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에서는 노동자가 작업중지권을 발동해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하기 위해서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이 있다고 믿을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하지만 작업중지권을 발동하기 위한 급박한 위험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일 수 있어 실제 노동현장에서 노동자가 작업중지권을 행사하기가 쉽지 않다.노동자가 생명에 위협을 느껴 작업 중지를 실시했다 하더라도 사후 큰 위험이 없는 것으로 판명이 나면 작업을 중지한 노동자가 민형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는 형국이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실제로 현장에서는 사측의 위협을 견뎌
회사도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꺼린다. 산업재해(아래 산재)가 줄어들기를 바란다. 생산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의 얘기다. 회사는 개별 노동자들이 ‘조심’해서 안전사고를 줄이기를 바란다. 그들의 ‘안전’에는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산재를 줄이는 것을 포함하지 않는다.2011년 한국지엠에서 한 보전작업자가 고장 설비 관리 중 손가락 협착 사고를 당했다. 설비 가동을 중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장 원인을 파악하던 중 조립작업자가 설비를 작동시켜 사고가 발생했다.회사는 사고 이후 해당 기계의 고장원인, 재해발생 원인에
산업안전보건법(아래 산안법)에서 규정하는 작업중지권을 행사하기에는 법률적으로 여전히 미비하고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물론 법은 더욱 더 노동자의 입장에서 개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간과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현장에서 작업중지와 거부를 어떠한 입장에서 바라보고 실현하고자 하는가이다. 이에 대해서 하나의 사례를 통해 함께 고민해보자.엔진 이송기에 쇠사슬이 끊어지면서 300kg에 달하는 엔진이 바닥에 떨어졌다. 천만 다행으로 그 아래에는 작업자가 없었다. 사측의 관리자는 떨어진 엔진
4월16일이 돌아온다. 어느새 1년이 지났다.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고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설치한다더니, 예산을 줄이고 사람을 줄이겠다는 정부 때문에 유가족과 국민들은 ‘추모의 1주기’ 대신 ‘농성과 투쟁의 1주기’를 보내고 있다.지난 1년 동안 우리 사회는 ‘안전’을 그 어느 때보다 많이 그리고 자주 외쳤다. 정부는 전국가적으로 안전대진단을 실시하고, 안전혁신 마스터 플랜을 발표하고, 심지어 안전산업을 육성해서 국민안전을 도모하겠다고 큰소리쳤다. 그러나 우리는 조금 더 안전해졌나?3월28일 정부가 내놓은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은 정부가
지난 3월13일,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아래 산안법) 일부 개정안 입법 예고안을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법 개정안이 “도급사업에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보건조치 대상이 확대되고, 작업 중 위험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 근로자가 사업주에게 작업 중지를 요청할 수 있는 ‘작업중지 요청권’이 강화된다”고 자랑했다. 세월호국민대책회의 존엄과안전위원회, 민주노총 등 사회단체는 16일 공동 성명을 내고 이번 법 개정안이 실질적인 이득이 없는 개정안이라고 비판했다.‘작업중지요청권’ 강화시켜주겠다는 노동부개정안을 자세히
‘당장 멈춰’ 연재는 노동안전보건 일상활동을 바탕으로 안전보건상의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 작업 중지를 실행하고 있는 조선소 노동자들의 모범 사례, 작업자의 목숨을 위협하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라인 중단 없이 가동해야 한다는 사측의 ‘생산우선’에 맞서 라인을 끊는 강고한 투쟁을 벌이며 안전보건에 대한 후속조치를 이끌어낸 완성차 노동자들의 치열한 투쟁 등을 소개했다. 이번호에서 가장 위험하지만 무권리 상태에 놓여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작업중지권 현실을 함께 확인해보자.피하고자 하는 본능을 억압당하는 노동자들‘작업 중지’ 자체는 본능적인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작업중지 등)①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또는 중대재해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즉시 작업을 중지시키고 근로자를 작업장소로부터 대피시키는 등 필요한 안전·보건상의 조치를 한 후 작업을 다시 시작하여야 한다.② 근로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으로 인하여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하였을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을 바로 위 상급자에게 보고하고, 바로 위 상급자는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③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을 때에는 제
금속노조 완성차 사업장에서 실제 작업중지권을 실행했던 노동자들을 만났다.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지난 2011년 안전사고 이후 후속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작업중지권을 행사한 사례와 올해 4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전개한 상용 소재부 용해라인에서의 사례를 싣는다. 마지막으로 올해 7월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서 진행한 라인중단 사례를 통해 각 사업장의 작업중지권 투쟁을 소개한다.라인을 잡을 권리자동차 산업은 ‘컨베이어 벨트’ 노동으로 대표되는 반복 흐름 작업이 이뤄진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에서 전개하는 작업중지권 발동은 흔히 ‘라인을 잡는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일을 할까? 아니 이 질문에 답하기 이전에 우리는 왜 사는 것일까? 더러 일부는 안타깝게도 죽지 못해 사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무심하게도 죽지 않아서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죽지 못해 사는 경우가 아닌 바에야 사는 이유를 때때로 되새길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것이 바로 공민(公民)의 권리와 시민(市民)의 자유를 구성하는 기초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공동체에서의 권리 또는 의무, 자유와 투쟁의 명분, 제도와 법은 ‘인간은 왜 사는가’라는 의문에 답하고 따지면서 형성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당신은 왜 사는가? 당
지난 10월15~16일 이틀 동안 경남지역 조선소 세 곳의 노동조합을 방문해 조선소에서 행해지는 작업중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정부기관인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자료에서 조차 ‘기술력은 1등, 안전은 미흡’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유해위험요인이 많은 조선소에서 치열하게 조합원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일상을 보내고 있는 노조 경남지부 STX조선지회, 성동조선해양지회, 대우조선해양노동조합 노동안전 활동가들의 작업중지 이야기를 전한다.① “안전, 보건은 타협이 없다” - 경남지부 STX조선지회10월15일 STX조선을 방문했다. 박용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