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노동자들이 삼성에 또 하나의 민주노조를 세웠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삼성SDI지회가 6월 24일 천안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회 출범을 선포했다. 삼성SDI는 테슬라 전기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연구·개발하는 공장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민주노총 충남본부, 금속노조 충남지부와 지회,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아산위원회 대표들과 간부들이 참석해 축하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박성철 지회 준비위원장은 설립 경과보고를 통해 “2021년 11월 첫 지회 가입 홍보 선전전이 생각난다. 정말 뿌듯하고 기뻐 눈물이 났다”라며 “금속노조 충남지부가 연대하고 계속 선전전하면서 얻은 용기로 동료들에게 노동조합을 알려주니까 하나둘씩 모여 출범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박성철 준비위원장은 “저 스스로는 너무 약하기 때문에 지회 조직이 안 될 줄 알았다. 지역에서 도와주고 동료들이 있어서 할 수 있었다”라면서 “민주노총을 선택한 내 선택이 정말 옳았다, 잘했다는 뿌듯함을 느낀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박성철 준비위원장은 3년 전 일하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현실에 의문을 품고 노동조합을 알아보다 한국노총과 상담했으나 한계를 절감했다. 박 준비위원장은 2020년 충남지부와 상담하면서 동료들을 설득하고 노동조합 설립을 준비했다. 2020년 10월 충남지부가 가입 홍보 선전전을 시작하고, 2021년 11월부터 함께 선전전과 조직사업을 시작해 오늘 출범했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삼성SDI지회가 6월 24일 천안공장 앞에서 출범을 선언하고 있다. 신동준
금속노조 충남지부 삼성SDI지회가 6월 24일 천안공장 앞에서 출범을 선언하고 있다. 신동준
박성철 금속노조 충남지부 삼성SDI지회 준비위원장이 6월 24일 출범 기자회견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신동준
박성철 금속노조 충남지부 삼성SDI지회 준비위원장이 6월 24일 출범 기자회견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신동준
문용민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장이 6월 24일 삼성SDI지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축하의 말을 하고 있다. 신동준
문용민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장이 6월 24일 삼성SDI지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축하의 말을 하고 있다. 신동준
정용재 금속노조 충남지부장이 6월 24일 삼성SDI지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격려와 환영의 인사를 하고 있다. 신동준

노조 충남지부 삼성SDI지회는 기자회견에서 정기백 지회 준비위원이 발표한 설립 선언문에서 “삼성SDI의 모든 동료에게 불꽃 노동조합이 투쟁으로 인사드린다.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권리를 보장받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민주노조 깃발 아래 모였다”라며 “친구와 가족 모두에게 자랑할 수 있는 삼성SDI 노동조합을 만들겠다”라고 약속했다.

지회는 “삼성SDI 현장에 반강제 연장 야간근로가 넘쳐나고, 일상적인 역근무 문제와 인력 부족 사태로 노동자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라면서 “불공정한 인사제도, 불투명한 임금제도, 평등하지 않은 평가제도의 폐해가 엄청나다. 회사는 부당한 제도들로 노동자를 줄 세우며 맹목적인 충성만을 강요하고 있다. 권위적 사내 문화는 고과권자들의 일방 평가라는 절대무기로 유지 강화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지회는 “2021년 삼성SDI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라는 경이로운 업적을 이뤘다. 우리들의 불만과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 우리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깃발로 모였다”라며 “불합리하고 일방 희생만 강요받는 노사관계를 바꾸기 위해, 함께 이룬 성과를 노동자와 임원들이 대등하게 받을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6월 24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충남지부 삼성SDI지회를 출범한다”라고 선언했다.

정용재 금속노조 충남지부장은 환영사를 통해 “삼성SDI 노동자들은 시키면 시키는 대로, 주면 주는 대로 받는 노예가 아님을 오늘 이 자리에서 선포한다”라며 “삼성SDI 노동자들은 불법 무노조 경영을 박살 내고, 보란 듯이 강고한 투쟁을 선택했다. ‘한다면 한다’는 금속노조는 삼성에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권리 쟁취를 위해서 삼성SDI 동지들과 삼성을 바꿔내는 투쟁을 준비하겠다”라고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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