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경남지부 성동조선해양지회, 신아에스비지회, STX조선지회, 광주전남지부 현대삼호중공업지회,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 대우조선노조, 현대중공업노조, 현대미포조선노조,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 아홉 곳 조선소 노조 간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 4월3일 조선업종노조연대 소속 아홉 곳 조선소 노동자들이 모여 간부수련회를 열었다. 수련회에 모인 조합원들이 공동투쟁과 5월30일 출범 결의대회 성사를 다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통영=강정주

이 조선노동자들은 지난 2월 조선업종노조연대(아래 조선노연)을 세웠다. 고용보장과 안전한 일터 등 조선소 노동자들의 요구를 내걸고 공동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공동투쟁의 깃발을 올린 아홉 곳 조선소 노동자들은 투쟁계획에 대해 토론하고 실천의지를 다지기 위해 4월3일과 4일 통영에서 조선노연 간부수련회를 진행했다. 이날 모인 간부들은 5월30일 거제에서 펼칠 조선노연 출범 결의대회에 조합원들과 함께 다시 모이자고 결의했다.

▲ 4월3일 수련회에서 조선업종노조연대 소속 아홉 곳 사업장 노조 대표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통영=강정주

이날 수련회를 시작하면서 조선노연 공동의장인 홍지욱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조선 노동자들의 단결 투쟁으로 수주감소, 구조조정 등 어려운 조선산업 현실을 돌파하기 위해 조선노연을 띄웠다”며 “6월말 조선노동자의 모든 힘을 집중해 올해 임금투쟁에서 승리하자. 조선소노동자들이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함께 노동시장 구조개악 분쇄 투쟁에 앞장서자”고 제안했다.

조선노연 공동의장인 정병모 현대중공업노조 위원장은 “조선소 도크가 가득 차도 회사는 어렵다는 말을 되풀이 한다. 수년째 조선소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과 고용불안, 비정규직 증가와 중대재해로 고통받고 있다”며 “조선소 노동자들이 자본과 정권의 폭주를 막자. 2015년 투쟁은 비정규직과 정규직 노동자가 함께 해 반드시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 4월3일 수련회에서 조합원들이 서로 머리띠를 묶어주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통영=강정주

5월30일 거제에서 조선노연 출범 결의대회

정병모 위원장은 “지난해 조선소 노조들이 함게 투쟁하지 못해 각각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임단협 시작 시기는 다르지만 요구안을 통일하고 시기를 집중해 거대한 투쟁을 만들자”며 “거제, 목포, 통영, 울산의 조선 노동자들이 5월30일 거제에 모인다. 오늘 결의와 약속을 현장에서 실천하고 출범 결의대회를 힘차게 조직하자”고 호소했다.

이날 수련회에서 조선노연은 ‘조선소의 고용구조 문제와 노동조합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교육을 진행했다. 박종식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해양사업부를 중심으로 조선소 사내하청이 급증했다. 중소형 조선소 기능직 노동자들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빅3 사업장의 사내하청으로 대거 입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식 연구위원은 “사내하청이 없는 공정이 거의 없다. 정규직의 세 배에 달하는 인원이 생산의 70% 이상 담당하고 있다”며 비정규직이 급증하는 현실과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 4월3일 수련회에서 조합원들이 '10년 후 내가 꿈꾸는 노동조합, 일터, 사회, 나의 모습'이라는 주제로 조별 토론을 하고 있다. 통영=강정주

수련회에 모인 조합원들은 ‘함께 꾸는 꿈, 함께 만드는 노동조합’이라는 주제로 분반토론을 벌였다. 조합원들은 10년 후 자신들이 꿈꾸는 노동조합과 일터, 사회, 나의 모습을 주제로 토론했다.

조합원들은 산업재해 위험과 장시간 노동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치고 병들지 않고, 죽지 않고 70세까지 일할 수 있는 일터’, ‘산재없는 행복한 일터’ 등의 문구를 적었다. 한 조합원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만든 산업재해가 없는 건강한 작업장에서 안전하게 작업하면서 뜻깊은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고 10년 후 자신의 삶을 상상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오후 세시 두 딸과 손을 잡고 퇴근하면서 함께 영화를 보고 집에 가는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특근, 잔업을 하지 않아도 여가생활을 충분히 즐길만한 월급을 받는 일터’, ‘주52시간만 노동해도 먹고 살 수 있는 삶’을 원한다고 쓴 조합원들도 있었다.

▲ 4월3일 수련회에 모인 조합원들이 공동체놀이를 하고 있다. 통영=강정주

“조선노동자 함께 꿈꾸고 달려가자”

조합원들은 조선소의 비정규직 철폐에 대한 고민도 나눴다. 한 조합원은 “부서에서 원하청 노동자가 작은 규모지만 모임을 진행한다. 앞으로 부서에 공장위원회를 구성해 원하청 노동자가 함께 고민하고 투쟁하는 공장을 만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또 다른 조합원은 “현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투쟁을 강화해서 차별을 없애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을 마친 조합원들은 결의대회를 진행하며 공동투쟁 결의를 다졌다. 서로 머리띠를 묶어주며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하자고 약속했다. 박성호 한진중공업지회장은 “조선소 노동자들은 이땅 노동자 민중을 위해 투쟁해왔다. 우리가 다시 모였다. 조선소 노동자들이 단결하고 총파업을 성사시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동일 성동조선해양지회장은 “5월30일 결의대회에 성동조선 전조합원을 조직해 참여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김민재 신아에스비지회장은 “5년째 현장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조합원이 많이 줄었지만 흔들리지 않는다. 반드시 승리해서 신아에스비지회도 동지들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 4월3일 조선업종노조연대 간부수련회에 모인 160여 명 조합원들이 모여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통영=강정주

현시한 대우조선노조 위원장은 “노동자가 뭉치면 희망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같이 꿈꾸고 달려가자”고 말했다. 강원식 현대미포조선노조 위원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우리가 똘똘 뭉쳐서 노동자들이 처한 절박한 상황을 바꾸고 고용과 안전을 쟁취하자”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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