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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학은 서양과학을 뒤엎을 것인가
2003년 03월 17일 () 16:00:00 webmaster@mjmedi.com
하야시 하지메著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철학분과 동의과학연구소譯
보광재출판사刊

고전이 아니라 인체에 주목하라

저자 하야시 하지메는 1933년 대만에서 출생했으며, 릿교(立敎)대학 이학부 졸업, 물리학 과학사 전공, 현재 소화(昭和)약과 대학교 교수로 재임중이다. 그의 동양 전통의학에 대한 깊은 애정이 이런 저술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인 것 같다. 그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역사가 오래되었으면서도 새로운 중국의학이 달성된 것과 그것이 안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생각했던가를 현대를 살아가는 과학자인 저자가 과학론의 형태로 솔직히 서술한 것이라 밝히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동양의 전통의학의 우월성을 맹목적으로 주장하려는 의도로 이런 제목을 선택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서양의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그 지식에 기초한 균형적 시각을 줄곧 견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과감하게 '동양의학은 서양과학을 뒤엎을 수 있는가'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동서 의학의 우열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인간 생명을 다루는 의학은 사상이나 문화와 깊은 연관을 갖기 마련이다. 이 책은 의학이나 과학의 범위를 넘어서 동서 문화와 철학에 관련된 흥미진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인체의 복잡함, 예측이 쉬운 부분과 곤란한 부분이 얽혀 있는 인간이라는 유기체, 게다가 의식이라는 고차원의 현상을 수반하는 그 자체가 하나의 우주에 비견될 만한 인체, 이를 대상으로 하는 기술학을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가. 한의학이 하나의 규범을 보인 것은 이러한 과제에 대한 시도였다고 시작되는 이 책은 황제내경, 상한론, 복희씨의 역(易)을 이야기하고, 명의들과 기공에 이르기까지, 고대 그리스의 이론 수학에서 홀로그래피 생체론 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원저자의 폭넓은 지식이 돋보인다.

일본과 똑같이 중국의학을 계승했으면서도 일본과는 다른 독자의 의학을 전개하였으며 고난으로 가득찬 근대화의 길을 개척하여 머지 않은 장래에 선진국과 똑같은 의료환경에 들어가려는 시점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함께 생각할 기회를 가지게 된 점은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중국의 제3세대 젊은 중의들의 중국의학의 발전은 왜 이렇게 느린가 로 시작되는 토론은 솔직하고 대담하다. 인체가 아닌 고전에 지나친 집착을 보이는 전통에 일침을 가하는 진지한 담론과 유학과 이학유심론이 의학에 미친 저해를 비판하는 토론회의 저술은 참으로 시원한 자기 반성이며, 정말 냉정한 인식을 하고 있지 않으면 발전의 전략 구상은 공염불에지나지 않는다는 자기성찰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창우(보화당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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