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호 열사와 수많은 노동열사가 산자에게 바랐던 것은 단결 투쟁이었습니다.”

두산 자본에 항거해 산화한 배달호 열사 18주기 추모제에서 이성배 두산중공업지회장이 호소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두산중공업지회 배달호열사정신계승위원회는 1월 8일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정문 앞에서 ‘노동열사 배달호 18주기 추모제’를 열었다.

배달호 열사는 2003년 1월 9일 두산중공업 민주광장에서 사측의 노동탄압에 항거하며 분신·산화했다. 두산 자본은 2000년 한국중공업을 인수한 뒤 1,100명을 구조조정 했고, 2001년 소사장제를 도입했다.

노동조합은 사측의 구조조정에 저항했다. 2002년 임단협 투쟁 과정에서 47일 동안 파업을 전개했다. 두산은 노동자 18명을 해고하고, 89명을 징계했다. 배달호 열사는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2002년 12월 26일 복직했으나, 자본은 배달호 조합원의 재산과 임금을 가압류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두산중공업지회와 배달호열사정신계승위원회가 1월 8일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정문 앞에서 ‘노동열사 배달호 18주기 추모제’를 열고 있다. 정영현
▲ 이성배 두산중공업지회장이 1월 8일 ‘노동열사 배달호 18주기 추모제’에서 “무너지는 현장 조직력을 복원하고 노동자 의식을 강화하는 투쟁에 두산중공업지회가 선봉에 서겠다”라고 결의하고 있다. 정영현

이성배 두산중공업지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배달호 열사가 염원한 세상은 남은 자들의 무관심과 무너진 조직력에 요원하기만 하다”라며 “1년에 2,000명 이상의 노동자가 산업현장에서 죽는 나라, 전국에서 고용안정을 울부짖는 노동 천대의 나라가 대한민국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성배 지회장은 “모이면 힘이 되고, 그 힘으로 단결 투쟁하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잘 알면서도 우리는 아직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어 너무 부끄럽고 죄송스럽다”라면서 “무너지는 현장 조직력을 복원하고 노동자 의식을 강화하는 투쟁에 두산중공업지회가 선봉에 서겠다”라고 결의했다.

홍지욱 노조 경남지부장은 투쟁사에서 “해고자 복직은 배달호 열사의 유지였다. 여전히 출근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김창근 동지는 반드시 복직돼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홍지욱 지부장은 “한국산연과 지에이산업 노동자들이 길거리를 헤메고 있다. 정권과 자본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누더기로 만들어 망치를 두드릴 것 같다”라며 “무엇이 노동조합의 한계이고, 대안인지 고민하고 실천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김동성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투쟁사를 통해 “새해가 밝았지만, 어느 한구석 희망을 품기 어렵다”라며 “정권과 자본은 산업재편에 들어가며 노동조건 후퇴와 고용불안을 강요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김동성 부위원장은 “열사정신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는 투쟁을 시작하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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