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이 일본 덴소 본사를 향한 2차 원정 투쟁에 나섰다.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가 자본 청산으로 대량 해고 위기에 놓인 ‘한국와이퍼 사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2차 일본원정투쟁단을 조직해 2월 13일 나고야시로 출국했다. 2차 원정투쟁단은 함재규 금속노조 부위원장 등 아홉 명이다.

2차 원정투쟁단은 2월 13일부터 16일까지 3박 4일 동안 덴소 본사가 한국와이퍼 사태를 직접 해결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일본의 노동·시민·사회단체와 연대를 강화하고 한국와이퍼 사태에 관한 일본 내 여론 형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2차 원정투쟁단장을 맡은 함재규 노조 부위원장은 “약속과 신의를 중시하는 일본 사회가 대놓고 거짓을 일삼는 덴소 자본을 가만히 두지 않아야 한다”라면서 “일본 덴소 본사가 위장 청산 해결 나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노조 한국와이퍼분회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23일까지 1차 일본원정 투쟁을 진행했다. 1차 원정투쟁단은 덴소 본사를 방문해 한국 상황을 알리고, 교섭하려 했으나 정문에서 가로막히고 말았다. 1차 원정투쟁단은 한국와이퍼 사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계속 덴소 본사를 방문하겠다고 경고했다.

1차 원정투쟁단은 일본에서 가장 큰 노동조합 연합단체인 렌고 소속 전일본금속산업노동조합협의회(JCM) 와 일본 전국노동조합연락협의회(전노협)를 비롯한 노동·시민·사회단체 등과 교류를 시작했다. 특히 일본 시민사회단체인 ‘한국산연노조를 지원하는 모임’은 원정투쟁단이 한국와이퍼 사태를 일본에 알리는 데 큰 도움을 줬다.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가 자본 청산으로 대량 해고 위기에 놓인 ‘한국와이퍼 사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2차 일본원정투쟁단을 조직해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가 대량 해고 문제 해결을 덴소 본사에 촉구하기 위해 2월 13일부터 16일까지 2차 일본원정투쟁에 나섰다. 분회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23일까지 1차 원정 투쟁을 벌였다. 분회 제공

한국와이퍼는 안산 반월 공단에 있는 자동차 부품사다. 덴소코리아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덴소코리아의 모기업은 일본의 거대 부품사 덴소다. 노조 한국와이퍼분회는 지난 2021년 10월 사측과 고용안정협약을 맺었다. 2022년 7월 사측은 협약을 무시한 채, 적자를 핑계로 청산 계획을 일방 통보했다.

분회는 고용안정협약 이행을 걸고 즉각 투쟁에 돌입했다. 2022년 9월 MBC 보도를 통해 일본 덴소 자본이 한국와이퍼 청산을 2년 전부터 계획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와이퍼와 덴소코리아는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고, 일본 덴소 본사는 기술사용료로 막대한 이익을 취하는 구조였다.

2022년 10월 5일 온다 요시노리 덴소코리아 대표이사가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했다. 10월 14일 한국와이퍼분회 노동자들은 덴소코리아 화성공장부터 국회까지 90km가 넘는 길을 걸으며 한국와이퍼 청산의 부당함을 알렸다. 11월부터 이규선 금속노조 경기지부장과 최윤미 한국와이퍼분회장이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최윤미 분회장은 더 큰 투쟁을 기약하며 12월 20일 44일의 단식투쟁을 종료했다. 해를 넘긴 2023년 1월 30일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이 “단체협약에 따라 노동조합 합의 없이 해고하면 안 된다”라며 금속노조가 신청한 한국와이퍼 단체협약 위반금지 가처분 판결에서 노동조합의 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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