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현장으로 돌아가기 위한 투쟁 60일, 이재윤 유성기업지회 비상대책위원의 단식18일째인 16일, 유성기업 공장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금속노조 서울, 경기, 인천, 충남, 대전충북지역 조합원들을 비롯해 건설노조, 보건의료노조, 공무원노조 등 민주노총 조합원 6백 여 명이 참석해 유성기업 투쟁 승리의 뜻을 모았다.

▲ 7월 16일 유성기업 앞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대회 참가자들에게 투쟁 의지를 밝히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정주

이날 이정훈 비대위 공동대표는 “어제 복귀한 노동자 중 69명이 복수노조를 설립했지만, 아산공장에 복귀한 150명 중 복수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이 복수노조 가입자와 현장에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이 공동대표는 “회사에서 조합원들에게 50억 원 손해배상 가압류를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며 투쟁의 자신감을 내비치며 “민주노총, 금속노조, 시민단체까지 모두 우리 투쟁을 공유하고 응원하고 있다.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이 생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유성기업 노동자와 가족이 현수막을 들고 선전전을 하고 있다. 강정주

이 대표의 얘기처럼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13일부터 한진중공업과 유성기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서울 대한문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금속노조도 18일부터 모든 지부가 매일 돌아가면서 10명 이상 조합원을 서울로 모아 동조단식과 시민선전전, 투쟁문화제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박유기 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지금 한진중공업, 시그네틱스 정리해고 철회와 유성기업의 불법적 직장폐쇄 철회를 위한 투쟁에 직면해있다”며 “23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30일에는 3차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달려갈 것”이라고 이후 계획을 밝혔다. 이어 박 위원장은 “18일 김영훈 위원장이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를 만나 노동현안에 정치권이 직접 움직일 것을 주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 대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정주

이날도 여전히 경찰은 유성기업 노동자들과 집회 참석자들이 공장 쪽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대규모 병력과 차량을 동원해 국도를 통제했다. 때문에 이날 집회도 공장에서 2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국도 한복판에서 진행해야 했다. 이 자리에서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유성기업 공장으로 가기 위해 뒷 길을 따라 20여 분 행진했다. 행진 뒤 도착한 곳에서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수 십년을 일하며 키워온 공장과 ‘유성기업’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하지만 이 때도 경찰이 몇 겹으로 길을 막아 다가갈 수 없었다.

▲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유성기업 공장으로 가기 위해 뒷길로 행진을 하고 있다. 강정주

이 자리에서 윤영호 비대위원은 “이 자리에서 또 가로막혔지만 유성에서는 매일 경찰이 출근을 못하게 막고 집회를 불허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경찰은 직무집행법 15조를 들먹이면서 우리를 가로막지만 도저히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 수가 없다”고 경찰의 행태를 비난했다. 이어 윤 위원은 “지난 주 조합원들은 수련회를 진행하고 7월 말까지 최대한 교섭을 통해 최대한 평화롭게 사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결정했다”며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가 이 자리에 모인 동지들과 잔치를 벌일 수 있도록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 유성기업 공장이 보이지만 이 곳에서도 경찰이 가로막아 더 가지 못했다. 조합원들이 공장을 등지고 피켓을 들고 서있다. 강정주

장인호 충남지부장도 대회 참가자들에게 이후 유성 투쟁에 같이해줄 것을 당부했다. 장 지부장은 “많은 간부들이 구속되고 수배되면서 투쟁을 했고 이재윤 동지가 20일 가까이 단식을 하고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힘이 부족해 고작 이 곳에서밖에 집회를 못하고 있다”며 “이 자리에 모인 우리들이 더 현장을 조직하고 또 다시 이 곳에 모인다면 반드시 경찰을 뚫고 현장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