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4일 경남 사천에서 첫 현장 일정을 시작한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투쟁’이 어느덧 2주 차 사흘째를 맞았다. 순회투쟁단은 7월 22일 경기 수원 모베이스전자와 인천 한국지엠 부평공장,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투쟁을 벌였다.

노조 투쟁단은 7월 22일 아침을 모베이스전자 출근선전전으로 열었다. 지난해 10월 금속노조에 가입한 모베이스전자 노동자들은 고용안정과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싸우고 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가운데 노조 경기지부와 소속 지회 간부들이 함께했다.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투쟁단’이 2주 차 순회투쟁 사흘째인 7월 22일 오전 경기 수원 모베이스전자 현장 앞에서 노조 경기지부 모베이스전자지회와 함께 출근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지회는 고용안정과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싸우고 있다. 수원=변백선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투쟁단’이 2주 차 순회투쟁 사흘째인 7월 22일 오전 경기 수원 모베이스전자 현장 앞에서 노조 경기지부 모베이스전자지회와 함께 출근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지회는 고용안정과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싸우고 있다. 수원=변백선

모베이스 전자(구. 서연전자)는 자동차 키 장치, 스위치류 등을 생산한다. 수원과 천안에 공장을 두고 있다. 모베이스가 2019년 9월 서연으로부터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고 최대 주주가 됐다. 한 달 뒤, 고용불안 위협에 옛 서연전자노조 조합원들은 노조 경기지부 모베이스전자지회로 조직을 전환했다.

노조 모베이스전자지회에 따르면 사측은 2019년 12월 31일 천안공장 설비 반출을 꾀했다. 지회는 반발했다. 농성을 시작했다. 노사가 맺은 고용합의서를 들이밀며 설비 반출을 막았다. 사측은 사과는커녕 수원공장 희망퇴직 카드로 협박했다.

사측은 금속노조와 교섭을 거부한 채 신소재 마그네슘공장 물적 분할을 추진했다. 곽영우 모베이스지회장은 “한 마디 얘기 없이 사측은 4월 28일 Mg공장 물적 분할을 공시했다”라며 “금속노조가 끈질기게 싸운 결과, 교섭이 열렸고 6월 8일 회사가 분할 결정을 철회했다”라고 설명했다.

“모베이스 계속 도발하면 현대차 찾아가 투쟁”

하나를 막으면 모베이스 자본은 또 다른 도발을 시도한다. 곽영우 지회장은 “사측은 코로나 19 위기 운운하며 임금 삭감 동의까지 강요했다. 어떻게든 구조조정을 밀어붙일 심산”이라며 “오늘 네 시간 부분파업을 전개한다. 방심하면 당한다. 결국 노동자들이 끈질기게 버티는 수밖에 없다. 조합원들과 힘 모아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다”라고 결의했다.

정구양 노조 경기지부장은 “7월 21일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 투쟁에 이어 오늘 모베이스전자에 힘주러 오신 순회투쟁단에 감사 인사를 전한다”라며 “지금 모베이스전자 사측이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 하루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현대차그룹에 찾아가 모베이스전자 문제 알리겠다”라고 경고했다.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투쟁단’이 2주 차 순회투쟁 사흘째인 7월 22일 오후 인천 한국지엠 부평공장 서문 앞에서 ‘함께 살자, 총고용보장,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해 “비정규직 철폐하고 정규직화 쟁취하자”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인천=변백선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투쟁단’이 2주 차 순회투쟁 사흘째인 7월 22일 오후 인천 한국지엠 부평공장 서문 앞에서 ‘함께 살자, 총고용보장,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해 “비정규직 철폐하고 정규직화 쟁취하자”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인천=변백선

순회투쟁단이 7월 22일 두 번째로 찾은 투쟁현장은 인천 한국지엠 부평공장이다. 순회투쟁단은 노조 인천지부·한국지엠지부와 함께 한국지엠 서문 앞에서 ‘함께 살자 총고용 보장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 촉구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노조 인천지부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는 지난 7월 8일 ‘불법파견 법원판결 이행’을 요구하며 부평공장 홍보관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이날 농성 8일째를 맞았다.

임권수 지회장은 “툭하면 비정규직을 해고한다. 한국지엠 불법파견을 인정하는 법원 판결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사측은 모르쇠다”라며 “정규직화 쟁취하고 카허카젬 사장이 법정 구속될 때까지 투쟁하겠다”라고 결의했다.

두대선 노조 인천지부장은 “어제 7월 21일 검찰이 불법 파견 건으로 카허 카젬 사장 등 한국지엠 전·현직 임원들을 불구속기소하고 재판에 넘겼다”라며 “당연한 결과지만 금속노조의 끈질긴 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강조했다. 두대선 인천지부장은 “금속노조와 인천지부가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언제나 함께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김성갑 노조 한국지엠지부장은 “부평공장은 글로벌 지엠 것이 아니다. 한국지엠은 한국 정부의 공적 자금 8,100억 원으로 돌아가고 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갑 한국지엠지부장은 “글로벌 지엠의 일방 구조조정으로 특히 비정규직 동지들 피해가 컸다”라며 “노동부와 검찰·경찰은 쪽팔리는 짓 하지 말고 한국지엠 노동자들이 더는 억울한 일을 겪지 않도록 제 역할을 다하라”라며 경고했다.

“부평공장은 한국지엠의 공장이다”

순회투쟁단은 노조가 15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여는 ‘불법파견 20년, 대법판결 10년, 비정규직 철폐, 지금 당장 정규직 전환, 불법고용 불법파견 방조하는 고용노동부 규탄 금속노동자 결의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로 향했다. 7월 13일부터 이 노동청 앞에서 현대·기아차 비정규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정원영 노조 사무처장은 대회사에서 “IMF 외환위기를 틈타 정부와 자본이 파견법을 만들었다. 2천년대부터 제조업을 중심으로 정규직 일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우는 사람 장사가 시작됐다”라며 “2010년 현대차를 시작으로 제조업 사내하청은 정규직이라는 법원판결이 잇따르고 있지만, 자본은 이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라고 분노했다.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투쟁단’이 2주 차 순회투쟁 사흘째인 7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금속노조가 연 ‘불법고용·불법파견 방조하는 고용노동부 규탄대회’에 참석해 비정규직 철폐와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변백선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투쟁단’이 2주 차 순회투쟁 사흘째인 7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금속노조가 연 ‘불법고용·불법파견 방조하는 고용노동부 규탄대회’에 참석해 비정규직 철폐와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변백선

대법원은 지난 2010년 7월 최병승 당시 노조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울산) 조합원이 제기한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과 관련해 “2005년 7월 1일 이전에 입사한 사내하청 노동자가 2년 이상 근무했다면 원청회사가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라고 판결했다. 2년 이상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업체에서 일한 노동자는 정규직 고용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정원영 노조 사무처장은 “특히 현대차그룹은 업체 폐업과 금속노조 조합원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김앤장 같은 대형 로펌을 내세워 재판을 늦추는 꼼수를 쓰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정원영 사무처장은 “고용노동부는 시정명령과 사업중단 명령을 내리기는커녕 자본의 불법 파견 범죄를 비호, 방조하고 있다”라며 “원청에 대한 법률상 처벌도 하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더는 존재할 이유와 가치가 없다”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정원영 사무처장은 “금속노조가 단결 투쟁으로 금속 사업장의 불법 파견을 없애자. 하지만 금속노조만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 파견법이 없어져야 비정규직이 없어진다“라며 ”이 자리에서 파견법 철폐 투쟁을 결의하자. 금속노조가 희망이다. 금속노조가 결의하고 투쟁해 꼭 승리를 만들자“라고 호소했다.

결의대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마이크를 잡은 정미선 노조 광주전남지부 기아차광주비정규직지회 대의원은 기아차 광주공장 현대그린푸드 식당에서 일한다.

정미선 대의원은 “조리장 온도가 40도에 가깝다. 사측이 일방으로 임금에 상여금을 녹여 최저임금 위반을 피했다”라며 “현대차와 관계 있는 정씨 일가의 재벌 대기업이 노동자들에게 이런 짓을 하고 있다”라며 분노했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다.

“현대 정씨 일가, 노동자 그만 괴롭혀라” 

정미선 대의원은 “비정규직이 일을 덜 하는 것도, 덜 힘든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일상에서 고용불안과 무시, 탄압, 차별을 겪어야 하나”라며 울분을 토했다. 정 대의원은 “금속노조에 가입해보니 결국 노동자들이 단결해 함께 싸우는 방법밖에 없다. 내가 왜 나서야 하냐는 말보다 함께 나서서 함께 해결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제 노조 현대차비정규직지회장(울산)은 “불법파견 20년, 대법 판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현대차 자본 관계자 누구도 불법파견으로 처벌받지 않았다”라며 “고용노동부와 사법부가 불법파견 범죄를 장려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현제 지회장은 “정규직 전환을 넘어 사내하청을 원천 금지를 요구하자”라고 제안했다.

순회투쟁단은 결의대회 장소에서 ‘지금 당장, 비정규직 철폐 투쟁승리문화제’로 2주 차 사흘째 일정을 마무리했다.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투쟁단’이 순회투쟁 마지막날인 7월 23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불법파견 대법원 조속 판결 촉구 금속노조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파견 피해자인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통의 시간을 더는 늘리지 말라”라고 경고하고 있다. 민동기 조합원 제공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투쟁단’은 7월 23일 오전 10시 대법원 앞에서 ‘불법파견 대법원 조속 판결 촉구 금속노조 기자회견’을 열었다.

투쟁단은 기자회견에서 “2010년 7월 22일, 대법원은 현대차 사내하청은 불법고용·불법파견이므로 원청노동자로 간주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전국에서 고통받고 있던 간접고용노동자들에게 직접고용·정규직 중심의 고용구조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불빛이었다” 되새겼다.

투쟁단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하는 금속노조 사건은 여섯 개 사업장 624명에 달한다. 2016년 포스코, 2017년 현대자동차, 2017년 기아자동차, 2018년 현대위아, 2019년 현대제철, 2020년 한국GM의 불법파견소송이 대법에 계류 중이다”라고 밝혔다. 

투쟁단은 “2010~2011년부터 제기한 현대, 기아, 포스코의 소송이 거의 10년이 되어가나 아직도 대법원에 묶여있다. 대법에 넘어간 지 4년이 지났지만 언제 판결이 잡힐지 알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투쟁단은 “불법파견 대법원판결 10년이 지났다. 법원은 자신의 판단기준이 되는 대법원의 판결기조가 명확히 서 있는 사안인 만큼 조속한 재판진행과 정의로운 선고를 촉구한다”라며 “불법파견 피해자인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통의 시간을 더는 늘리지 말라”라고 경고했다.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투쟁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끝으로 2주 동안의 투쟁 대장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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