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6일, 1년 뒤에 복직시키겠다는 약속을 받고 공장을 등졌던 쌍용차 노동자들. 이른바 무급휴직자. 하지만 2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고 복귀 약속을 이행해야 할 시기가 지난 지도 1년이 다 되어간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1월 인도 마힌드라그룹으로의 매각이 진행되고 ‘재도약’을 꿈꾸면서도 무급자에 대한 복귀 계속은 ‘아직 없다’고만 해왔다.

이런 회사가 22일부터 무급휴직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제 복귀 계획을 내는 건가.” 조합원들은 일말의 기대를 가졌지만 역시나 아니었다. 고동민 쌍용차지부 조합원은 “회사는 무급자 설명회를 하겠다면서 무급자들에게 희망퇴직이나 쌍용차 비정규직 고용을 선택하라고 하고 퇴직금 중간정산 얘기를 하겠다고 알렸다”며 “정말로 비겁한 회사”라고 분노했다.

▲ 6월21일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열린 쌍용차 파업 투쟁 2주년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쌍용차지부
21일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는 이런 회사의 태도에 대한 분노와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쌍용차 노동자들의 결의를 다지는 집회가 열렸다. 2009년 회사의 일방적인 정리해고에 맞서 파업 투쟁을 벌인 지 2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은 “현장으로 돌아가기 위한 투쟁을 끝까지 이어가겠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의지를 모았다.

김호규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합의서에는 분명히 1년 뒤 복귀를 약속했고, 혹시 물량 문제가 있을까봐 주간연속2교대제라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명시했다. 지난 3월 멈췄던 대화를 다시 시작하자고 요청한 것도 벌써 4개 월 째이지만 아직 답이 없다”고 회사의 태도를 규탄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반드시 이 싸움 승리해서 3주년 기념행사는 현장에서 컨베이어 타면서 월차내고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인석 지부장은 “우리를 회사에서 내쫓자마자 생긴 기업 노조는 올 해 임금 협상을 9차만에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무급자, 해고자들에 대한 문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규탄하며 “우리가 승리할 길을 단결 투쟁 밖에 없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 결의대회에서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이 노래 공연을 하고 있다. 쌍용차지부
결의대회에는 서울, 경기, 인천, 충남 등 곳곳 투쟁사업장 노동자들도 참석했다. 특히 오는 7월 14일부로 전 조합원 정리해고를 앞두고 있는 시그네틱스분회와, 전조합원 정리해고에 맞서 본사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대우자동차판매지회 노동자도 이날 집회에 동참했다. 박기동 대우자동차판매지회 사무장은 20일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심판회의에서 지회 요구가 기각된 상황을 알리며 “좀 더 최선을 다해서 투쟁해서 현장으로 돌아가겠다. 10년 동안 이어온 싸움 반드시 승리하자”고 전했다.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은 노래 공연과 상징의식을 준비해 결의대회 참석자들에게 선보였다.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는 우리는 그 죄 때문에 목숨을 잃어야 했다. 하지만 우리의 투쟁은 영원할 것이다. 우리가 현장으로 돌아가 연대한 동지들과 축제를 벌일 날 멀지 않았다. 반드시 투쟁하고 이길 것이다. 투쟁.” 조합원들은 투쟁 2주년을 지나며 또 다시 투쟁을 결의했다.

이날 결의대회를 마치며 지부는 회사에 ‘대화하자’고 적힌 요구서한을 다시 전달했고 사측의 노사협력팀장이 정문 앞에서 서한을 받아갔다. 벌써 수차례 무급자와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 문제 해결을 위한 교섭을 요청했지만 회사는 단 한 차 례도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