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0일 133주년 세계노동절 대구경북 이주노동자 결의대회를 앞두고 금속노조 대구지부 성서공단지역지회를 찾았다. 약속 시각보다 조금 일찍 사무실에 도착했더니,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서 강제추방 반대 집회를 마치고 돌아온 지회 간부들을 계단에서 마주쳤다.

김희정 성서공단지역지회장과 윤다혜 이주사업부장이 지회 사무실 문을 열어줬다. 두 사람이 짐을 정리하는 사이 지회 인근에 주차를 마친 차민다 부지회장이 사무실에 들어와 인사를 나눴다. 지회는 여러 언어로 적힌 이주노동자 권리 수첩을 사무실 한쪽에 비치해두고 있었다.

윤다혜 부장은 자신이 노조 회계 업무와 베트남 조합원 조직, 진료소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상근 활동은 2018년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차민다 부지회장은 2019년 상근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 상담, 스리랑카 조합원 조직 등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금속노조 대구지부 성서공단지역지회는 신규지회다. 지회는 2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두 문장은 서로 모순처럼 보이지만, 어느 쪽도 거짓이 아니다. 성서공단지역지회는 지난 2022년 12월 금속노조에 가입한 신규지회가 맞다. 그러나 성서공단 운동 역사는 20년이 훌쩍 넘는다.

성서공단지역지회의 조합원 규모는 150여 명 남짓이다. 대부분이 이주노동자고, 정주노동자는 20명 미만이다. 지회는 한국인이나 내국인 노동자 대신 정주노동자라고 부른다. 정주노동자라는 용어가 특정 국가나, 국적의 노동자를 지칭하지 않아 더 넓은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지회는 2002년부터 2022년까지 민주노총 대구본부에 직가입한 성서공단노조(STU)로 20년 넘게 활동했다. 활동가들은 금속산업연맹 시절부터 영세사업장이 밀집한 성서산업단지(성서공단)에서 임금과 노동조건이 열악한 정주노동자와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 노력했다.

김희정 지회장은 “성서공단노조는 2002년 성서공단 50인 미만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위해서 우리가 무엇이든 해보자는 목표로 출발했다”라며 “작년이 딱 20년이었다. 전국에서 이주노동자와 정주노동자가 함께하는 유일한 지역노조였고, 정주노동자보다 이주노동자 조합원 숫자가 훨씬 많은 노조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김희정 지회장은 “성서공단지역지회는 ‘더 아래로, 더 왼쪽으로’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더 많은 활동을 여러 동지와 함께하기 위해서 금속노조에 가입했고, 이제 4개월 차 병아리다. 아직 금속노조에 대해서 배우는 중이다”라며 웃었다.

21년 역사의 신규 지회

2022년 12월 성서공단노조는 금속노조 대구지부 성서공단지역지회로 산별 전환을 완료했다. 과정이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지회 안팎을 모두 설득해야 했다. 지회는 지난 20년 활동에 쉼표를 찍고, 다음으로 나아가는 길을 택했다.

김희정 지회장은 “노동조합에 가입조차 못 하는 영세한 사업장 노동자들을 민주노총이 어떻게 할 거냐. 우산 안으로만 들어오라고 할 게 아니라, 더 큰 우산을 펼쳐서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못하더라도 기본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으로 직가입 노조를 유지했다”라고 회고했다.

김희정 지회장은 “그렇게 지난 20년 실험으로 성과와 한계를 확인했으니, 이제 우리 내용을 많은 사람에게 확장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올해 조선업에 이주노동자가 대거 들어오니 조직화도 함께하고, 또 금속노조가 잘하고 있는 점은 배우려 한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현재 금속노조에 12개 국가에서 온 300여 명의 이주노동자가 조합원으로 가입해있다.

윤다혜 부장은 “다른 노조보다 금속노조에 제조업 노동자가 많다. 제조업이 많으면 이주노동자가 많고. 이주노동자를 조직하고, 변화를 만들어 내려면 금속노조에 들어가 함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라며 산별 전환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차민다 부지회장은 “같은 현장에서 일하면서 평등한 권리를 위한 공통 요구를 만들 시스템이 필요하다”라며 “이주노동자를 약자로 여기기보다, 같은 노동자로서 함께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부연했다.

산별 전환에 앞서 걱정은 없었을까? 김희정 지회장은 “독자 노조로 있으면서 재정은 어려웠지만,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하면 바로 집행하는 아주 간단한 구조였다. 성과나 한계도 금방 확인할 수 있었다”라면서 “반면 금속노조는 큰 조직이니까 우리 방향성이 흐려질까 봐 조합원들이 많이 걱정했다”라고 답변했다.

윤다혜 부장은 “금속노조 전환 추진 당시 코로나 19 상황이라 대면이 어려워서 국가별 리더를 중심으로 줌,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했다”라고 말했다. 성서공단지역지회는 현장위원으로 국가별 리더를 두고 있다. 스리랑카, 베트남 등 각 국가 리더는 지회 일정 공지나 생활정보 등을 해당 국가 조합원들에게 전달하거나, 의견을 모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윤다혜 부장은 “전환 이후 국가별 리더들은 금속노조 조합원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일반 이주조합원들은 그렇지 않다. 아직 자신이 성서공단노조 조합원이라고 생각한다. 인식을 바꾸려면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라고 진단했다.

2022년 12월 성서공단노조는 금속노조 대구지부 성서공단지역지회로 산별 전환을 완료했다. 금속노조라는 큰 조직 일부가 되는 데는 장단점이 분명했다. 지회는 장점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지회는 지난 20년 활동에 쉼표를 찍고, 다음으로 나아가는 길을 택했다.  차민다 부지회장, 김희정 지회장, 윤다혜 이주사업부장. 김규백
2022년 12월 성서공단노조는 금속노조 대구지부 성서공단지역지회로 산별 전환을 완료했다. 금속노조라는 큰 조직 일부가 되는 데는 장단점이 분명했다. 지회는 장점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지회는 지난 20년 활동에 쉼표를 찍고, 다음으로 나아가는 길을 택했다.  차민다 부지회장, 김희정 지회장, 윤다혜 이주사업부장. 김규백
4월 말, 이주 메이데이를 앞두고 금속노조 대구지부 성서공단지역지회를 찾았다. 성서공단지역지회는 지난 2022년 12월 금속노조에 가입한 신규지회다. 김규백
4월 30일 133주년 세계노동절 대구경북 이주노동자 결의대회를 앞두고 금속노조 대구지부 성서공단지역지회를 찾았다. 성서공단지역지회는 지난 2022년 12월 금속노조에 가입한 신규 지회다. 김규백
성서공단지역지회가 여러 언어로 적힌 이주노동자 권리 수첩을 사무실 한쪽에 비치해두고 있다. 김규백
성서공단지역지회는 여러 언어로 만든 이주노동자 권리 수첩을 사무실 한쪽에 준비해 두고 있다. 김규백
차민다 부지회장
차민다 부지회장은 “금속노조 조끼의 의미는 ‘단결’이고 ‘투쟁’이라 생각한다”라면서 “성서공단지회가 이주노동자와 정주노동자가 함께할 수 있는 단결과 투쟁의 길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활동 의의를 밝혔다. 김규백
윤다혜 이주사업부장은 “코로나 시기 예방접종 받기 힘들었던 이주노동자 아이들이 기억에 남는다”라며 “병원에 가면 비보험이라 너무 비싸다. 그때 노조에서 마스크도 나눠주고, 인의협을 통해 예방접종도 일부 받도록 했다”라고 답했다. 김규백
지회는 최근 정주조합원 1명을 포함해 16명이 일하는 사업장에서 투쟁을 통해 금속산업 최저임금 적용과 이주노동자·정주노동자 동일 상여금 쟁취 등 성과를 달성했다. 차민다 부지회장은 “투쟁하면서 투쟁방식, 경찰하고 싸우는 방법, 회사 관리자들은 어떻게 상대하는지 등 많은 일을 배웠다”라고 회상했다. 김규백

금속노조로 온 뒤 목표나 활동 방향이 달라졌는지 물어봤다. 차민다 부지회장은 “지회가 최근 공단 내 한 사업장에서 정주노동자, 이주노동자 구분하지 않고 모두 금속산업 최저임금 이상을 적용받도록 하는 요구안을 쟁취했다”라며 “금속노조가 이렇게 힘이 있다고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차민다 부지회장은 “얼마 전 미등록 이주노동자 집중단속에 항의하는 집중 집회를 하고 있을 때, 금속노조 간부들이 많이 와서 투쟁에 함께했다”라며 “우리는 모두 노동자다, 언제든지 당신들과 함께 요구하고 싸울 수 있다고 알린 것이다. 이런 연대를 통해 금속노조에 이주노동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주·정주노동자 단결과 투쟁의 길 만든다

차민다 부지회장은 “금속노조 조끼의 의미는 ‘단결’이고 ‘투쟁’이라 생각한다”라면서 “성서공단지회가 이주노동자와 정주노동자가 함께할 수 있는 단결과 투쟁의 길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활동 의의를 밝혔다.

김희정 지회장은 “세 개 사업장 중 한 개 사업장은 지부 승인을 거쳐 모든 노동자가 금속산업 최저임금을 적용받도록 했다. 나머지 두 개 사업장도 9,710원으로 교섭하고 있다”라며 “올 하반기 중앙교섭으로 내년 금속산업 최저임금을 결정하면, ‘금속 가입해서 금속 최저임금 받자’라는 내용으로 조직화 사업을 하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성서공단 몇몇 사업장에 금속노조가 생기자 ‘사업장 쪼개기’가 유행처럼 번졌다. 김희정 지회장은 “20년 전 1,300개 사업장에 5만 노동자였다면, 현재 3,200개 사업장에 5만 노동자다. 사업장 숫자만 큰 폭으로 증가했다”라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사업장에 노조를 설립하기 너무 어렵다”라고 탄식했다.

지회는 최근 정주조합원 1명을 포함해 16명이 일하는 사업장에서 투쟁을 통해 금속산업 최저임금 적용과 이주노동자·정주노동자 동일 상여금 쟁취 등 성과를 달성했다. 차민다 부지회장은 “투쟁하면서 투쟁방식, 경찰하고 싸우는 방법, 회사 관리자들은 어떻게 상대하는지 등 많은 일을 배웠다”라고 회상했다.

김희정 지회장은 “조합원이 한 명 있는 사업장에서 단체협약 맺는 경우를 금속은 처음 봤을 거다. 여기 성서가 그렇다”라면서 “지금은 조합원이 한 명 또는 두세 명 있는 사업장마다 개별교섭을 진행할 수밖에 없지만, 언젠가 공단 협약을 맺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라고 전망했다.

김희정 지회장은 “단 한 명 조합원 사업장 단체협약 체결은 일종의 실험이었다”라며 “어느 정도 투쟁을 지회가 버틸 수 있는지, 어느 수준에서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이를 기준 삼아 앞으로 다른 사업장으로 확대하자는 목적의식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윤다혜 이주사업부장이 4월 30일 성서산업단지역 3번출구 앞에서 연 ‘133주년 세계노동절 대구경북 이주노동자대회’의 사회를 보고 있다. 김규백
윤다혜 이주사업부장이 4월 30일 성서산업단지역 3번출구 앞에서 연 ‘133주년 세계노동절 대구경북 이주노동자대회’의 사회를 보고 있다. 김규백
윤다혜 이주사업부장은 지회 현안으로 2월부터 4월 말까지 이어지는 미등록이주노동자 집중단속을 꼽았다. 윤다혜 부장은 많은 이가 단속으로 잡혀가 강제추방을 앞두고 있다고 증언했다. 김규백
윤다혜 이주사업부장은 지회 현안으로 2월부터 4월 말까지 이어지는 미등록이주노동자 집중단속을 꼽았다. 윤다혜 부장은 많은 이가 단속으로 잡혀가 강제추방을 앞두고 있다고 증언했다. 김규백
이주노동자들의 출신국 국기로 만든 만국기가 4월 30일 세계노동절 대구경북 이주노동자대회장을 길게 가로지르고 있다. 김규백
이주노동자들의 출신국 국기로 만든 만국기가 4월 30일 세계노동절 대구경북 이주노동자대회장을 길게 가로지르고 있다. 김규백
이주노동자들의 출신국 국기로 만든 만국기가 4월 30일 세계노동절 대구경북 이주노동자대회장을 길게 가로지르고 있다. 김규백
이주노동자들의 출신국 국기로 만든 만국기가 4월 30일 세계노동절 대구경북 이주노동자대회장을 길게 가로지르고 있다. 김규백
‘Brave Band(용감한 밴드)’가 4월 30일 세계노동절 대구경북 이주노동자대회에서 노래 공연을 하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 “서울에서 대구로, 필리핀에서, 스리랑카에서,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한국으로 와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밴드다”라고 소개했다. 김규백
‘Brave Band(용감한 밴드)’가 4월 30일 세계노동절 대구경북 이주노동자대회에서 노래 공연을 하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 “서울에서 대구로, 필리핀에서, 스리랑카에서,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한국으로 와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밴드다”라고 소개했다. 김규백
4월 30일 세계노동절 대구경북 이주노동자대회에서 노동자들이 '고용허가제 폐지하라',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 등을 적은 피켓을 들고 있다. 김규백
4월 30일 세계노동절 대구경북 이주노동자대회에서 노동자들이 '고용허가제 폐지하라',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 등을 적은 피켓을 들고 있다. 김규백
4월 30일 세계노동절 대구경북 이주노동자대회장 주변에 '불법, 불법 하지마라. 사람은 불법이 아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김규백
4월 30일 세계노동절 대구경북 이주노동자대회장 주변에 '불법, 불법 하지마라. 사람은 불법이 아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김규백

투쟁은 활동가를 키워냈다. 전 공단을 돌아다니며 투쟁을 벌인 덕분에, 지회 홍보도 절로 됐다. 김희정 지회장은 “스리랑카, 베트남 조합원들이 점심시간만 되면 찾아와 같이 집회에 함께하면서 활동가로 성장했다”라면서 “활동가 양성, 홍보, 실험 등 여러 가지를 목표를 두고 진행한 투쟁이었다”라고 규정했다.

성서공단지역지회가 집중하는 현안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윤다혜 부장은 “정부가 2월부터 4월 말까지 벌이는 미등록이주노동자 집중단속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많은 이가 단속으로 잡혀갔다. 윤다혜 부장은 “조합원들보다 조합원 가족들이 많이 구속당했다. 한 조합원 부인은 버스를 타고 가다가 연행당했다”라고 증언했다.

실제로 지난 3월 12일 경찰이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으로 대구시 달성군에 있는 필리핀인 교회에 난입해, 예배 중이던 필리핀 노동자 아홉 명을 수갑 채워 강제 연행했다. 차민다 부지회장은 “달성경찰서가 결국 사과하긴 했지만, 쉽게 넘어가면 안 될 문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민다 부지회장은 해당 사건이 “명백한 문화 차별이다”라며 분노했다.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나 ‘사람’이 있느냐고 묻자, 윤다혜 부장은 ‘코로나 19시기’를 꼽았다. 윤다혜 부장은 “코로나 시기 예방접종 받기 힘들었던 이주노동자 아이들이 기억에 남는다”라며 “병원에 가면 비보험이라 너무 비싸다. 그때 노조에서 마스크도 나눠주고, 인의협을 통해 예방접종도 일부 받도록 했다”라고 답했다.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이하 대경 인의협)는 지회 일상 사업 중 하나인 ‘무료 진료소’를 오랜 기간 함께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저녁 다섯 명의 대경 인의협 소속 의사들이 돌아가면서 자원봉사하고 있다. 김희정 지회장은 “비자 없는 이들에 대한 의료지원을 넘어서, 현장 노동자들의 업무와 질병 연관성을 추적하는 작업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금속노조, 조선 이주노동자 조직화 사업 벌여야

금속노조에 바라는 점,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차민다 부지회장은 “노동자들을 누가 분리하고 있나? 정부다. 그러면 우리는 누구와 싸워야 하나? 노동자끼리 싸우지 말고 정부와 싸워야 한다”라며 “같은 노동자로서, 같은 요구를 걸고 함께 싸워야 평등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희정 지회장은 “당장 맞닥뜨리는 조선업 이주노동자 조직화 사업에 금속노조가 더 많은 시간과 노력, 사람을 써야 한다”라면서 “이주노동자, 정주노동자가 자주 만나고, 이야기 나누는 프로그램을 금속노조가 만들 필요가 있다”라고 제안했다.

“이주노동자 관련 사건이 뉴스에 나오잖아요. 한국 사람들이 댓글을 단 거예요. ‘불법체류자인데 왜 보호하냐, 무슨 권리가 있냐, 빨리 내보내라, 세금도 안 낸다.’ 이런 댓글 많이 올라오거든요. 미등록이주노동자라고 세금 안 내는 거 아니에요. 공장에서 월급 받으면서 대부분 3.3%는 떼거든요. 모르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돈 벌어서 본국으로 보내서 우리보다 부자다, 더 잘산다’라고 하는데 송금 한도도 있고, 한국에서 그 월급으로 생활하려면 절반 넘게 써야 하잖아요. 그런 시각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건강보험 가입하고 싶은데 안 되니까 어쩔 수 없는 거잖아요. 나도 권리를 누리고 싶은데 받아주지 않고요.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금속노조는 정주·이주노동자 구분 없이 같은 노동자로서 투쟁하고, 좋은 환경, 좋은 세상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마지막 답변을 마친 윤다혜 부장 얼굴에 단단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존엄과 존중을 아는 이의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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