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가 올해 중앙교섭에서 실노동시간 단축과 주간연속2교대제 전환 추진을 사용자측에 요구한다. 더불어 교대제 변경 시 생활임금과 총고용을 보장할 것도 함께 요구할 계획이다.

노조가 임단협에서 사용자측에 노동시간 단축요구를 내 건지는 이미 오래됐다. 2003년에는 노조가 임금삭감없는 주40시간 근무제를 중앙교섭에서 합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실노동시간은 여전히 세계 최고수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자의 연간 노동시간은 2009년 현재 2,243시간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766시간 보다 무려 5백시간 가량 많다. 주40시간 근무제가 법적으로 강제됐음에도 연장근로로 인정되는 시간이 늘어났을 뿐 실제 노동시간이 줄어들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실의 배경에는 임금 총액에서 기본급 비중이 절반가량밖에 안 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제조업에 만연한 주야맞교대 근무를 심야노동이 없는 주간연속2교대로 전환해야 하며, 이와 동시에 안정적인 월급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요구해 왔다. 이 같은 노동계의 주장도 이미 IMF 시절부터 제기된 것으로 그 역사가 제법 길다. 이제는 실질적인 성과가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빗발치고 있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를 필두로 한 금속노조 소속 완성차 제조사의 경우 이 같은 논의의 속도가 비교적 빠른 편이다. 현대차지부(지부장 이경훈)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2011년 6월까지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을 위한 세부방안을 마련키로 합의했으며, 올해 사측과 근무형태변경위원회를 꾸려 본격적인 협의에 돌입한 상태다. 기아차지부(지부장 김성락)도 올해 주간연속2교대제 완성을 위한 투쟁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한 바 있다.

▲ 제조업에 만연한 주야맞교대 근무를 심야노동이 없는 주간연속2교대로 전환해야 하며, 이와 동시에 안정적인 월급제 도입도 필요하다.
자동차 부품사 단위들도 업체별로 속도 편차가 크긴 하지만 주간연속2교대제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대부분은 원청회사인 현대기아차 시행 시점에 본격 추진하자는 노사합의를 이룬 수준이지만 일부 여건이 되는 사업장들은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에 돌입한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금속노조는 지난해 3월부터 근무형태변경추진팀을 가동, 완성차 제조사뿐 아니라 부품사까지 포괄하는 사업추진 체계를 마련해 놓은 상태다.

그렇다면 실노동시간 단축과 교대제 변경과 관련해 올해 노조가 임단협을 통해 달성해야할 목표는 무엇일까. 하영철 노조 정책국장은 “일단 올해 중앙교섭에서는 이 사업에 임하는 노조의 원칙을 사측과 합의해, 노사공동위원회에서 협의할 실노동시간 단축방안의 방향을 못 박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노조는 중앙교섭에서 금속노사공동위원회에 실노동시간 단축 소위원회를 둬 2012년까지 실노동시간의 단계적 단축방안을 합의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즉 노사공동위 논의의 방향이 심야노동이 없는 주간연속2교대제를 지향하면서 동시에 생활임금과 총고용이 보장되도록 하는 것이 올 중앙교섭 요구의 핵심이란 얘기다.

한편 완성차지부의 경우 중앙교섭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다 부품사와 주간연속2교대제 추진 속도가 다른 점을 고려, 업종별 요구로 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중앙교섭에서는 ‘실노동시간 단축과 주간연속2교대제 전환을 추진’하자는 수준의 요구인데 반해, 자동차업종 요구에는 ‘심야노동을 철폐하고 교대제 변경을 실시’할 것을 바로 사측에 제시한다.

더불어 노조는 △주야맞교대를 8+8 주간연속2교대제로 전환 △총고용보장과 일자리 창출, 적정노동강도, 생활임금보장 등을 위해 필요한 신설공장 및 설비증설 △심야노동으로 인한 수면장애에 대한 노사공동 실태조사 실시 및 수면장애자 보상 대책 마련 등 보다 구체적인 관련 요구들도 자동차업종 요구에 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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