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재 대우조선사내하청조직위 의장의 철탑 고공농성 56일째를 접어 든 지난 3일.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는 철탑농성장 아래에서 ‘경남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날 참석자들은 강병재 의장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비정규직 투쟁 승리에 대한 결의를 모았다. 

민주노총 김천욱 경남본부장은 “강 동지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자랑이자 희망”이라며 “현장에 이 상황을 전달하고 수많은 대오를 조직해 사측을 압박하고 이 투쟁을 승리로 만들자”고 말했다. 노조 경남지부 김진호 수석부지부장 역시 “자기 몸을 아껴가지 않으며 투쟁하는 강 동지의 마음을 함께 풀어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 철탑고공농성 56일차인 5월3일 민주노총경남본부 등이 농성장 아래에서 경남노동자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경남=정영현

비정규직 투쟁에 연대를 위한 독려도 이어졌다.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강 동지의 투쟁에 작은 힘이라도 함께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존재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우리는 더디지만 우리의 승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성토했다.

특히 강병재 의장은 철탑고공농성을 계속 이어갈 뜻을 밝혔다. 강 의장은 “대우조선 사내 하청노동자의 실질적 사용자는 대우조선임을 밝혀주고 현장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이 투쟁의 정당성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농성 56일째인 강병재 의장의 야윈 모습에 참석자들의 안타까움이 더 했다. 철탑을 지키고 있는 민주노총 경남본부 최희태 조직1국장은 “지난 밤 바람이 심하게 불어 철탑을 올려다보니 천막이 바람에 날아가 강 동지가 비를 그대로 맞고 있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성만호 대우조선노조 위원장은 “강 동지가 이 땅을 밟고 함께 투쟁할 수 있는 길은 없나 고민하고 있다”며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성 위원장은 “강 동지의 무사귀환해 같이 투쟁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아래는 강병재 의장 발언 전문

2달이 되어갑니다. 이 자리에서 대우조선 현장이 더욱 잘 보입니다. 관리자 책임자가 더 잘 보입니다. 매일 점심시간에 대우조선 모든 노동자들이 밥 먹으로 갈 때 비정규 노동자의 설움과 분노를 알려 낼 것입니다. 대우조선 생산의 70% 이상을 담당하면서도 빼앗기며 짓밟히는 비정규 노동자들 스스로 단결할 수 있다는 것을 계속 이야기하겠습니다.

▲ 3일 경남노동자 결의대회에서 강병재 의장이 "투쟁의 정당성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의를 밝히고 있다. 경남=정영현

원청과 관리자는 마치 대우조선과는 관계가 없는 사람이 철탑위에 올라 생떼를 쓰는 것처럼 저를 매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반드시 약속드리겠습니다. 대우조선 사내하청 노동자의 실질적 사용자는 대우조선이며, 비정규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이 헌법에 보장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결성을 방해 한 것, 원청이 개입해 하청업체를 폐업한 것을 반드시 알려주고 현장을 돌아갈 것입니다.

우리 노동자의 힘은 단결에서 나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갈이 찢겨져서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만국이 노동자여 단결하라!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노동자의 힘으로 세상을 바꿔야 합니다. 식당, 경비직, 사무직 노동자 할 것없이 모든 노동자들이 단결한다면 사용자들이 노동자를 업신여기지 않을 것입니다.

대우조선의 웅장한 시설을 누가 만들었습니까. 우리 노동자가 피 땀흘려 만들었습니다. 우리 노동자가 단결하면 이 공장이 멈춥니다. 이 공장의 주인이 누구입니까. 바로 우리 노동자 아닙니까. 이 투쟁의 정당성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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