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과 야5당이 올해 노사 관계 파국을 불러온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재개정 위해 연석회의를 열고 실무기구를 구성키로 했다. 민주노총은 또 노조법 재개정 방향을 야5당에 제출했다.

민주노총과 야5당 소속 국회의원 등은 9일 오전 국회 본관 행정안전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연석회의를 열고 개악된 노조법에 대한 재개정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뜻을 모았다.

민주노총과 야5당 소속 의원들은 ‘개악 노조법이 민주노조 진영 탄압을 통한 전체 노동자의 노동3권 박탈로 이어지고 있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 하고, 입법 의제 공동검토 및 사업조율 등을 위한 실무급 협의기구를 구성키로 합의했다. 또 노조법 재개정 추진의 첫 사업으로 다가오는 국정감사를 통해 개악 타임오프제도와 관련된 노동부 고시 및 ‘근로시간 면제한도 매뉴얼’ 등 개악 노조법에 따른 문제점에 대한 쟁점화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이날 연석회의는 민주노총이 하반기 노조법 재개정 사업 추진을 위해 야5당에 제안해 이뤄졌다. 이날 연석회의에는 민주노총 정희성 부위원장과 민주당 홍영표 의원,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이 참여했으며, 국민참여당에서는 노항래 정책위원장이 참석했다. 민주노총은 “MB정부의 독선 정치가 그칠 줄 모르고 있고, 올 하반기에도 국가고용전략 발표 등 정부차원의 반노동 정책 추진이 예고되는 가운데, 이와 같은 노동계와 범야권의 행보는 앞으로의 노정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야5당과 민주노총 관계자들(사진=조승수 의원실)
민주노총은 이날 연석회의에 제출한 노조법 재개정 추진방향 자료에서 “2010년 1월 1일 개악된 노조법에 따른 이른바 ‘타임오프 제도’ 시행 이후 현장의 노사관계는 더욱 악화일로를 걷고 있으며, 노사자치주의 역시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진 상태”라며 “개악 노조법의 핵심은 ‘민주노조 탄압을 위한 제도적 토대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또 “노동부는 최근 들어 개정된 노동조합법을 무기 삼아, ‘전임자 임금지급 규정’과는 무관한 △시설 및 편의제공 △조합원 자격 △유일 교섭단체 △단체협약 해지권 제한 등의 단체협약 내용에 까지 시정권고와 시정명령을 내리는 등 노조파괴 의도를 보다 노골화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노조법 재개정 방향으로 △ 타임오프제 폐지 및 전임자 임금지급 노사자율 △복수노조 도입에 따른 자율교섭 보장 △산별교섭 법제화 △단체교섭 일방해지권 제한 및 사용자 개념 확장 △노조활동에 대한 손배-가압류 제한 강화 △필수유지업무제도 폐지 등을 제시했다.

민주노총은 재개정 방향 설명에서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이른바 ‘타임오프제’ 도입은 노조활동 전반을 크게 위축시킴과 동시에 극심한 노사대립을 불러오고 있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또 “일각에서는 타임오프 제도와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 등을 근간으로 한 현행법을 유지하고 △근심위 공익위원 선출방식 개선 △상급단체 전임자 보장 △사업장 개수 및 노조 수, 노조 조직형태, 노사관행 등에 따른 근로시간 면제 한도 차등 적용 △모법 위임사항을 초과한 시행령 전면 재개정 등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방안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근로시간 면제 제도’의 부작용을 일부 경감시킬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전임자 임금 노사자율’ 원칙을 훼손하는 순간 나타날 수밖에 없는 문제점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재개정 방향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복수노조 도입에 따른 자율교섭 보장문제를 두고는 “개악 노조법은 복수노조가 허용된 뒤에도 사용자가 자율교섭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교섭창구 단일화’를 법으로 강제하는 방식을 통해 소수노조의 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제약함으로써 노조로의 기능을 봉쇄해 실제로는 단결권마저 부정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교섭창구 단일화의 불가피성을 전제로 △창구단일화 범위를 기존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노조’로 조정 △창구단일화 노조 대상에서 초기업별 단위노조 제외 △창구단일화에 따른 교섭결과에 대한 노조별 인준투표제 도입 △공정대표의무와 관련한 소수노조 의견청취 의무 부과 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을 두고는 “이와 같은 방안은 초기업노조와 직종별 노조 등 다양한 이해가 대표될 수 있고, 인준투표제를 통해 소수노조의 노동기본권을 보다 더 확보할 수 있는 등의 개선점을 내포하고 있으나, ‘자율 교섭을 통한 노동3권의 근본적인 확장’이란 제도취지에 충분히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산별교섭 법제화를 제시한 것은 “정부와 현행법은 기업단위의 복수노조 단체교섭에 대해서는 단일화를 강제하면서도, 이미 산별노조가 산별교섭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별교섭구조의 법제화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9년 현재 민주노총의 산별전환율은 82.1%에 달하고 산별조직화의 증가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산별교섭에 대한 안정적 교섭구조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조직구조와 교섭제도의 불일치 현상을 동반하고 있어 이는 전체 노사관계의 안정화 및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또 최근 공공부문의 뜨거운 감자인 단체협약의 해지문제도 언급했다. 민주노총은 “종전 단체협약에 따른 근로자 보호기능을 정지시킴으로써 사용자는 종전 노동조건을 하회하는 계약체결을 강요할 수 있고, 이외에도 노조 사무실 반환 강요 등 현저히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며 “사용자가 단체협약 일방해지권을 남용할 수 없도록 해지권 행사시 △단체교섭이 진행 중인 경우 △당사자 일방의 교섭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이를 해태할 경우 등에 대해 일정한 제한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욱 기자. 참세상(newscham.net)기사제휴.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