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여 만에 재개한 금속노조 2023년 중앙교섭에서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가 또다시 금속노조가 받을 수 없는 안을 내놨다. 노조는 이날의 교섭은 ‘결렬’이라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와 7월 18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10차 중앙교섭을 열었다. 지난 6월 20일 9차 중앙교섭에서 노조가 2023년 중앙교섭을 더 진행할 수 없다고 선언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사용자 측은 이날 4차 제시안을 제출했다.

사용자협의회는 4차 제시안을 통해 2024년 금속산업 최저임금 첫 제시안으로 통상시급 9,820원을 제출했다. 지난 2023년 금속산업 최저임금 9,710원과 비교해 110원 오른 금액이나, 올해 중앙교섭에서 노조가 요구한 통상시급 11,000원에 한참 미달한다.

사용자협의회는 금속산별협약 21조 (임금·노동시간체계 개선) 2항을 신설하자는 노조 통일요구에 ‘회사는 조합원의 근로시간 및 임금, 임금체계 등의 변경 시 조합과 합의하여 실시하고, 특정 부문 근로자들의 의견과 조합의 의견이 다를 경우에는 해당 부문 대표 및 조합과의 합의를 거쳐 실시한다’라는 안을 제출했다. 부분근로자대표를 인정하고, 3자 합의를 하자는 터무니 없는 안이다.

부분근로자대표 관련 노조법을 개악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악 시도가 노동조합의 투쟁으로 정체하는 사이 금속산업 사용자들이 먼저 금속노조에 부분근로자대표제를 받으라는 안을 던진 셈이다.

금속노조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가 7월 18일 오후 서울 정동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2023년 10차 중앙교섭’을 열고 있다. 변백선
금속노조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가 7월 18일 오후 서울 정동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2023년 10차 중앙교섭’을 열고 있다. 변백선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이 7월 18일 오후 서울 정동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연 ‘2023년 10차 중앙교섭’에서 “굉장히 유감스럽다. 사전에 사용자 측이 축소교섭 얘기를 먼저 하길래 오늘 늦게까지 교섭해서라도 마무리할 의지로 자리에 임했으나, 사용자 측이 교섭을 마무리하기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변백선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이 7월 18일 오후 서울 정동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연 ‘2023년 10차 중앙교섭’에서 “굉장히 유감스럽다. 사전에 사용자 측이 축소교섭 얘기를 먼저 하길래 오늘 늦게까지 교섭해서라도 마무리할 의지로 자리에 임했으나, 사용자 측이 교섭을 마무리하기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변백선
박근형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 회장이 7월 18일 오후 서울 정동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연 ‘2023년 10차 중앙교섭’에서 “솔직히 저희가 준비가 많이 안 됐다. 조율이 잘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른 시일에 타결했으면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라고 밝히고 있다. 변백선
박근형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 회장이 7월 18일 오후 서울 정동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연 ‘2023년 10차 중앙교섭’에서 “솔직히 저희가 준비가 많이 안 됐다. 조율이 잘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른 시일에 타결했으면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라고 밝히고 있다. 변백선

사용자 측 제시안에 금속노조는 ‘근로자대표가 아닌 노조와 합의해야 한다’라는 ‘원안 고수’ 의견을 밝혔다. 금속노조가 통일요구로 제출한 원안은 ‘회사는 일체의 근로시간 및 임금, 임금체계와 관련한 사항을 (노사협의회) 근로자대표나 특정 직군·직종·부서의 부분 근로자대표가 아닌 조합과 합의해 실시한다’이다.

사용자 측은 지난 2·3차 제시안과 마찬가지로 중대재해 발생 시 조치 조항 신설 요구에 ‘구체적인 사항은 지회별로 결정한다’라는 내용들을 고집하고, ‘하청업체 노동자’를 ‘사내하청 노동자’로 한정하는 등 중대재해 발생 시 책임 범위와 사고조사 참여의 폭넓은 보장을 요구하는 금속노조 안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10차 중앙교섭 결렬을 선언한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굉장히 유감스럽다”라며 “사전에 사용자 측이 축소교섭 얘기를 먼저 하길래 오늘 늦게까지 교섭해서라도 마무리할 의지로 자리에 임했으나, 사용자 측이 교섭을 마무리하기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박근형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장은 교섭을 마무리하며 “최저임금위원회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핑계를 대지만, 솔직히 저희가 준비가 많이 안 됐다”라며 “아무리 의견을 모으려고 해도 조율이 잘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른 시일에 타결했으면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라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투쟁본부 대표자회의 등 논의를 통해 11차 교섭 일정을 정하고, 사용자 측에 전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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