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가 한미FTA 밀실협상 폐기를 주장하며 비상시국농성에 들어갔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는 8일 종로 보신각 앞에서 ‘추가양보 밀실협상 이명박 규탄! 불평등 망국협상 한미FTA 폐기! 비상시국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한미FTA 협상 과정에서 “국민적 합의는 없고 5년 가까운 굴욕적 협상으로 위험천만한 독소조항만 가득하다”며 한미FTA를 즉각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G20의 화려한 장막 뒤에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거둬갈 최대의 성과는 한미FTA 재협상이라는 이야기가 벌써 나오고 있다”며 FTA를 “내어주기 위한 밀실 협상이자 양보만 하려는 협상”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또 “그동안 있었던 한미FTA도 투자자국가소송제도와 네거티브열거방식 같은 불평등 조약, 독소조항으로 인해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는데 밀실, 추가협상으로 자동차와 쇠고기 분야까지 양보하려 한다”며 “밀실 재협상을 중단하고 한미FTA를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대표는 “사회공공성을 송두리째 말살하는 한미FTA 협정은 애초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협정이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미국 발 금융위기를 보면서 한미FTA가 체결됐더라면 더 큰일 날 뻔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쉰 적 있는데 한미FTA가 체결돼 비준, 발의된다면 투기자본의 난동에 어떤 규제도 취할 수 없는, 그래서 금융위기가 다시 왔을 때 제대로 된 대책 세울 수 없는 어마어마한 위험에 빠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광석 전국농민회 총연맹 의장은 “농약 값, 비료 값을 비롯해 모든 생산비가 올랐는데 20년 전 쌀값으로 내년 한 해를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농민들의 시름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 의장은 상황이 이런데도 “농민들의 생일이나 다름없는 11월 11일 농민의 날, 정부가 농민들에게 생산비를 보장해주고 농민을 위로해주는 정책 대신 한미FTA를 선물로 안겨주려 하고 있다”며 “농업 후진국인 한국이 미국과 대등한 관계 속에서 FTA를 체결한다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껍질밖에 없는 농민들에게 죽으라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도 “이명박 정부가 G20에서 금융 개혁을 한다고 난리를 피우더니 금융개혁은 온데간데없고 한미FTA를 통해 금융투기자본이 한국 경제 모든 것을 집어삼킬 조건을 마련하게 됐다”고 비난했다.

허 대표는 “투기자본에 국가주도권을 주게 되면 투기자본의 침탈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문제가 전체로 확대되는 재앙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한미FTA를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그 자리에서 곧바로 농성에 들어갔다. 이번 농성에는 이정희, 홍희덕, 곽정숙 의원을 비롯한 민주노동당 의원들과 최고위원을 비롯한 민노당 당직자 외에도 한국진보연대,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회원 등 백여 명이 참여하며 3박 4일 간 종로 보신각 앞에서 진행한다.

농성단은 농성 기간 동안 보신각 앞에서 다양한 행사들을 진행할 계획이다. 8일 오후 6시 반에는 촛불 문화제가 진행되며 9일 7시 반부터 9시까지 출근 선전전, 12시 한우 시식회, 4시 한신대 이해영 교수의 거리 강연회 등이 예정되어 있다.

김도연기자. 참세상(www.newscham.net) 기사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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