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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위해 만든 노조? … 사측, 기업노조로 금속노조 공격[사람과 현장] 노조파괴·소수노조 차별과 싸우는 계양정밀지회 (2)
박향주 편집국장, 사진=변백선, 편집=신동준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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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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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이 글은 두 편 구성입니다. 1편에서 이어옴.]

기업노조는 금속노조 조합원 51명보다 더 많은 69명이 가입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금속노조의 지적과 반발에도 기업노조를 교섭대표노조로 인정했다. 지회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사측 지원으로 생긴 노동조합이 과연 노동자를 대표할 자격을 가질 수 있나. 절대 아니다.

지회는 올해 1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과반수노조 이의제기를 신청했다. 69명이라는 숫자를 믿을 수 없고, 대부분 사측 강압으로 기업노조에 가입했다. 노조법상 조합원이 될 수 없는 인사·노무 담당자들까지 끌어들였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아쉽지만 결과는 기각. 경북지노위는 증거가 없다며 지회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측 움직임과 가입 강압을 지켜본 사람들의 증언을 지노위는 인정치 않았다.

지노위 심문회의에 나온 기업노조 위원장이 “금속노조가 생겼다는 소식에 회사가 어려워질까 봐 노조를 만들게 되었다”라고 답변했다. 회사를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사실상 자백이었다. 모든 정황이 기업노조의 불법성을 가리켰지만 지노위는 기업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기업노조가 사측 도움 없이 김천 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노조 설립 총회를 할 수 있었을까. 지회 조합원들은 지노위 결정에 분통이 터졌다. 기업노조 임원들이 스스로 노동자라고 부르지도 못한 채 근로자라고 칭하는 현실이 참 한심했다. 기업노조가 앞으로 무슨 사고를 칠지 걱정스러웠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사측은 기업노조와 특별단체협약을 맺어 노동자 임금을 도둑질했다. 기존 상여금 650%에서 400%를 없앴다. 기업노조는 어려운 회사 사정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임금 삭감으로 고용을 지켰다고 떠들어댔다. 기업노조는 교섭 과정은 물론이고, 합의서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 계양정밀지회는 아직 사무실이 없다. 가까운 금속노조 사업장인 한국오웬스코닝지회 배려로 지회 일정이 있으면 공간을 빌려 쓴다. 신동석 지회장은 “선전전, 교육, 현수막 지원, 투쟁후원금 등 구미지부 사업장은 물론이고 전국의 금속노조 동지들이 계양정밀지회가 굳건히 설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라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사진=변백선

계양정밀 자본, 기업노조 악용해 임금과 일자리 빼앗아

김태수 지회 사무장은 “전임자와 노조 사무실도 요구하지 않던 기업노조가 갑자기 사측 요구로 특단협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스러웠다”라며 “뭔가 제대로 잘못되고 있구나 싶었는데 상여금 400%를 없애다니 참담했다”라고 털어놨다.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사측은 노동자 일자리도 위협했다. 코로나 19 탓에 힘들어 삼십 명을 내보내야 한다고 우겼다. 지회 조합원들은 물량 맞추느라 쉴 새 없이 생산라인을 돌리고 있는데 왜 회사가 어렵다는 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신동석 지회장은 “연 매출 1천억 원을 달성했을 때도 사측은 회사 사정이 나쁘다며 앓는 소리를 했다”라고 꼬집었다.

지회는 금속노조와 함께 회사 재무 상태를 분석했다. 사측은 도산 위기 운운했지만, 회사 상황은 절대 나쁘지 않았다. 영업이익이 계속 났다. 코로나 19 때문에 노동자들이 회사를 떠날 이유가 없었다. 고용을 우선하겠다던 기업노조는 사측 입장만 내세웠다.

지회는 동료들을 향해 노동자들이 관둬야 할 이유가 없으니 끝까지 버티자고 외쳤다. 성제영 수석부지회장은 “임금이 확 줄고 희망이 안 보인다며 십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지회가 열심히 설득해 다행히 그만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지회 판단이 옳았다. 회사는 어렵지 않았다. 금방 채용 공고를 내더니 일할 사람을 뽑았다. 회사 임원, 관리자들과 친분이 있는 듯한 사람들이 들어왔다. 사측은 8월 첫째 주 여름휴가 때도 물량 맞추느라 공장을 가동했다.

사측은 왜 거짓으로 위기 상황을 꾸며 여러 해 고생한 노동자들을 내쫓으려 했을까. 금속노조를 위협하려고? 지회 조합원들은 “구시대 망령인 반노조 노조파괴 공작과 일관성 없는 비상식 기업 운영이 계양정밀 발전과 현장 분위기를 망친다”라고 지적했다.

   
▲ 지회는 동료들을 향해 노동자들이 관둬야 할 이유가 없으니 끝까지 버티자고 외쳤다. 성제영 수석부지회장은 “임금이 확 줄고 희망이 안 보인다며 십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지회가 열심히 설득해 다행히 그만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사진=변백선

소수노조, 그러나 금속노조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악용 탓에 교섭권을 빼앗긴 소수노조는 서럽다. 법이 금지한 것도 아닌데 대부분 사용자는 금속노조가 교섭대표노조가 아니면 교섭에 응하지 않는다. 기업노조에 퍼주며 온갖 차별로 민주노조를 포기하게 만든다.

계양정밀 사측은 최고 S등급부터 A, B, C 등급으로 나눠 연 2회 생산장려수당을 차등 지급한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노조 가입 이후 평가 등급이 뚝 떨어졌다. 한 조합원은 관리자에게 등급이 낮아진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부품 박스를 통로에 살포시 두지 않아서”라는 답변을 들었다.

사측은 현재 금속노조 조합원들을 잔업, 특근에서 빼고 있다. 금속노조 설립 이전 지회 조합원들은 회사가 시키는 대로 일했다. 출근하면 10시간 넘게 일하는 현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이제 사측은 초과노동에서 금속노조 조합원들을 뺀다. 근무 일정마저 현장 관리 목적으로 악용한다.

계양정밀지회 조합원들에게 금속노조 깃발을 내리고 싶은 순간은 없었을까.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절대 다시 금속노조가 없던 시절로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지회 조합원들은 단호했다. 김태수 지회 사무장은 “더디고 조금 돌아가는 길일 뿐 금속노조가 현장을 바꾼다는 믿음은 여전하다”라고 강조했다.

지회 조합원들이 금속노조로 인한 변화 사례를 쏟아냈다. “관리자들이 막말을 멈췄다.” “집안일로 연차휴가 쓰겠다 미리 말했더니 신청한 대로 처리해줬다.” “휴대폰 강제수거도 중단됐다.” “일하다 다쳐도 숨기기 급급했던 사측이 이제 정식으로 산재 처리를 한다.” “사측 마음대로 하던 부서 이동도 사라졌다.”

계양정밀지회는 격주로 지회 전체 회의를 연다. 지회 조합원들은 금속노조 장점으로 민주성과 당당함을 꼽았다. 사측 일방 통보에 익숙했는데 금속노조는 달랐다. 정기 회의를 통해 조합원 의견을 수렴하고 모든 결정 과정 공개했다. 눈치 보지 않고 사측을 향해 목소리를 냈다.

   
▲ 계양정밀지회 조합원들에게 금속노조 깃발을 내리고 싶은 순간은 없었을까.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절대 다시 금속노조가 없던 시절로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지회 조합원들은 단호했다. 김태수 지회 사무장은 “더디고 조금 돌아가는 길일 뿐 금속노조가 현장을 바꾼다는 믿음은 여전하다”라고 강조했다. 사진=변백선

“연대를 알려주고 노동자를 해방한 금속노조, 함께 합시다”

계양정밀지회는 아직 사무실이 없다. 가까운 금속노조 사업장인 한국오웬스코닝지회 배려로 지회 일정이 있으면 공간을 빌려 쓴다. 신동석 지회장은 “선전전, 교육, 현수막 지원, 투쟁후원금 등 구미지부 사업장은 물론이고 전국의 금속노조 동지들이 계양정밀지회가 굳건히 설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라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끝까지 가보자고 조합원들과 약속했습니다.” 신동석 지회장은 “툭 하면 기업노조는 우리끼리 잘살면 된다며 금속노조를 비난한다. 실상은 사측만 더 배부르게 해주는 짓이면서 말이다”라며 “우리는 18만 금속노조와 함께 노동자의 연대가 무엇인지 우리 몸으로 배웠고, 점점 더 단단해지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신동석 지회장은 “잔업, 특근을 못 해 월급이 줄었지만, 장시간 노동과 노예의 삶에서 해방됐다는 조합원들 얘기에 뭉클했습니다. 8월이 다 갔는데 기업노조는 아직 임금·단체교섭 요구안도 만들지 않았습니다”라고 전했다.

신 지회장은 “사무·연구직, 현장직 구분 없이 계양정밀 노동자라면 누구나 환영입니다. 금속노조에 가입하세요. 더 많은 동료가 금속노조와 함께 노동자 단결의 힘을 경험해보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같이 정년퇴직합시다”라고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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