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재벌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를 막기 위한 전면 투쟁에 돌입했다.

금속노조와 지부는 5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몽준-정기선 부자의 사익추구와 경영권 세습을 당장 멈춰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사측의 해를 넘긴 임단협 불성실교섭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지부는 기자회견에서 “2019년 오늘, 정몽준-정기선 부자는 위법한 날치기 주주총회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을 법인분할 했다”라며 “2019년과 2020년 임금·단체교섭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법인분할 2년 동안 노동자의 삶은 무너졌다. 정씨 일가는 배당금 잔치를 벌이고 3세 세습을 진행 중이다”라고 지적했다.

▲ 금속노조와 현대중공업지부가 5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재벌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를 막기 위한 전면 투쟁을 선포하고 있다. 김규백
▲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5월 31일 현중 재벌총수 사익추구 중단 전면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총수 일가 고액 배당보다 노동의 정당한 대가 지급이 우선이다. 임단협을 하루빨리 끝내려는 노동자의 선의를 무시하면 머리띠를 더 단단히 묶는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김규백

현대중공업은 2019년 5월 31일 주주총회를 열어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을 빌미 삼아 물적 분할(법인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사측은 법인분할과 대우조선 인수를 반대하는 주주인 지부 조합원들의 주총 참석을 막기 위해 장소와 시간을 몰래 기습 변경했다. 주주 조합원과 일반 주주 대부분이 주총에 참석하지 못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회사 사정이 나빠 임금은 한 푼도 올려줄 수 없다면서 정몽준·정기선은 고액 배당에 열 올리고, 3세 세습 구조를 완성하고 있다”라며 “정주영부터 정기선까지 3대에 걸친 현대중공업 재벌의 적대적 노동관은 도통 바뀌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8년부터 3년 동안 대주주 정씨 일가에 2,600억 원을 현금 배당했다.

정몽준-정기선 부자 3년 동안 2,600억 원 현금 배당

김호규 위원장은 지부 2019·2020년 임단협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규 위원장은 “사측 주장대로 회사가 정말 어렵다면 사측의 무능과 주먹구구식 운영 탓이다”라며 “총수 일가 고액 배당보다 노동의 정당한 대가 지급이 우선이다. 임단협을 하루빨리 끝내려는 노동자의 선의를 무시하면 머리띠를 더 단단히 묶는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했다.

조경근 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은 강도 높은 투쟁을 경고했다. 조경근 지부장은 “사측은 재벌 지배 체계를 더 단단히 만들려고 날치기 주총으로 법인분할을 밀어붙였다. 임단협은 해를 두 번 넘겼고 노동자들은 고용불안과 단체협약 승계 다툼 등을 겪고 있다”라며 “현대중공업 노동자의 삶을 지키고 울산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벌 총수 사익 편취를 끝장내겠다”라고 결의했다.

▲ 조경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이 5월 31일 현중 재벌총수 사익추구 중단 전면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현대중공업 노동자의 삶을 지키고 울산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벌 총수 사익 편취를 끝장내겠다”라고 결의하고 있다. 김규백

현대중공업 재벌 문제에 정치권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조경근 지부장은 노조가 현대중공업 재벌 총수 사익추구와 위법 법인분할에 따른 노동자 피해를 계속 알린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회사분할·합병 과정에서 노동자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사업 이전에서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 공동발의를 추진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처벌과 사퇴 요구도 나왔다. 조경근 지부장은 “중대 재해로 노동자들이 계속 목숨을 잃는다. 5월 8일 일하다 또 죽었다”라며 “권오갑 회장이 노동자·하청업체 착취 구조를 현재 최악의 상황으로 만들었다. 노동자가 죽든 말든 관심 없고 정몽준 일가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권오갑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현대중공업 재벌총수 사익추구 중단 투쟁을 전면화한다. 현대중공업 대주주 정씨 일가의 불법행위를 알리는 선전전과 집회를 서울 시내 곳곳에서 연다. 6월 2주 차부터 지부 조합원들이 대거 상경해 투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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