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할 시간 충분히 줄 테니 일괄제시안 내달라 했는데….” 금속노조가 2021년 중앙교섭을 다시 열었지만,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 측 교섭위원 일부가 참석하지 않아 무산됐다.

금속노조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아래 사용자협의회)는 7월 2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노조 회의실에서 11차 중앙교섭을 열었다. 지난 6월 22일 교섭 결렬 이후 금속산업 노사가 5주 만에 만나는 자리였다. 사용자협의회 교섭위원 열두 명 가운데 일곱 명이 참석해 이날 중앙교섭을 진행하지 못했다.

박근형 사용자협의회 회장 직무대행은 “사측 참석 부족 탓에 교섭이 한 주 늦어지는 만큼 속도를 더 내자고 이 자리에 오기 전에 내부 의견을 모았다”라며 “코로나 19 백신 접종과 교섭위원 교체, 회사 매각 문제 등으로 일부 교섭위원들이 참석하기 어려웠다. 죄송하다”라고 해명했다.

금속노조가 7월 27일 2021년 중앙교섭을 다시 열었으나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 성원 미달로 무산됐다. 김호규 노조 위원장이 사용자협의회에 유감 뜻을 밝히고 있다. 신동준
금속노조가 7월 27일 2021년 중앙교섭을 다시 열었으나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 성원 미달로 무산됐다. 김호규 노조 위원장이 사용자협의회에 유감 뜻을 밝히고 있다. 신동준

박근형 회장 직무대행은 “예년에 성원 부족으로 교섭 무산을 예상하면 불참 통보하고 아예 오지 않았지만, 오늘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직접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판단해 참석 가능한 사용자협의회 교섭위원들이 모두 교섭장에 왔다”라고 설명했다.

김호규 노조 위원장은 “노조 교섭위원들 일부도 어제 코로나 19 백신 1차 접종을 했지만, 불편함을 감수하고 오늘 참석했다. 교섭 무산을 막기 위한 사측 대책 마련, 교섭위원 역할과 책임감이 아쉽다”라며 유감을 표했다.

정원영 노조 사무처장 역시 “이런 상황이 다시 발생할 경우, 노조는 강력한 단체행동으로 항의의 뜻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했다.

김호규 노조 위원장은 사용자협의회에 일괄제시안 제출과 축소 교섭 시작을 요구했다. 김호규 위원장은 “벌써 7월 마지막 주고 다음 주는 여름 휴가다. 한 차수 교섭 공백 정도로 치부하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라며 “다음 교섭 자리에서 노조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일괄제시안을 내놓아야 한다. 더불어 교섭 속도를 올리기 위해 8월 10일 교섭부터 축소 교섭을 진행하자”라고 제안했다.

정원영 노조 사무처장이 7월 27일 무산된 11차 중앙교섭에서 “이런 상황이 다시 발생할 경우, 노조는 강력한 단체행동으로 항의의 뜻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신동준
정원영 노조 사무처장이 7월 27일 무산된 11차 중앙교섭에서 “이런 상황이 다시 발생할 경우, 노조는 강력한 단체행동으로 항의의 뜻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신동준

정원영 사무처장은 “교섭에 속도를 내겠다는 사측 약속이 진심이라면, 8월 10일 축소 교섭을 시작으로 17일 교섭도 정상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전날인 8월 16일이 대체휴일이라고 해서 다음 날 교섭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박근형 회장 직무대행은 “노조 주장대로 8월 17일 교섭을 반드시 열어야 한 주라도 빨리 의견접근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 19 상황도 심각한데, 17일 교섭은 거르는 것이 좋겠다”라며 노조 요구를 거부했다. 교섭 속도를 높이겠다는 말을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스스로 뒤집은 꼴이다.

김호규 노조 위원장은 “현재 시기와 상황으로 볼 때 8월 17일 교섭을 진행하는 게 맞다. 8월 10일 축소 교섭을 우선 시작하고 17일 교섭 여부를 결정하자”라고 마무리 지었다.

노조와 사용자협의회는 12차 중앙교섭을 8월 10일 연다. 금속 노사는 12차 교섭을 시작하고 축소교섭을 벌이기로 합의했다. 교섭 장소는 실무 논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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