 전주공장의 원하청 연대를 깨기 위함이다. 특히 적절한 시기를 노린 계획적인 탄압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부 임단협이 마무리되고, 선거가 임박하자 원하청 연대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을 것이다. 회사는 업무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하지만 핑계에 불과하다. 그간 공장에 출입했을 때도 현장 방문은 가급적 자제했었다.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려운 조건에서도 희망은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앞서 전주공장이 원하청 연대의 마지막 보루라고 했다. 보루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대의 모범은 널리 확산돼야 한다. 특히 현대차 울산, 아산공장 동지들이 우리 투쟁을 보며 힘을 받았으면 좋겠다. 전주공장의 작은 승리가 제 2의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의 밑거름이 되고 불씨가 되길 바란다. 우리도 오늘 승리를 계기로 조직력을 강화해 제 2의 투쟁을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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