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연내 해외공장 2곳을 신설하겠다는 보도가 있었다(매일경제, 3월28일). 주요 내용은 글로벌 연생산 7백만대를 넘어 8백만대 체제로 가겠다는 전략이라고 기사는 밝히고 있다.

기사는 “올해 해외공장 2곳을 추가로 짓기로 했다”고 서울대 특강에서 현대자동차 사장이 밝혔으나,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고, “현대차그룹의 내부 의사결정 시스템이 빨라졌기 때문에 필요할 경우 일주일이면 공장 착공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3월28일 보도에 대해 “올해 해외 공장 신설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는 보도도 나왔다(이데일리 3월 28일).

현대자동차 해외공장 2곳 신설 보도

현재 현대차그룹은 국내 3백50만대와 해외 3백13만대 등 모두 6백63만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40만대 규모의 현대차 베이징 3공장과 지난달 착공한 15만대 규모 브라질공장이 완공되면 내년말께 생산능력은 7백18만대로 늘어나게 된다. 추가로 공장을 2곳 지을 경우 생산능력은 8백만대에 육박할 전망이라고 기사는 밝히고 있다. 현대기아차 2011년 판매 목표는 6백33만대이다. 6백33만대는 현재 생산능력 6백63만대의 95% 수준이다. 사실상 공장을 365일 풀 가동해야 달성할 수 있는 규모인 셈이다.

2010년 세계 자동차 판매는 신흥시장이 강세를 보여서 7천5백만대로 추정된다. GM이 8백40만대를 판매해 리콜 사태로 주춤한 도요타8백32만대를 제치고 다시 1위로 부상했다. 이어서 폭스바겐이 7백11만대를 판매했다. 2011년 세계 자동차 판매는 7천9백만대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은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기 전 추정한 전망이다. 2010년 브릭스를 포함한 신흥시장의 판매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고, 2011년에는 그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완성사업체들의 신흥시장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주요 완성사업체 신흥시장 생산능력 확대 계획. 출처: 『CEO 리포트』,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글로벌 업체들의 해외공장 신설 경쟁

이와 더불어 저마다 공세적 공격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GM과 포드의 경우 미국시장에서 경제 위기 이전 중대형 상용차 중심의 라인업구조를 소형차 중심으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중국시장 1위인 폭스바겐은 중국에서의 사업성과를 바탕으로 과거 진출에 실패했던 미국시장으로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폭스바겐은 ‘전략 2018’에 따라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미국시장 판매를 위해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에 1억달러를 투자해 연간 15만대 규모의 현지공장을 건설중이다. 향후 생산능력을 25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브라질 시장 1위인 피아트는 크라이슬러 지분확대를 통한 미국 시장 진출을 계획중이다. 도요타는 일본 내 최소 3백20만대 생산체제 유지를 목표로 생산체제 재편을 추진 중이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 전략을 공격 경영으로 수정했다. 도요타는 국가별로 맞춤형 신차 투입과 동일 차종 유지전략 사실상 폐기, 1천만대 목표 조기 달성 겨냥 , 인도시장 소형차 에티오스 집중 투입(그동안 도요타는 저가차에 집중하지 않았다), 중국 장춘과 브라질 신공장 가동하여 소형차 생산을 할 계획이다.

업체마다 공격적 공세전략을 펼침에 따라 세계 자동차산업의 과잉생산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경제위기 과정에서 선진시장 지역의 공장폐쇄라는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그와 반대로 신흥시장에는 더욱 거대한 규모의 공장건설에 업체마다 열중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생산판매전략은 과잉생산을 동반하게 되고, 결국 이윤율 저하를 초래하게 된다. 특히 일본 대지진의 영향이 일본 경제만이 아니라 세계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확대할지 아직 계산이 안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현대기아차 해외공장 확대와 부메랑 효과

현대기아자동차 해외공장 규모가 매년 확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공장에 대한 신설 보도가 현실화 된다면 국내공장 생산 대비 비중과 격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처음으로 2010년 해외생산 비중이 국내생산 비중을 넘어섰고, 기아자동차의 경우도 해외생산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차를 국내공장만이 아니라 해외공장에서 동시에 생산하기 때문에 국내공장에서 수출하는 물량과 바로 연동되어 진다.

“기아차 프라이드 후속모델(프로젝트명 UB) 라인설비 공사가 한창이다. UB는 기아차가 오는 5월부터 유럽과 중국 등 해외시장에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글로벌 전략 모델, 8월부터는 러시아의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도 이 차를 생산한다”(조선, 3월 24일).

▲ 현대, 기아자동차의 국내와 해외공장 자동차 생산 실적과 계획. 2011년 동희오토 모닝의 생산계획 23만대는 포함되지 않은 계획으로, 모닝의 생산이 포함될 경우 6백40만대를 넘어선다.

이렇게 점증하는 해외공장 생산규모의 확대의 결과는 국내 생산 중심성을 무너뜨리게 되고, 이러한 점은 세계 자동차산업의 치킨게임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국내공장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지게 된다.

“생산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조립생산성(HPV)에서 우리회사는 북미경쟁사 평균대비 78%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2009년 기준) 특히 지난 2001년 경쟁사대비 84%에서 2009년 78% 수준으로 악화된 것은 경쟁사가 생산성을 꾸준히 개선한데 반해 우리회사는 ‘개선없는 답보상태’에 머물렀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함께 가는 길」, 현대차 노사협력실, 2011.1.28)

위 자료는 바로 그러한 점을 현대자동차가 분명하게 목표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점이 더욱 분명해기 전에 노동조합은 해외공장의 부메랑 효과에 대한 대비를 해 가야 한다.

단체협약에는 해외공장 관련해서 규정이 있으나 그 규정도 약하고, 그 규정 조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2011년 단체협약을 준비하면서 좀 더 분명한 해외공장에 대한 노동조합의 역할 확대가 필요한 실정이다. 노동조합의 전략적 목표를 구체화 하고 공유해야 할 때이다. 부매랑 효과를 모두가 느낄 때는 이미 늦기 때문이다. 

안재원 / 노조 정책연구원 상임연구위원

* 윗 글은 노조 정책연구원에서 매달 발행하는 금속노조 정책연구원 뉴스레터 4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그대로 싣습니다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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