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를 둔 엄마들이 주로 모이는 인터넷 까페에선 여전히 가습기 살균제와 물티슈가 이슈다. 지난 11월 임산부와 영유아의 급성폐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원인이 바로 가습기 살균제라는 결론이 전해진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가습기 사용이 필요한 겨울철이 되면서 다시 가습기와 가습기살균제에 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한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서 어린아이들이
만약 서울에서 올림픽이 열리는데 북한산을 부숴 경기장을 짓자고 한다면? 보통 정신나간 사람이 아니라면 이런 말은 상상도 못할 것이다. 북한산은 국립공원이고 우리에게 너무 가까운 산이니까. 그런데 조선시대부터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관리되어온 우리나라 최고의 숲을 파괴하고 거기다 짓자면? 잘 모르는 곳이니까, 그래도 되는 걸까? 가리왕산. 삼한시대 맥국(貊國)
삶의 모습은 나고 자란 곳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기본적인 의식주 뿐만 아니라 놀이문화까지도. 초원이 펼쳐진 곳과 산이 많은 곳의 놀이문화가 같을 수 없고, 바닷가와 뭍의 놀이문화가 같을 수 없다. 그래서 풀밭이 넓은 나라의 목동들이 즐기는 놀이에서 출발한 골프가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선 어울리지 않는다.20여년전만 해도 골프는 좀 사는 사람들의 스포츠인줄
이라는 미국드라마를 기억하는 분이 혹 계신지? 맥가이버, A특공대 같은 80년대를 주름잡았던 미드 중의 하나로 베트남전쟁을 배경으로 전장의 한 복판에 있는 미군들의 전우애 같은 게 단골 이야기였다. 늘 결정적인 순간에 헬기가 나타나 미군을 구하는 장면과 한 편의 에피소드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데, 바로 미군의 베트남 양민학살을 다뤘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가 일어난 지 한 달째. 사고등급은 레벨 7로 조정되어 체르노빌 사고와 동급 사고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체르노빌 사고에 버금간다는 것은 점차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전하는 언론 태도는 날마다 첫 소식으로 원전을 다루던 이전과 사뭇 다르다. 일본 원전 상황보다 우리나라에 어떤
누그러진 날씨에, 언제부터인가 연둣빛이 슬몃슬몃 보이기 시작한 잔디밭에, 부쩍 높아진 새소리에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열기엔, 2011년 우리의 봄은 안타깝기만 합니다.40년 전 레이첼카슨은 ‘침묵의 봄’이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무분별하게 쓰인 살충제 로 봄이 되어도 깨어나지 않는 자연을 경고했습니다. 봄이 되어도 살아나지 않는 강변,
올 겨울은 참 춥다. 요즘 일기예보에선 여름철의 '몇 년만의 더위'처럼 '몇 년만의 추위'라는 말이 늘 등장하며 '한파'라는 말이 떠나지 않는다. 심심찮게 한파주의보도 내려지는데,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일기예보를 확인해보니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등에선 한파주의보가 내렸다. 기상청에 의하면 올 겨울의 평균 최고기온과 평균 최저기온은 각각 6.
녹색연합이 하고 있는 야생동물보호운동은 주로 산양, 맹꽁이, 점박이물범 같은 우리나라의 멸종위기야생동물을 조사하고 서식지와 개체들을 보호하는 일이다. 점박이 물범은 우리나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해양포유동물이다. 350여 마리가 서해바다를 오가며 백령도에서 주로 서식한다. 날이 추워지면 중국의 랴오뚱만으로 이동해서 그곳의 얼음바다 위에 새끼를 낳고 살
이명박 정부에선 유행어도 참 많다. 내가 일하는 녹색연합의 녹색과는 글자만 같을 뿐 내용은 전혀 다른 ‘녹색’ 이 아마 대표일 것이다. 정부부처의 모든 일이 ‘녹색’(물론 녹색뒤에 성장이 붙었지만)을 위한 일이다. 경찰서 앞에도 녹색성장을 선도하는 운운의 글귀들이 붙을 정도다. 경찰들이 하는 일이 녹색성장과 무슨
걷는 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 외국에선 숲과 마을을 연결하는 ‘트레일’을 따라 걷는 ‘트래킹’이 일반적인 여행 방식이라 다양한 유형의 트레일이 개발되어 있다. 성직자들의 순례길을 따라 걷는 스페인의 산티아고가 있고, 용감하고 무모하기도 했던 개척시절의 탐험가 몇이 만든 미국의 에팔래치아 트레일도 있다. 네팔이
선생님을 만난 건, 지금으로부터 13년전인 97년 여름께다. 그것도 우리나라가 아닌, 인도의 마날리라고 하는 곳에서다. 그 때 나는 스물네살의 휴학생이었고, 인도를 두 번째 여행하던 중이었다. 첫 번째 인도여행에서 돌아온 뒤 그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 다시 짐을 싸 인도로 갔고, 이번엔 첫 번째 여행처럼 자고 나면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식이 아닌, 한 곳에서
“공부 열심히 해야 추울 때 추운 데서, 더울 때 더운 데서 일 안한다” 뭐, 이런 말이 요즘 떠도나보다. 모 개그맨이 한 TV프로에서 학생들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며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어떤 직업을 폄하하려는 게 아니라며 했다는 말이지만, 그래도 기분이 그닥 유쾌하지 않다. 이 말이 유쾌하지 않은 이유는 ‘어렵고 힘들지
서울의 옛 지도를 보면 인왕산과 북한산 등에서 흘러나온 하천들이 마치 실핏줄처럼 서울 곳곳을 돌다 한강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서울에 59개의 하천이 있다고 하니, 이 많은 인구가 서울에 모여 살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 하천들이 있어서 가능하리라는 짐작을 해 본다. 요즘 하천변을 따라 파워워킹을 하고 산책을 하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자주
눈감고도 다니던 익숙한 골목길이 갑자기 차가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로 변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그 길 말고는 일터로 가는 길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이웃집으로 가는 길이 없다면? 시골에 가보면 바로 대문 앞으로, 어떨 때엔 대문도 없는 마당 앞으로 큰 길이 뻥 뚫린 걸 종종 볼 수 있다. 길이 생기는 걸 ‘신작로’가 생긴다고 좋아했다
며칠 전 아이와 함께 간 도서관에서 앤서니 브라운의 ‘동물원’이라는 동화책을 보았다. 앤서니 브라운은 동화작가로선 너무나 유명한 사람이라, 망설임없이 얼마나 재미날까 싶어 책을 펼쳤는데, 혼자만 슬쩍보고 다시 책을 덮어야 했다. 아직 동물원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풍자적인 이야기를 이해하기도 힘든 세 살짜리 아이에게 그대로 읽어주기엔
환경운동사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인 레이첼 카슨. 그녀는 타임지가 뽑은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중의 한명이기도 하고, 우리에겐 '침묵의 봄'의 저자로 많이 알려져 있다.‘침묵의 봄’은 1970년대 무분별한 살충제 남용으로 죽어가는 자연생태계에 대한 경고를 담은 글이다. 화학물질의 남용이 인류와 자연에 끼칠 끔찍
며칠 전 동료들과 4대강 공사 중단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더 이상 '4대강 삽질'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는 제안이 나왔다. 삽질이 의미하는 바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어떤 의미에도 4대강 공사는 어울리지 않는다. 아버지들의 피땀이 담긴 노동을 의미하는 삽질도 아니고, 시간을 때우기 위해 무의미하게 반복한다는 그 삽질도 아니다. 4대강 공사는 사람의
봄이다! 비록 난데없는 3월 폭설이 찾아오긴 했지만, 그래도 봄을 막을 순 없다. 개나리와 산수유가 노란 잎을 틔웠고, 나뭇가지마다 새순이 뽀족이 올라왔다. 새들의 지저귐이 남다르고, 도심의 바람에도 웬지 향기가 느껴진다. 봄은 봄인게다. 자연의 봄맞이처럼, 우리도 봄맞이를 하자. 겨우내 묵은 이불을 털고 겨울 옷을 정리하고 구석구석 쌓여있던 먼지를 털어내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이 화제다. 아마존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모습이나 야생동물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그 곳이 점차 파괴되면서 사람도, 동물들도 갈 곳을 잃는 모습은 지구촌 반대쪽 우리도 눈물 짓게 만들었다. 대규모 벌목과 인위적인 화재로 밀림을 파괴하면 그 자리는 소를 키우는 목장이 되었다.
실은 이 모든 불평불만이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서가 아니라, 자연을 거스르며 살기 때문에 생기는 도시와 도시인들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폭설이 쏟아진 날을 하루이틀 정도 쉬는 날로만 한다면, 눈 치우는 일을 고용된 몇 분의 중노동으로 돌리지 않아도 되고, 교통지옥이 일어날 일도 없다. 눈이 쌓였다 절로 녹을 수 있는 진짜 땅이 도시에도 있다면 빙판을 염려해 무리하게 눈을 녹일 일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