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과 유성기업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시작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의 무기한 단식농성 열하루 째일 23일. 전국 3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서울에 모였다.

민주노총(위원장 김영훈)은 이날 날 2시 30분 ‘정리해고 철회, 노조파괴 및 정치탄압 중단 결의대회’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었다. 이날은 특히 민주노총 위원장 단식에 동조하는 하루단식 연인원이 4백 9명 째 되는 날이었다. 이날 모인 3천 여 명의 노동자들은 일제히 정리해고와 노조탄압, 정치탄압 및 단협해지 등 자본과 정권의 노동탄압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 민주노총이 23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정리해고 철회, 노조파괴 중단을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강정주

이날 집회 때 대회사에 나선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 유성기업과 국민연금공단 사태는 이명박정권 3년 6개월 동안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질됐는가를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라고 단언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대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노사자율로 해결해야 된다면서 유성기업에는 외부세력인 용역과 경찰이 개입해 사태를 장기화시키고 있다”며 “교섭권과 체결권을 가진 금속노조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이 왜 외부세력이냐?”고 따져묻기도 했다.

이어 김 위원장과 같은 날부터 무기한 동조단식을 벌이고 있는 심상정, 노회찬 전 국회의원도 이명박 정권의 반노동자적 탄압과 행태에 대해 강력한 규탄 목소리를 냈다. 특히 노 전의원은 “7월 말까지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에 정부가 나서지 않을 경우 우리가 직접 나서 정부를 끌어내는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이날 집회 참가자 3천 여 명이 한진중공업 본사 앞까지 행진하려 했지만 경찰이 본사 앞에 차벽을 세우고 길을 막고 있다. 강정주

서울광장 앞 집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낮 3시 30분부터 한진중공업 본사 앞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집회참가자들은 일제히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모는 이명박정권 심판하자”, “해고는 살인이다 조남호 회장 처벌하라”, “정리해고 철회하고 한진청문회 개최하라”, “정치탄압 중단하고 정치자금법 개정하라”, “노조파괴 중단하고 유성기업 직장폐쇄 철회하라”, “밤에 잠좀 자자, 심야노동 철폐하라”라고 행진 내내 외쳤다.

1시간 여를 행진한 집회 대오는 한진중공업 본사가 있는 남영동삼거리에 도착했다. 이에 경찰병력은 집회대오가 다가서지 못하도록 차벽을 설치해 봉쇄했다. 이날 경찰은 살수차 6대, 45인승 경찰버스 40여 대를 한진 본사 앞에 배치했다. 이날 모인 집회대오는 30여 분간 그 자리에 연좌해 “노동자 다 죽이는 이명박정권 몰아내자”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어 집회 참석자들은 오는 30일 부산 행 3차 희망버스 행사에 최대한 조직키로 결의를 모으고 자진해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날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85호 크레인 고공농성 199일 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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