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포르투갈에서 이겼고, 그리스에서도 이겼고, 스웨덴에서도 이겼다." 몇해 전 해외출장에서 만난 이탈리아 좌익민주당 청년당원이 내게 해 준 말이다. A매치 축구 얘기가 아니었다. 좌파의 재도약을 강조하면서 유럽의 선거소식을 전할 때 그는 분명히 ‘우리’(we)라는 주어를 사용했다. 아시아 변방에서 창당한 지 얼마
이런 조직, 왠지 낯익다. 20년 전 딱 한 번 고시엔 대회(甲子園大會, 고시엔 구장에서 매년 봄과 여름에 열리는 일본의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에 진출한 게 고작인 만년 하위팀. 고시엔 대회에 나가기 위해 야구를 하는 게 아니라 그저 고교 시절 추억을 만들기 위해 운동을 하는 선수들. 연습은 자율적으로(?) 빠져도 되고 서로에 대한 불만이 쌓여도 대놓고
며칠 전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MBC 을 봤다. 마침 500회 특집으로 한국사회에 만연한 ‘불신’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저분이 나와 생각이 다르면 뭐가 다른가 생각하지 않고 ‘너는 틀렸어’라고 해버린다. ‘나
솔직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민선 지방자치 5기에 이르렀음에도 지방자치가 ‘이 모양 이 꼴’일 줄은 몰랐다. 제2의 도시라는 부산의 시의회가 이렇게 엉망일 줄은 몰랐다. 그리고 놀랐다. 단 한 명의 시의원이 4년 동안 얼마나 많은 일을 해냈는지 놀라웠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어찌 이렇게도 꼼꼼히 기록해냈는지도. 이 책은 김영희 전
잠깐 시간을 내 일본 고베에 다녀왔다. 가는 비행기 안 의 아침뉴스 자막에 나온 한자를 미루어 짐작해보니 사회복지재원 마련 방안과 관련해 사회보험방식과 세금방식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는 것 같았다.국내 보수일간지와 경제지들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 하락과 재정악화와 관련해 “퍼주기식 복지정책이 재정위기를 몰고왔다”는 식
2010년 한국의 독서풍경 인터넷 서점들마다 ‘올해의 책’ 선정이 한창이다. 알라딘에서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 �,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김용철의 『삼성을 생각한다』 등 인문사회과학서들이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독서판도는 유권자들이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2007년과 극명하게 비교된다. 2007
오브나가 위기 속으로 들어가 쓴 이 책을 읽으면 우리의 위기를 찬찬히 되짚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우리가 지나치고 못 본 채하는 우리 주변의 ‘투명인간’들을 직시할 수 있게 된다. 훌륭한 르포문학을 접할 수 있는 건 덤이다.
이 책의 출간소식을 듣고 두 가지 기억이 떠올랐다. 첫째는 지난 여름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받은 전화 한 통이었다. “감사합니다. 민주노총입니다.” “민주노총이죠? 저는 소설 쓰는 조정래라고 합니다. 지금 삼성에 관한 소설을 쓰고있는데 회사에서 노동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건 사례를 찾고 싶어서 전화드렸습니다.” 노작가
2003년엔가 일본에 갔을 때 일이다. 도쿄 시내 번화가인 시부야의 거리를 걷다가 일본공산당의 방송차를 봤다. 무슨 캠페인을 준비하는 것 같았는데 백발의 ‘어르신’들이 앰프를 나르고 있었다. 언뜻 봐도 60~70대의 할아버지들이었다. 이 광경을 보고 전전(戰前)에 태어나 격동기(1960년대)에 청년시절을 보냈을 노활동가들이 여전히 왕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